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 장병들에 석고대죄해야…김정은 참수 훈련 재개하라” 외친 정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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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 폭발사고 관련해 목소리 높인 정치인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 지뢰 폭발 사고와 관련해 이재명 대통령을 향해 유엔 연설 발언 취소와 대국민 사과를 요구했다. 대북 확성기 방송과 대북 전단 살포는 물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겨냥한 참수 훈련까지 즉각 재개하라고 촉구했다.

나 의원은 30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김여정 북한 노동당 총무부장의 담화를 반박하며 정부의 강경 대응을 주문했다. 앞서 김 부장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우리 군의 조사 결과를 전면 부인하고 보복을 예고했다.
사고는 지난 21일 발생했다. 서부전선 DMZ 군사분계선(MDL) 이남에서 수색 작전을 벌이던 장병 3명이 폭발로 크게 다쳤다. 합동참모본부는 30일 입장문을 내고 북한군이 매설한 지뢰가 원인이라고 결론 내렸다. 합참은 사고 지점 주변의 좁은 구역에서 북한제 대인지뢰 4발을 확인했다며 지뢰가 떠내려왔을 가능성을 배제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분석 결과 장병들의 보호장구 잔해에서는 북한 지뢰의 주성분인 TNT와 RDX가 검출됐다. 우리 군이 운용하는 M14 지뢰에 쓰이는 테트릴은 검출되지 않았다. 권대원 합참 차장은 "우리 수색로에 의도적으로 매설된 북한 지뢰"라고 밝혔다. 합참은 이번 사안을 "명백한 정전협정 위반"으로 규정하고 북한에 공식 사과와 책임 있는 조치를 요구했다.

◆ "겁먹은 개가 더 크게 짖는 법"…김여정 담화 맞받아쳐
북한은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김여정 부장은 담화에서 "이번 사건은 도발 시기와 수법에 있어서 10여 년 전 세상을 소란하게 했던 '목함지뢰사건'을 그대로 방불케 하는 명백한 자작극"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사고를 '서울의 자작 광대극'이라고 조롱하기도 했다.
위협 수위도 끌어올렸다. 김 부장은 "만약 남북국경 영구화 공사를 진행하는 우리 군인들을 향해 한국 군깡패들이 경고사격이 아닌 실지사격을 가해온다면 우리 국경부대들은 즉시적이고 가차없는 보복을 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나 의원은 이 담화를 두고 "겁먹은 개가 더 크게 짖는 법"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가차 없는 보복'을 되레 협박하는 것은 그만큼 북한 수뇌부가 동요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해석했다.
정부의 태도가 북한의 적반하장을 불렀다는 비판도 내놨다. 나 의원은 "도둑에게 뒷문 열어주고 변명까지 대신해주니, 이제는 안방까지 치고 들어와 호통을 치는 꼴"이라며 "가장 뼈아픈 피해를 본 것은 두 다리를 잃은 우리 청년 장병들이고, 안보 불감증에 무방비로 노출된 5000만 국민"이라고 했다.

◆ 확성기·전단·참수 훈련…"모든 수단 동원해 응징해야"
나 의원이 내놓은 대응책은 군사·심리전과 금융 제재를 아우른다. 그는 "북한에 상응하는 합당한 조치를 즉시 이행하라"며 "모든 수단을 동원해 응징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대북확성기와 대북전단을 전면 재개하고, 김정은 참수 훈련도 즉각 재개하라"고 요구했다.
경제적 압박 방안도 거론했다. 나 의원은 "김정은의 통치 자금줄을 말릴 최고 수위의 국제 금융 제재와 북한의 해외 은닉 자산 추적·압류, 북한 당국을 상대로 한 손해배상 청구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북 확성기 방송은 2015년 8월 목함지뢰 사건 당시 정부가 꺼내 든 대표적인 대응 카드다. 당시 경기 파주 인근 DMZ에서 수색 중이던 부사관 2명이 북한군 목함지뢰에 다리를 잃었고, 정부는 11년 만에 확성기 방송을 재개했다. 다만 확성기 재개가 현실화할 경우 북한이 예고한 보복과 맞물려 접경지역 긴장이 높아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합참은 '단계적 상응 조치'를 예고한 상태다.
당내 강경 대응 요구도 잇따랐다. 박충권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북한은 2015년 목함지뢰 때 '모략극'이라 우기다 결국 유감을 표명한 것을 벌써 잊은 모양"이라고 했다. 통일부 장관을 지낸 권영세 의원은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즉시 조사를 해야 했던 부분인데 며칠씩이나 미뤘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얘기다. NSC도 반드시 열렸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윤상현 의원은 SNS에 "지뢰 매설은 행위이고 그 행위에는 고의가 있다. 고의성을 따지기 전 피 흘린 우리 장병부터 바라보라"고 적었다.

◆ "유엔 연설 취소하고 석고대죄하라"…정부 초기 대응 정조준
나 의원의 비판은 이재명 대통령의 대북 기조로 향했다. 그는 "이 대통령은 유엔에서 북한 지뢰 도발 규탄은 한마디 없었다"며 "지금이라도 유엔 연설 발언을 공식 취소하고 국민께 사과하라. 지뢰 폭발 전상 장병들에게 석고대죄하라"고 했다. 이 대통령의 유엔 연설에 북한 규탄이 빠진 점을 겨냥해서는 "짝사랑도 이 정도면 병적 집착"이라고 꼬집었다.
사고 초기 정부가 북한 연루 가능성을 애써 외면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나 의원은 북한 지뢰와 매설 사실이 "사건 당일부터 인정하고 발표할 수 있었던 자명한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축소·은폐하고 북한을 두둔하다가 사건 7~8일이 지나서야 마지못해 급선회한 것"이라며 사고 전 북한군의 지뢰 매설 징후와 초기 보고 과정에 대한 진상 규명을 요구했다.
나 의원은 전날인 29일 '이재명 정부의 DMZ 북한 추정 지뢰 참사 축소·은폐 의혹 진상규명 및 부상 장병 예우·지원 촉구 결의안'을 대표 발의했다. 결의안의 핵심은 정부 단독 조사로는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 따라 야당이 추천하는 폭발물·지뢰·군 수사 분야 전문가를 포함한 독립적 진상조사단을 꾸리자는 것이다. 국회 긴급현안질의를 통해 이 대통령이 보고를 받은 시점과 지시 내용, 부상 장병 조치 경과를 공개하고 책임자에 대한 인사 조치와 법적 책임을 묻자는 내용도 담겼다.
부상 장병 예우 방안도 포함됐다. 피해가 북한군이 매설한 지뢰 등 적대행위로 확인되면 부상 장병을 '전상(戰傷)'으로 처리해 그에 걸맞은 예우와 보상을 하자는 내용이 담겼다. 장병이 계속 복무를 원하면 이를 보장하고, 전역을 택하면 보훈 등록과 재활, 취업·생활 지원이 끊기지 않도록 연계해야 한다는 점도 명시했다. 결의안에는 장동혁 대표와 권영세·조배숙·이종배·안철수·박대출 의원 등 국민의힘 의원 50여 명, 무소속 한동훈 의원, 개혁신당 이준석 전 대표 등 보수 야권 인사들이 이름을 올렸다.
◆ 한동훈 "공격당한 건 대한민국"…여권은 "음모론 경계" 맞서
한동훈 무소속 의원도 같은 날 SNS에 글을 올려 정부의 단호한 대응을 요구했다. 한 의원은 "대한민국이 공격당했다. 공격당한 쪽은 대한민국이고 우리 국민"이라며 "정부는 당당하고 단호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지금 그러지 않으면 공격은 반복될 것이고 우리는 굴종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부의 초기 대응도 문제 삼았다. 한 의원은 정부가 사고 직후부터 "'북한 지뢰 공격이 아니거나 북한 지뢰 공격임이 드러나지 않기를 바라는 듯한 소극적이고 수세적인 태도'를 취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김여정의 적반하장 입장이 나오기 전까지 이 대통령은 북한에 대해 한 마디도 못 했다"며 "그런 태도가 북한 정권이 마치 이 대통령의 약점을 잡은 듯 적반하장으로 나올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준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북한 정권에 대북송금 약점을 잡힌 것은 이 대통령 개인이지 대한민국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한 의원은 지난 24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앞에서 즉각 조사를 촉구하는 1인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여권은 야권의 은폐 주장을 반박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29일 국무회의에서 "안보에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며 "근거 없는 음모론을 부추기며 국가 안보를 위태롭게 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유엔사와 공동으로 투명하게 조사하고 있어 누구도 은폐할 수 없다"고 했다. 국회 국방위원회 여당 간사인 김병주 민주당 의원은 지뢰 매설 시점을 1~2년 전으로 추정하며 윤석열 정부 책임론을 꺼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