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만에 다시 1위…‘암살자(들)’ 누적 관객 169만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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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살자(들)’, 하루 만에 박스오피스 1위 탈환…누적 169만 5104명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 재해석 두고 정치권·관련 단체 공방 지속

영화 ‘암살자(들)’이 역사적 사건을 둘러싼 논란 속에서도 하루 만에 박스오피스 1위를 되찾았다.

서울 시내 한 영화관에 송출되는 영화 ‘암살자(들)’ 홍보 영상. / 뉴스1
서울 시내 한 영화관에 송출되는 영화 ‘암살자(들)’ 홍보 영상. / 뉴스1

30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암살자(들)’은 전날인 29일 하루 동안 6만 1496명의 관객을 동원해 일별 박스오피스 정상에 올랐다. 누적 관객 수는 169만 5104명으로 170만 돌파를 눈앞에 뒀다.

하루 전인 28일에는 ‘타짜: 벨제붑의 노래’가 6만 8913명, ‘암살자(들)’이 6만 7406명을 모으면서 1507명 차이로 순위가 뒤집혔다. 지난 23일 개봉 이후 5일 연속 정상을 지켰던 ‘암살자(들)’이 처음으로 1위 자리를 내준 날이었다. 그러나 29일 ‘타짜: 벨제붑의 노래’의 관객 수가 5만 6000여 명으로 줄면서 ‘암살자(들)’이 다시 선두에 섰다.

허진호 감독의 신작 ‘암살자(들)’은 추석 연휴에도 강한 흥행세를 보였다. 지난 24일부터 27일까지 나흘 동안 약 140만 7000명을 끌어모아 연휴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했고, 지난 26일에는 개봉 나흘 만에 누적 관객 100만 명을 넘어섰다.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캡처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캡처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 재해석 두고 정치권까지 공방

‘암살자(들)’은 1974년 8월 15일 발생한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을 소재로 한 범죄 스릴러다. 유해진은 사건을 추적하는 형사, 박해일은 신문사 사회부장, 이민호는 신입 기자를 맡아 당시 사건의 의혹과 배후를 좇는 이야기를 그린다.

영화가 사건의 배후를 명확하게 지목하는 것은 아니지만, 극 중 일부 인물들이 당시 박정희 대통령 측이나 중앙정보부가 사건을 계획했을 가능성을 하나의 가설로 제시하면서 역사 왜곡 논란이 불거졌다. 국민의힘 일부 인사들은 영화적 상상력의 범위를 넘어 실제 역사적 사건을 왜곡할 수 있다는 취지로 비판했고,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를 비롯한 당내 인사들도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비판이 정치권으로 번지자 제작진은 지난 28일 입장문을 내고 영화의 성격을 직접 설명했다. 제작진은 실제 사건과 관련해 공개된 기록과 자료, 서적, 다큐멘터리 등을 조사한 뒤 가상의 인물과 상황을 결합해 재구성한 극영화라고 설명하면서 특정한 역사적 결론을 새롭게 확정하거나 기존 사실을 부정·왜곡하려는 목적은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영화 어디에서도 특정 인물을 사건의 배후로 규정하지 않았고, 작품에 등장하는 가설과 극적 설정 역시 역사적 사실로 제시한 것이 아니라는 게 제작진의 입장이다. 제작진은 작품에 대한 다양한 해석과 비판은 존중하지만 창작물 자체로 바라봐 달라고 요청했다.

영화 '암살자(들)' 스틸컷. 이민호, 박해일, 유해진. / 하이브미디어코프 제공
영화 '암살자(들)' 스틸컷. 이민호, 박해일, 유해진. / 하이브미디어코프 제공

상영 중단 요구 이어지더니 제작진 경찰 고발까지

제작진의 해명 이후에도 논란은 가라앉지 않았다. 육영수여사기념사업회는 29일 영화가 박정희 전 대통령과 중앙정보부가 암살을 기획했을 가능성을 제시해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는 취지로 주장하면서 제작진의 사과와 상영 중단을 요구했다. 기념사업회는 향후 법적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도 내놨다.

같은 날 이종배 전 국민의힘 서울시의원은 허진호 감독과 제작진을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서울경찰청에 고발했다. 이 전 시의원은 영화 제목이 단수형 ‘암살자’가 아닌 복수형 ‘암살자(들)’이라는 점과 작품 속 권력기관 개입 가능성을 언급하며 관객이 문세광 외에 다른 암살 주체가 존재했다고 받아들일 수 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영화 '암살자(들)' 속 한 장면 / 하이브미디어코프
영화 '암살자(들)' 속 한 장면 / 하이브미디어코프

영화를 둘러싼 공방은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 증인·참고인 채택 문제로도 번졌다. 국민의힘은 허진호 감독 등을 국감장에 불러 영화의 역사적 설정을 따져야 한다고 요구했지만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영화감독을 국회에 출석시켜 작품 내용을 검증하는 방식이 표현의 자유와 창작 활동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반론이 나왔다. 결국 문체위가 29일 확정한 증인·참고인 명단에는 허 감독이 포함되지 않았다.

국민의힘 측에서 제작 과정과 중국 자본의 연관 가능성까지 제기하면서 제작사는 다시 해명에 나섰다. 하이브미디어코프는 ‘암살자(들)’이 국내 제작진과 창작자들의 주도로 국내 자본을 통해 기획·제작된 작품이라며 중국 자본 유입 의혹을 부인했다.

이처럼 상영 중단 요구와 경찰 고발, 국감 출석 공방까지 이어지는 가운데 박스오피스 순위는 다시 뒤집혔다. 다만 29일 ‘암살자(들)’의 하루 관객 수 자체도 전날보다 줄었기 때문에 정치권 논란이 곧바로 관객 증가로 이어졌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경쟁작인 ‘타짜: 벨제붑의 노래’의 관객 감소 폭이 더 컸던 점도 순위 탈환에 영향을 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