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 죽음에 의구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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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영 국힘 대변인 '암살자(들)' 논란 언급하며 음모론 꺼내
국민의힘 인사들이 영화 '암살자(들)'을 비판하는 과정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는 발언이 나왔다. 박정희 전 대통령 부인이자 박근혜 전 대통령 어머니인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의 배후를 다룬 영화에 대한 반발이 노 전 대통령 서거를 겨냥한 음모론으로 번지면서 파장이 예상된다.

박민영 국민의힘 미디어대변인은 29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박민영TV'에 올린 영상에서 노 전 대통령 서거에 의문스러운 점이 많다고 주장했다. 영상 제목은 "'노무현 누가 밀었나' 부엉이 바위의 '미는자(들)'"이었다.
박 대변인은 영상에서 "저희 박민영TV 보시는 분들께서는 제가 박정희 (전) 대통령, 박근혜 전 대통령께 어떤 입장과 어떤 생각을 가지고 말씀을 드리는지 다들 알고 계실 것"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박정희 전 대통령 아들인 박지만EG그룹 회장과 가깝게 교류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 대변인은 박정희 전 대통령 유족들이 영화 개봉 전 상영금지 가처분까지 검토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가처분 소송이 오히려 영화에 대한 관심만 키울 수 있다는 고민도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암살자(들)'을 두고 "참담한 패륜적인 영화"라고 규정했다.
박 대변인은 육 여사 피격 사건에 대해 "팩트가 너무도 명명백백한 사건"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직접 사과했다는 점과 암살범인 문세광이 사형 집행을 앞두고 조총련의 꼬임에 넘어갔다고 인정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이어 "영화를 관람한 사람들이 모두 다 같은 느낌을 받는다"며 영화가 박정희 전 대통령 주도로 육 여사가 암살됐을 수 있다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 대변인은 "이런 영화를 보고 싶지 않기 때문에 평생 볼 일은 없겠다"고도 했다.

박 대변인의 발언은 노 전 대통령 서거 문제로 옮겨갔다. 그는 "좌파들이 좋아하는 표현의 자유에 입각한다면 노 전 대통령의 가족들도 지금 재수사를 받아야 되는 게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어 "당시 노 전 대통령의 극단적인 선택 사건에 얼마나 의문스러운 부분이 많았느냐"라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제일 의심이 드는 것은 노 전 대통령의 연배가 컴퓨터가 익숙할 나이대도 아닌데 어떻게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 직전에 PC에다가 유서를 쓸 생각을 했을까"라고 말했다.
다만 그의 주장은 사실과 거리가 있다. 노 전 대통령은 컴퓨터 활용에 밝은 정치인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정치인 시절 인맥 관리 프로그램 개발에 참여했다. 대통령 재임 중에는 청와대 업무관리 시스템 '이지원(e知園)'을 직접 고안했다.

박 대변인은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과 노 전 대통령 서거를 비교하기도 했다. 그는 육 여사 사건은 현장 목격자가 수십 명이고 영상과 자백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반면 노 전 대통령 서거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식별할 수 있는 영상이 있기를 했느냐, 자필로 나온 유서가 있기를 했느냐"며 "노 전 대통령의 죽음은 오히려 의구심이 들지 않느냐"고 말했다.
그는 노 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를 겨냥한 듯한 발언도 했다. 박 대변인은 당시 권 여사가 뇌물 수사를 받던 상황과 진보 진영의 위기의식을 거론하며 "동기로 봤을 때는 오히려 이런 의혹 제기를 하고 싶다면 그쪽으로 이야기를 하는 게 조금 더 설득력이 있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은 2009년 5월 23일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 뒷산 부엉이바위에서 투신해 서거했다. 당시 경찰은 노 전 대통령이 스스로 투신한 것으로 결론 내렸다.
박 대변인은 "제가 이런 얘기 별로 하고 싶지 않다"며 "서거하신 분에 대해서, 지나간 전 대통령에 대해서 이런 이야기 저도 하고 싶지 않다. 유쾌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따위 싸구려 음모론을 설파하니까 얘기를 안 할 수가 없다"고 했다.
그는 과거 보수 정권을 독재 정권으로 비판하는 당내 일부 세력을 겨냥해 "우리 당의 역사가 그렇게 부끄럽다면 이 당에서 나가시라"고 말했다. 박민영 대변인은 영화 '국제시장'을 여러 번 돌려봤을 정도로 좋아한다며 산업화 세대의 헌신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영상 말미에 "좌파들은 앞으로 우리가 전 대통령에 대해서 어떤 식으로 의혹 제기를 하든지 간에 표현의 자유 테두리 안에서 용인하고 받아들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같은 당 이진숙 의원도 이날 노 전 대통령을 소재로 한 가상의 영화 포스터 여러 장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인공지능(AI)으로 제작된 것으로 보이는 이 포스터들 가운데에는 '부엉이바위의 진실'이라는 제목의 포스터가 포함됐다. 노 전 대통령과 문재인 전 대통령의 사진을 나란히 배치한 '미는자(들)'이라는 제목의 포스터도 있었다. 이 의원은 이 포스터들을 온라인 유행 콘텐츠인 '밈'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모두 영화적 상상력을 발휘할 법한데, 왜 감독과 제작자는 못 본 체할까"라며 "정치적 상상력, 진영적 상상력, 아니면 선동적 정치 행위?"라고 적었다.
국민의힘 지도부에서도 노 전 대통령을 끌어들인 발언이 나왔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노무현 대통령 건드리면 줄줄이 고소·고발당하는데 박정희 대통령 모욕은 '표현의 자유'"라고 말했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도 페이스북에 "노 전 대통령 죽음을 권양숙 여사가 사주했다는 영화가 나오면 그것도 표현의 자유인가"라고 적었다.
'암살자(들)' 제작진은 논란이 확산하자 "1974년 발생한 역사적 사건을 모티브로 당시 사건과 관련해 작성된 다양한 기록을 바탕으로 영화적 상상력을 더해 재구성한 극영화"라면서 "특정한 역사적 결론을 새롭게 확정하거나 기존의 사실을 부정·왜곡하기 위해 제작된 영화가 아니다. 작품을 창작의 산물로만 바라봐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