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천 원 포기하고 한 행동…고객이 배달기사 번호까지 저장한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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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소 잘못 입력한 고객 위해 추가 배달…“아이 옆에 계셔야죠”
고객은 2만원 상품권으로 답례…배달기사는 다시 커피·케이크 선물

주소를 잘못 입력한 고객을 위해 추가 배달에 나선 배달기사와 이에 감사의 뜻을 전한 고객의 사연이 온라인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지난달 28일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는 ‘고객이 실수한 주문으로 배달기사에게 일어난 일’이라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배달기사라고 밝힌 A 씨는 최근 아이스크림을 배달하기 위해 주문서에 적힌 동물병원으로 향했지만 도착해보니 병원은 불이 꺼진 채 문이 닫혀 있었다.

A 씨가 고객에게 전화를 걸자 주소를 잘못 입력했다는 답이 돌아왔다. 고객은 아기를 혼자 두고 밖으로 나갈 수 없는 상황이라며 난처해했다.

당시 A 씨에게는 처리해야 할 배달 주문이 2건 더 남아 있었다. 주소를 잘못 입력한 주문을 다시 배달할 경우 추가 이동에 따른 시간과 비용을 A 씨가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A 씨는 고객의 사정을 듣고 직접 다시 배달하기로 했다. 그는 “나도 자식 키우는 입장에서 안 되겠다 싶었다”며 남아 있던 배달을 모두 마친 뒤 신규 배차를 끄고 고객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고 설명했다.

고객이 거듭 미안하다는 뜻을 전하자 A 씨는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아이 옆에 계셔야죠. 곧 가겠습니다”라고 답했다.

A 씨는 당시 상황에 대해 “몇천원 손해 본다고 생각했다”며 “속으로는 부글부글했지만 그냥 좋은 일 하자는 마음으로 배달했다”고 말했다.

고객은 2만원 상품권…배달기사는 다시 커피·케이크

배달기사 A 씨가 자신의 스레드 계정에 올린 게시물. / 스레드 ‘delivery.survival’ 캡처
배달기사 A 씨가 자신의 스레드 계정에 올린 게시물. / 스레드 ‘delivery.survival’ 캡처

배달을 받은 고객은 그냥 넘어가지 않았다. A 씨에게 “죄송하고 감사하다. 좋은 하루 보내시라”는 메시지와 함께 2만원 상당의 카페 모바일 상품권을 보냈다.

A 씨는 예상하지 못했던 답례에 오히려 당황했다고 한다. 그는 “어떤 고객은 이런 호의를 당연하게 생각하기도 하는데 죄송하고 감사하다고 해주시니 몸 둘 바를 모르겠더라”고 전했다.

두 사람의 인연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며칠 뒤 추석 연휴를 앞두고 A 씨는 받은 상품권으로 커피 한 잔을 산 뒤 남은 금액에 돈을 보태 커피와 케이크를 준비해 다시 고객에게 전달했다. A 씨는 “뿌듯했다”고 짧게 소감을 남겼다.

사연이 알려지자 온라인에서는 두 사람이 서로의 호의를 당연하게 여기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하는 반응이 이어졌다. 누리꾼들은 “미안해할 줄 알고 고마워할 줄 아는 사람들이 있어서 사회가 굴러가는 것 같다”, “마음은 있어도 행동으로 옮기기 어려운데 두 사람 모두 행동했다”, “아직 살 만한 세상이라는 생각이 든다”, “서로 배려하는 모습이 보기 좋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 댓글에는 “두 분의 따뜻한 마음이 전달되는 아침”이라는 글이 달렸고 다른 누리꾼도 “나쁜 소식만 보다가 이런 이야기를 보니 기분이 좋아진다”고 했다.

다만 배달 현장의 현실을 지적하는 의견도 있었다. 한 누리꾼은 잘못 입력된 주소로 다시 이동하면 추가 배달을 기다리는 다른 고객의 항의를 받을 수 있고 기사에게 시간·금전적 손해가 생긴다며 “저런 고객이 거의 없는 게 현실”이라고 적었다.

그럼에도 이번 사연에는 고객의 실수를 배달기사가 배려로 감쌌고 고객 역시 이를 당연하게 여기지 않고 답례하면서 다시 호의가 오갔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