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률・화제성 1위 폭발한 드라마 ‘포핸즈’…알고 보니 이거 쓴 작가는 ‘이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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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고등학교 청춘들의 풋풋한 서사에 감춰져 있던 치명적인 반전

최근 안방극장에서 가장 뜨거운 화제를 모으며 시청률과 화제성 1위를 독식하고 있는 드라마가 있다. 바로 tvN 토일드라마 ‘포핸즈’에 대한 이야기다. 이 작품은 음악 천재들만 모인 예술고등학교를 배경으로, 그곳에서 만난 청춘들의 눈부신 우정과 사랑, 치열한 경쟁과 성장을 그리는 청춘물로 시청자들에게 첫선을 보였다. 방송 초기만 하더라도 ‘포핸즈’는 푸른 교정과 피아노 선율이 어우러진 공간에서 펼쳐지는 풋풋한 로맨스와 성장 서사로 인식되며, 맑고 청량한 분위기를 기대했던 시청자들의 마음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포핸즈' 주연 이준영, 송강. / tvN 제공
'포핸즈' 주연 이준영, 송강. / tvN 제공

그러나 회차를 거듭할수록 드라마는 시청자들의 예상을 완벽하게 뒤엎는 파격적인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밝은 조명과 아름다운 선율 뒤에 숨겨진 서늘한 음모와 미스터리가 하나둘 베일을 벗으면서, 작품의 장르가 청춘물에서 긴장감 넘치는 스릴러로 급변환을 맞이한 것이다. 순수한 청춘의 한 페이지인 줄 알았던 예술고등학교는 어느새 촘촘하게 얽힌 비밀과 일상적인 공포가 휘몰아치는 서스펜스의 무대로 변모했다. 시청자들은 뒤통수를 강하게 맞은 듯한 충격 속에서도 예측할 수 없는 전개에 경악하며 채널을 고정하고 있으며, 이러한 파격적인 장르 전환은 곧바로 폭발적인 시청률 상승과 압도적인 화제성으로 이어졌다.

클래식 음악의 장대한 서사에서 스릴러의 씨앗을 발견한 통찰력

청춘물로 시작해 심장을 쥐락펴락하는 미스터리 스릴러로 피날레를 향해 달려가는 ‘포핸즈’ 흥행 성공 뒤에는, 대본을 집필한 신이원 작가와 이를 섬세하게 영상으로 구현해 낸 박현석 감독의 치밀한 계산이 자리 잡고 있다. 특히 ‘포핸즈’ 시작에는 클래식 음악에 깊이 매료됐던 신이원 작가의 개인적인 경험과 통찰력이 뼈대가 됐다.

'포핸즈' 이준영. / tvN 제공
'포핸즈' 이준영. / tvN 제공

신 작가는 우연히 한 피아니스트의 콩쿠르 대상 수상 소식을 접한 뒤 클래식 음악 세계에 깊은 관심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천재 음악가들의 치열한 삶과 숨겨진 이면을 따라가며 드라마로서의 무한한 가능성을 발견했다. 신 작가는 “클래식 음악 역시 한 편의 드라마처럼 장대한 서사가 펼쳐지는 장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기획 의도를 전하며 “예술을 향한 맹목적인 열정과 간절함, 그 이면에 자리한 깊은 절망과 피나는 노력 등을 엮어내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바로 이 ‘예술을 향한 간절함과 절망’이라는 감정이 극 중 인물들을 극단적인 상황으로 몰아넣으며 스릴러적 긴장감을 유발하는 강력한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처음 대본을 접했을 당시 박현석 감독 역시 클래식 음악과 청춘 성장극이라는 이질적인 조합에 큰 매력을 느꼈다고 회상했다. 박 감독은 “단순히 클래식 음악이나 피아니스트라는 특정 직업군이 가지는 소재의 특수성에만 머무르지 않고, 누구나 쉽게 따라가고 보편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인간의 본원적인 감정으로 이야기를 풀어낸다는 점이 특히 매력적이었다”고 설명하며 작품에 대한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포핸즈' 포스터. / tvN 제공
'포핸즈' 포스터. / tvN 제공

송강·이준영·장규리의 완벽한 호흡, 냉온탕을 오가는 열연이 완성한 입체적 캐릭터

극을 이끌어가는 세 청춘 배우 송강(강비오 역), 이준영(최정요 역), 장규리(홍재인 역)가 보여주는 완벽한 연기 호흡과 시너지는 ‘포핸즈’의 장르적 쾌감을 극대화하는 가장 큰 무기다.

대본을 집필한 신이원 작가 역시 세 사람의 캐스팅 결과에 대해 감출 수 없는 높은 만족감을 드러냈다. 신 작가는 “처음 캐스팅 확정 소식을 들을 때마다 기쁨을 넘어 놀라움과 경이로움의 연속이었다. 속으로 ‘덕업일치라는 게 바로 이런 느낌을 말하는 건가?’라는 행복한 생각마저 들 정도였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는 “송강, 이준영, 장규리 배우 모두가 제가 머릿속으로 구상하고 상상했던 것 이상으로 강비오, 최정요, 홍재인 그 자체의 모습을 보여주었다”고 찬사를 보내며, 이 세 사람이 각자의 비밀과 상처를 안고 완성해 나갈 입체적인 캐릭터와 향후 관계 변화에 대한 궁금증을 한껏 끌어올렸다. 청춘의 싱그러운 얼굴을 한 이들이 서스펜스의 중심에서 흑화하거나 무너져 내리는 모습은 시청자들에게 배가된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그린마더스클럽’부터 이어진 신이원 작가만의 독보적인 장르 변주 매직

청춘 음악극에서 스릴러로 맹렬하게 질주하는 ‘포핸즈’의 파격적인 전개에 열광하는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대본 집필자에 대한 호기심이 끊이지 않았다. 그리고 이 정교한 서스펜스판을 설계한 인물이 다름 아닌 신 작가라는 사실이 알려지자 방송가는 고개를 끄덕이며 깊은 납득과 탄성을 내뱉었다. ‘신이원’이라는 이름은 대중에게 아주 익숙한 초대형 스타 작가로 느껴지지 않을 수도 있지만, 그의 전작이 남긴 강렬한 발자취를 돌아보면 이번 ‘포핸즈’의 놀라운 장르 변주가 결코 우연의 산물이 아님을 명확히 알 수 있다.

'그린마더스클럽' 포스터. / JTBC 제공
'그린마더스클럽' 포스터. / JTBC 제공

신 작가의 이름을 대중과 평단의 뇌리에 깊이 각인시킨 대표적인 전작은 바로 지난 2022년 방송된 드라마 ‘그린마더스클럽’이다. 이 작품 역시 초등학교 학부모 커뮤니티라는 지극히 현실적이고 친숙한 공간을 극의 주요 배경으로 삼았다. 방송 초기만 해도 ‘그린마더스클럽’은 동네 학부모들 사이의 은근한 사교육 경쟁과 초등 커뮤니티의 민낯을 그리는 일상적인 교육 드라마, 혹은 초등학생 버전 ‘스카이 캐슬’ 정도로 여겨졌다.

하지만 서사가 중반부를 넘어서며 인물들 간 정서적 갈등이 폭발하고 과거의 비밀들이 얽히기 시작하자, 드라마는 순식간에 숨 막히는 심리 스릴러로 그 형태를 완벽하게 탈바꿈했다. 장르가 스릴러로 급전환되면서 극 전개의 템포는 숨 돌릴 틈 없이 빨라졌고, 몰입감이 극대화되며 당초 예상치를 훌쩍 뛰어넘는 가파른 시청률 상승세를 기록했다. 이처럼 평범한 일상에 스릴러적 요소를 성공적으로 결합한 ‘그린마더스클럽’은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그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당시 세계적인 경제 전문지 포브스는 해당 작품을 ‘2022년 베스트 한국 드라마’ 중 하나로 선정하며, 섬세한 인간 심리 묘사와 허를 찌르는 장르적 변주에 깊은 찬사를 보낸 바 있다.

평범하고 찬란한 일상의 이면, 인간의 비틀린 욕망을 파헤치는 날카로운 시선

‘포핸즈’와 ‘그린마더스클럽’, 이 두 작품을 관통하는 가장 핵심적이고 흥미로운 공통점은 바로 ‘친숙하고 안전한 대문으로 시청자를 초대한 뒤, 빠져나갈 수 없는 서스펜스의 밀실로 안내하는’ 신 작가 특유의 독보적인 서사 구조에 있다. 두 작품 모두 극 초반에는 시청자들이 어떠한 심리적 진입장벽 없이 편안하게 극에 몰입할 수 있도록 일상적이고 친근한 분위기를 섬세하게 조성한다. 전작이 아이를 키우는 학부모들의 일상과 사교육 열풍이라는 보편적 공감대로 시청자들을 무장해제 시켰다면, 이번 ‘포핸즈’는 빛나는 청춘들의 꿈과 로맨스, 그리고 아름다운 클래식 선율을 전면에 내세워 시청자들의 완벽한 방심을 유도해 냈다.

'포핸즈' 스틸컷. / tvN 제공
'포핸즈' 스틸컷. / tvN 제공

그러나 시청자들이 인물들의 관계성에 안심하고 푹 빠져들 때쯤, 작품은 서서히 그 평화로운 표면 아래 똬리를 틀고 있던 파격적인 반전의 이빨을 드러낸다. 회차를 거듭할수록 아름답게만 보이던 관계망에 미세하고도 치명적인 균열이 가기 시작하고, 감춰져 있던 비극적 과거와 서늘한 비밀들이 수면 위로 떠오른다. 신 작가의 스릴러가 특별한 이유는 단지 시각적인 자극이나 억지스러운 반전을 쫓지 않기 때문이다. 그는 겉으로는 평온해 보이는 인물들이 내면에 품고 있는 본능적인 욕망, 열등감, 두려움, 어긋난 애착 등 복잡다단한 심리를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듯 짚어낸다. 심연에 자리한 인간의 비틀린 욕망을 섬세하게 묘사하는 그의 필력은 드라마의 개연성을 단단하게 구축하며 시청자들이 극에 미친 듯이 몰입할 수밖에 없도록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