양재생 부산상의 회장, 30년 묵은 ‘부산 물 문제’ 정면으로 꺼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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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업 현안 넘어 시민 먹는 물까지…부산 경제계 수장이 직접 공론화
- 취임 후 ‘맑은 물 TF’ 가동…해묵은 취수원 문제 해결 전면에
- “기업·청년 붙잡으려면 먹는 물부터”…도시 경쟁력 차원에서 접근
[부산=위키트리 최학봉 선임기자] 기업과 산업 현안을 챙겨야 할 부산 경제계 수장이 시민들의 ‘먹는 물 문제’를 직접 들고나왔다.
양재생 부산상공회의소 회장이 수십 년째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는 부산의 맑은 물 문제를 지역사회의 핵심 현안으로 다시 끌어올리고 있다.

양 회장은 최근 공개된 인터뷰에서 전남·전북 등 일부 지역은 댐 등 비교적 안정적인 수원을 확보하고 있는 반면, 부산은 오랜 기간 낙동강 하류수에 의존하는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취지로 문제를 제기했다.
그가 주목하는 것은 단순한 물 사용량의 문제가 아니다. 부산 시민이 장기간 안심하고 마실 수 있는 양질의 원수를 어디에서, 어떻게 안정적으로 확보할 것인가가 핵심이다.
특히 주목되는 점은 부산을 대표하는 경제단체 수장이 기업 규제와 투자 유치, 산업정책을 넘어 시민들의 먹는 물 문제를 주요 현안으로 직접 챙기고 있다는 것이다.
양 회장은 부산의 물 문제를 환경 분야에만 국한된 사안으로 보지 않는다. 기업이 투자하고 청년이 머무는 도시를 만들기 위해서는 일자리와 주거, 교육, 교통뿐 아니라 시민 생활의 가장 기본적인 조건인 ‘안전한 먹는 물’부터 확보돼야 한다는 시각이다.
문제 제기에만 그친 것도 아니다.
부산상공회의소는 양 회장 취임 이후 맑은 물 공급 문제를 주요 현안 가운데 하나로 정하고 2024년 8월 ‘맑은 물 TF’를 구성했다. 관련 기관과 기업, 학계, 의료계, 시민사회 관계자 등이 참여해 부산의 안정적인 식수 확보 방안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기업의 이해관계를 대변하는 상공회의소가 시민 전체의 생활과 직결된 먹는 물 문제를 경제계의 주요 의제로 끌어올렸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양 회장이 이 문제에 힘을 싣는 이유는 분명하다.
부산의 산업 규모와 도시 위상은 지난 수십 년 동안 크게 변했지만 시민들이 사용하는 상수원의 기본 구조는 근본적으로 달라지지 않았다는 문제의식이다.
그가 ‘30년’을 거듭 언급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30년 전에도 부산에서 맑은 물 확보는 지역의 숙원이었고, 한 세대가 지난 지금까지 같은 문제가 되풀이되고 있다는 것이다.
부산의 취수원 다변화 문제는 그동안 정부와 부산시가 여러 방안을 추진했지만 취수지역 주민들의 용수 부족 우려와 환경 문제, 지방자치단체 간 이해관계 등이 복잡하게 얽히면서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했다.
양 회장은 2024년 부산상의 회장 취임 당시부터 부산의 먹는 물 문제를 임기 중 중점적으로 다룰 현안으로 제시했다.
기업만 잘되는 도시가 아니라 기업과 시민이 함께 살기 좋은 도시가 돼야 부산의 경쟁력도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 양 회장의 인식이다.
양 회장이 제시하는 방향도 명확하다.
고도정수처리 기술에만 의존하는 방식에서 한발 더 나아가 부산이 애초부터 양질의 원수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낙동강 수질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대응책을 내놓는 방식에서 벗어나 장기적인 대체 수원 확보와 취수원 다변화를 실제 사업으로 연결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결국 기업인 출신 상의 회장이 시민들의 ‘물 한 잔’ 문제를 직접 챙기는 것은 부산의 미래 경쟁력과도 맞닿아 있다.
기업을 불러오고 청년을 붙잡기 위해서는 거창한 구호에 앞서 사람이 안심하고 살아갈 수 있는 기본적인 생활환경부터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양 회장은 “맑은 물이 없으면 도시도, 산업도, 미래도 없다”며 “부산의 건강한 내일을 위해 지금 우리가 반드시 맑고 안전한 물에 대해 이야기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30년 동안 풀리지 않은 부산의 맑은 물 문제. 양재생 회장이 이를 다시 경제계와 지역사회의 전면에 올려놓으면서 부산의 오랜 숙원이 이번에는 논의를 넘어 실질적인 해법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