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플·브라질 CSD BR, 펀드 소유 기록을 XRP 레저에 복사…공식 장부는 그대로 유지
작성일
리플·CSD BR, BTG Pactual 펀드 지분 소유 기록을 XRP 레저에 미러링
공식 장부는 CSD BR이 유지하며 22조 헤알은 전체 등록 자산 규모

리플(Ripple)과 브라질의 중앙증권예탁기관 CSD BR이 실제 규제 시장에서 굴러가는 펀드 소유 기록을 퍼블릭 블록체인 XRP 레저(XRPL)에 올렸다. 첫 대상은 BTG Pactual이 운용하는 투자펀드 지분이다. 리플은 9월 29일(현지시각) 이 계획을 발표했고, 30일에는 공식 X 계정을 통해 “면허를 가진 중앙증권예탁기관이 공개 블록체인에 증권 소유권을 기록하는 첫 사례”라고 알렸다.
핵심은 법적 장부의 위치다. 소유·등록·예탁·결제의 공식 기록은 여전히 CSD BR 자체 시스템이 맡고, XRPL에는 그 정보를 복사한 두 번째 기록이 추가 검증 층으로 놓인다. 블록체인이 기존 장부를 대체하는 구조가 아니라 나란히 놓이는 구조다.
XRPL에는 무엇이 올라갔나
CSD BR에 예탁된 BTG Pactual 펀드 지분은 XRPL의 다목적 토큰(Multi-Purpose Token·MPT) 표준으로 표현된다. 허가받은 참여자는 이 온체인 사본을 CSD BR의 공식 기록과 “거의 실시간”으로 대조할 수 있다. 리플의 수탁(커스터디) 기술과 XRPL 고유 기능이 함께 쓰인다.
접근 권한은 넓지 않다. 고객확인(KYC)과 자금세탁방지(AML) 절차를 통과한 브라질 내 기업·은행 고객만 이용할 수 있다. CSD BR은 참여 기관을 승인하고 토큰 발행과 관리를 통제한다. 규제당국이나 법원의 명령이 있으면 개별 자산을 동결하거나 거래를 되돌릴 수도 있다.
리플의 중남미 총괄 전무 실비오 페가두(Silvio Pegado)는 사업이 “파일럿과 개념 증명에서 국가 자본시장의 실제 기록 관리 인프라로” 넘어간 이정표라고 평가했다. 언체인드(Unchained)는 양사가 현행 브라질 규정상 이 모델에 새로운 규제 승인이 필요하지 않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크립토뉴스는 이 구조를 ‘공개되지만 허가가 필요한’ 방식으로 설명했다. 원장이 공개돼 누구나 토큰 이동과 CSD BR이 수행한 되돌림까지 읽을 수 있다. 하지만 토큰을 보유하고 옮길 권한은 CSD BR이 쥔다. 초대받은 참여자만 접근하는 은행권의 비공개 블록체인 실험과는 결이 다르다는 지적이다.

왜 ‘복사’부터 시작했나
CSD BR의 제품·고객 총괄 다니엘 폴라노 스프레아피코는 시작점을 기록 미러링으로 잡은 이유를 이렇게 밝혔다. “핵심 시장 인프라에 새 기술을 도입하는 가장 안전하고 책임 있는 방법이기 때문에 기록 미러링으로 시작하기로 했다.” 기존 투자자와 발행사의 업무 절차를 바꾸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결정적이었다는 설명이다.
BTG Pactual에서 시장 인프라를 담당하는 파트너 루이스 푸르타두도 참여 이유를 밝혔다. 그는 “펀드 지분을 미러링하면 현행 절차와 자산의 공식 기록을 보존하면서 향후 발전을 위한 구체적 토대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은행 입장에서는 규제 대상 펀드 인프라 안에서 블록체인을 시험해 볼 수 있다는 의미다.
크립토뉴스는 실무 효익도 짚었다. 투자자가 펀드에 들어오면 예탁기관은 소유 기록을 갱신하고, 투자자를 담당하는 은행은 자체 장부를 따로 유지한다. 두 기록을 맞추는 대사 작업은 느리고 비용이 들며, 불일치가 생기면 거래가 지연될 수 있다. 승인된 은행과 기업이 XRPL 사본을 CSD BR 데이터베이스와 언제든 비교할 수 있게 되면 불일치를 더 빨리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공식 기록은 어디까지나 CSD BR 시스템에 있어 그 시스템의 통제 절차가 사라지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CSD BR은 2018년 설립됐고 브라질 중앙은행과 증권 규제당국의 인가를 받아 등록·증권예탁·결제 시스템을 운영한다. 중앙은행도 CSD BR을 증권 결제와 중앙 예탁, 자산 등록 권한을 가진 공인 금융시장 인프라로 별도 등재하고 있다.
22조 헤알이라는 숫자를 읽는 법
보도마다 크게 등장하는 수치가 있다. CSD BR에 등록된 자산이 22조 헤알을 넘는다는 것이다. 매체에 따라 이를 약 4조 달러 또는 4조 2,000억 달러로 환산한다. 이 금액은 CSD BR 기존 인프라에 등록된 전체 자산 규모다. 이번 첫 단계에서 XRPL에 올라간 규모가 아니다.
리플은 브라질 등록 자산 22조 헤알이 XRPL에서 토큰화된다고 밝힌 적이 없다. 첫 단계는 선별된 BTG Pactual 투자펀드 지분에서 시작한다. 양사는 개별 펀드의 이름이나 가치, 초기 단계에서 예상되는 거래 건수도 공개하지 않았다. 크립토뉴스 역시 이번 사업이 브라질이나 전 세계에서 같은 유형의 첫 배치라는 점까지 입증되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XRP 토큰 수요와의 관계도 분리해서 봐야 한다는 시각이 함께 나왔다. 크립토뉴스는 발표 어디에도 펀드 토큰의 발행·보유·결제·거래에 XRP가 필요하다거나 XRP가 유동성이나 담보로 쓰인다는 내용이 없다고 짚었다. 크립토랭크가 인용한 보도도 기관이 XRPL 기능과 토큰화 자산을 쓴다고 해서 XRP를 대량 매수·보유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봤다. XRP의 직접 역할은 네트워크 수수료나 계정 예치금, 특정 유동성 경로에 머물 수 있다는 설명이다.
XRPL의 실물자산 토큰화는 이미 늘고 있다. 크립토닷뉴스가 앞서 RWA.xyz 자료를 인용해 보도한 바로는 XRPL의 토큰화 실물자산 가치는 6개월간 약 26억 달러 늘었다. 다만 상당수는 기초자산이 별도의 법적·수탁 체계에 묶인 채 온체인에 표현된 형태였다. 언체인드에 따르면 5월에는 온도 파이낸스, JP모건의 키넥시스, 마스터카드, 리플이 XRPL에서 토큰화된 미국 국채 펀드의 국경 간 환매를 마쳤다. 앞서 AI 에이전트 결제 기능을 넓힌 XRPL이 이번에는 전통 자본시장 인프라로 무대를 옮겼다.
다음 단계: 직접 발행·거래와 프라이버시
리플과 CSD BR은 미러링 단계를 검증한 뒤 점진적으로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복사가 아니라 블록체인 인프라에서 직접 발행되는 자산을 탐색하고, 승인된 참여자 사이의 거래와 다른 자산군, 더 강한 기밀성 기능도 검토한다. 이 경우 자산은 XRPL에서 만들어지고 거래되는 셈이라 지금의 미러링과는 성격이 크게 달라진다.
후보로 거론된 것은 브라질 채권 상품 두 가지다. 부동산 매출채권증서와 농업 매출채권증서다. 각각 부동산과 농업 시장의 채권과 연결된 증권이다. 다만 두 자산군을 XRPL에 올리는 날짜는 정해지지 않았다. 다음 단계의 거래량이나 자산 가치도 공개되지 않았다.
프라이버시도 로드맵에 들어 있다. 금융시장 요건에 맞는 기밀성 도구를 붙인다는 구상이다. 비트코인재단 사이트에 실린 기사에 따르면 프로젝트 팀은 어떤 프라이버시 기술을 쓸지 아직 특정하지 않았다. 현재 작업은 미러링된 뮤추얼펀드 지분 데이터의 정확성과 기능성을 시험하는 데 집중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