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르 뜻 유래 살펴보니… 이런 의미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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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꽃보다 남자' 메이킹 영상 속 배우 이민정 발언 화제

요즘 10대와 20대가 신날 때 외치는 '야르'가 사실 20년 전에도 쓰였던 말로 알려졌다.

'무한도전' 정형돈. / 유튜브 'MBCentertainment'
'무한도전' 정형돈. / 유튜브 'MBCentertainment'

30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최근 소셜미디어(SNS)에는 2009년 방송된 드라마 '꽃보다 남자' 메이킹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에서 배우 이민정은 아역 배우에게 "'야르'는 알지?"라고 물었다. 영상 게시자는 이 장면을 근거로 '야르'가 새롭게 생긴 말이 아니라 당시에도 쓰였다고 설명했다.

야르 뜻 뭐길래… 10대·20대가 습관처럼 내뱉는 유행어

'야르'는 기분이 좋거나 신날 때 쓰는 유행어다. '신난다', '앗싸', '야호', '나이스'와 비슷한 뜻으로 사용된다. 문장 앞이나 끝에 붙여 감탄사처럼 외치는 경우가 많다.

10대 청소년이 신난 모습. / AI 생성 이미지
10대 청소년이 신난 모습. / AI 생성 이미지

기말고사가 끝나고 교문을 나서며 "야르!"라고 외치거나 친구와 내기에서 이겼을 때 "야르~"라고 말하는 식이다. 2009년 발간된 대중문화사전에도 '야르'는 신나는 일이 있을 때 쓰는 말로 소개돼 있다. 감탄사뿐 아니라 '야르다'처럼 말끝에 붙여 쓴다는 설명도 있다.

요즘 10대와 20대는 이 말을 예전과 조금 다르게 쓴다. '야르'에 '-하다'를 붙여 서술어로 활용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이 카페 조명 진짜 야르하다", "새로 산 운동화 좀 야르하네", "노을 지는 한강 완전 야르함"처럼 말한다.

야르 유래, 영화 애드리브부터 무한도전까지… 생각보다 오래된 말이었다

이날 SNS에서는 '야르'가 오래전부터 쓰여온 말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누리꾼들이 과거 자료를 찾아 나서면서 '야르'가 사용된 흔적도 잇따라 확인됐다. 가장 이른 기록은 2000년대 초반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배우 봉태규는 지난 5월 SBS 라디오 '아름다운 이 아침, 봉태규입니다'에 출연해 이 말과 얽힌 일화를 꺼냈다. 그는 2003년 개봉한 영화 '바람난 가족'에서 애드리브로 '야르'를 처음 썼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중매체에서는 자신이 '야르의 원조'라고 말했다.

포털 사이트에도 기록이 남아 있었다. 2006년 1월 네이버 오픈사전에는 '야르'가 10대들 사이에서 '좋다'는 뜻으로 쓰인다는 설명과 함께 올라왔다.

'무한도전'에 출연한 정형돈이 야르를 외치고 있다. / 유튜브 'MBCentertainment'
'무한도전'에 출연한 정형돈이 야르를 외치고 있다. / 유튜브 'MBCentertainment'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등장했다. 2008년 방영한 MBC '무한도전' 제1회 무한 창작동요제 특집에서 방송인 정형돈은 노래를 부르다 "야르"라고 외치기도 했다.

'밤티'부터 '안 봐도 비디오'까지… 세대마다 다른 유행어

'야르' 외에도 요즘 젊은 세대가 즐겨 쓰는 말은 많다. 최신 밈(meme·온라인 유행 콘텐츠)에 밝은 사람을 가리켜 '영크크'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룹 코르티스의 노래에 등장한 '영 크리에이터 크루'를 줄인 말이다. 반대로 유행에 둔한 사람은 '늙크크'라고 부른다.

'밤티'는 엉성하거나 촌스러워 기대에 못 미치는 대상을 가리킨다. 하찮지만 귀엽고 정이 가는 대상에게도 쓴다. 꼬질꼬질한 강아지를 '밤티 강아지'라고 부르는 식이다. 이 말은 원래 게임 '라인 플레이' 이용자의 별명이었다. 다른 이용자가 '밤티'의 아바타를 보고 "진짜 못생기셨네요"라고 하자, '밤티'가 덤덤하게 "네"라고 답한 대화가 퍼지면서 밈이 됐다.

'밤티'의 반대말로는 그룹 아이브 장원영의 이름이 쓰인다. 그래서 '장원영 라면'은 장원영이 먹은 라면이 아니라 보기 좋고 맛있게 끓인 라면을 뜻한다.

'느좋'은 '느낌 좋다'를 줄인 말이다. 사람이나 사진, 공간, 옷이 세련되고 감각 있을 때 쓴다. '꺼드럭대다'는 원래 사전에 있는 말이지만, 요즘은 잘난 척하는 사람을 가볍게 놀릴 때 자주 쓰인다. '테토'와 '에겐'은 사람의 성향을 털털하고 직설적인 쪽(테스토스테론)과 부드럽고 섬세한 쪽(에스트로젠)으로 나눠 보는 밈이다. 다만, 과학적 개념은 아니다.

AI 생성 이미지
AI 생성 이미지

2020년 무렵 나와 지금까지 널리 쓰이는 말도 있다. '알잘딱깔센'은 '알아서 잘 딱 깔끔하고 센스 있게'를 줄인 말이다. '억까'는 '억지로 까다'의 줄임말로, 이유 없이 트집을 잡는 상황을 뜻한다. 또한 '고구마'는 속이 답답한 상황을, '사이다'는 그 상황을 시원하게 풀어 주는 말이나 행동을 가리킨다.

과거에는 '캡'이 '짱', '킹왕짱'과 함께 최고라는 뜻으로 쓰였다. 여기서 최고 중의 최고를 뜻하는 '울트라캡숑'이라는 말도 나왔다. '지못미'(지켜주지 못해 미안해)는 굴욕적이거나 안타까운 상황에, '안습'(안구에 습기가 차다)은 처량한 상황에 쓰였다.

더 거슬러 올라가면, 방송이 유행어를 퍼뜨리는 주요 통로였다. 당시 사람들이 방송을 접하던 방식도 그 시절 유행어에 고스란히 남아 있다. '안 봐도 비디오'는 직접 보지 않아도 뻔히 알 수 있다는 뜻이다. 비디오테이프를 빌려 보던 시절에 생긴 말이다. 유튜브와 OTT로 영상을 보는 요즘 세대에게는 '비디오'라는 표현 자체가 낯설 수 있다.

세대마다 자주 쓰는 말은 다르다. 다만, 그 말을 주고받으며 함께 웃었던 기억은 어느 세대에나 남아 있다. 친한 어른과 만나 각자 아는 유행어를 묻고, 뜻을 맞혀 보는 것도 세대 차이를 가볍게 푸는 방법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