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청 78년 만에 역사 속으로…오늘부터 달라지는 수사·기소 체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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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년 만에 검찰청 폐지…공소청·중수청 체제로 전환
수사·기소 분리 본격화…고소·고발 절차도 오늘부터 변경

78년 역사의 검찰청이 문을 닫고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체제가 2일 공식 출범했다. 수사와 기소 권한을 한 기관이 모두 갖던 기존 형사사법 구조가 사라지고 수사는 중수청과 경찰이, 기소는 공소청이 맡는 새로운 체계가 시작됐다.

공소청 출범을 하루 앞둔 1일 오전 대구 수성구 범어동 대구검찰청(대구지방검찰청·대구고등검찰청)에서 청사 외벽에 붙어 있던 간판이 철거되자 출근길 검찰청 직원들이 휴대전화 카메라로 사진을 찍고 있다.  / 뉴스1
공소청 출범을 하루 앞둔 1일 오전 대구 수성구 범어동 대구검찰청(대구지방검찰청·대구고등검찰청)에서 청사 외벽에 붙어 있던 간판이 철거되자 출근길 검찰청 직원들이 휴대전화 카메라로 사진을 찍고 있다. / 뉴스1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개정된 형사소송법과 공소청법, 중수청법 시행에 따라 이날부터 검찰청은 폐지되고 공소청과 중수청이 각각 출범했다. 공소청은 기소와 공소유지를 담당하고 중수청은 7대 중대범죄 수사를 맡는다. 기존 검찰청이 수사와 기소를 모두 담당했던 것과 달리 두 기능이 별도 기관으로 나뉘는 구조다.

일반 범죄 수사는 경찰이 담당하고 일부 사건은 특별사법경찰관이 맡는다. 아동학대와 가정폭력, 성범죄, 스토킹, 장애인 학대, 노인학대 등 일부 중대 범죄는 중수청이 담당한다. 법관과 검사, 고위 경찰공무원이 피의자인 사건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수사와 기소를 맡는다.

오늘부터 고소·고발 어디에 해야 하나

가장 직접적으로 달라지는 부분은 고소·고발 절차다. 기존에는 경찰서뿐 아니라 검찰청에도 고소장과 고발장을 제출할 수 있었지만 이날부터는 경찰서 또는 중수청에만 접수할 수 있다.

수사 기능이 폐지된 공소청은 고소·고발장을 접수하더라도 직접 수사에 나설 수 없다. 경찰이나 중수청이 진행한 수사가 부족하다고 판단해도 과거 검찰처럼 직접 보완수사를 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수사기관에 보완수사를 요구하는 역할만 맡는다.

기존 검찰청은 자체 판단으로 사건을 수사하고 기소 여부를 결정했지만 앞으로 공소청은 다른 수사기관이 확보한 자료를 토대로 기소 여부를 판단하고 재판에서 유죄 입증을 담당한다. 영장 청구 역시 다른 기관의 신청이 있을 때만 가능하다.

검찰청이 사라졌지만 검찰총장과 검사라는 명칭은 유지된다. 헌법에 검찰총장과 검사의 직무가 규정돼 있어 명칭을 없애려면 개헌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공소청 수장은 검찰총장이 맡고 검사들도 공소청에서 근무한다.

반면 중수청에는 검사 직제가 없다. 중수청 소속 인력은 모두 수사관으로 구성되며 기존 검찰이 담당하던 중대범죄 수사 기능을 넘겨받는다.

검찰 개혁 결과지만 우려도 제기

검찰청 폐지와 공소청·중수청 출범을 하루 앞둔 1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서울중앙검찰청 청사에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종합민원실 간판이 내려져 있다. / 뉴스1
검찰청 폐지와 공소청·중수청 출범을 하루 앞둔 1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서울중앙검찰청 청사에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종합민원실 간판이 내려져 있다. / 뉴스1

이번 형사사법체계 개편은 검찰에 집중된 권한을 분산해야 한다는 요구에서 출발했다. 검찰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표적수사와 정치검찰 논란에 휩싸였고 가족과 주변인까지 수사 범위를 넓히는 저인망 수사, 사건 본류와 무관한 별건 수사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하지만 새로운 체계가 안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을지를 두고 우려도 나온다. 가장 큰 쟁점은 공소청의 보완수사권 폐지다. 경찰 수사가 부족하거나 사건이 제대로 처리되지 않을 경우 이를 바로잡을 수 있는 장치가 약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검찰청 폐지를 앞두고 경찰의 부적절한 수사 사례가 알려지면서 보완수사권을 유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수사기관이 사건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거나 사실상 묻어버리는 상황이 발생했을 때 통제할 방법이 부족할 수 있다는 것이다.

수사기관이 여러 곳으로 나뉘면서 기관 간 협조 문제도 과제로 꼽힌다. 경찰과 특별사법경찰, 중수청, 공수처 등이 각각 사건을 맡는 과정에서 책임을 서로 떠넘기는 이른바 사건 핑퐁이 발생하면 피해는 국민에게 돌아갈 수 있다는 우려다.

출범 첫날부터 인력·준비 부족 과제

서울 중구 르네스퀘어 건물에 중수청 간판이 설치돼 있다. / 뉴스1
서울 중구 르네스퀘어 건물에 중수청 간판이 설치돼 있다. / 뉴스1

출범 과정에서도 해결해야 할 문제가 남았다. 중수청은 김지용 청장 후보자가 정치권에서 제기된 논란으로 추가 검증을 받으면서 수장 임명이 지연되고 있다. 공소청 역시 법무부 장관 공석으로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 구성이 늦어지는 상황이다.

중수청은 정원 2874명의 약 66% 수준인 1900명 규모로 출범했다. 조직 규모가 완전히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업무를 시작하면서 초기 인력 부족 문제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청사 시설도 과제다. 중수청은 자체 유치장과 구치소를 갖추지 못해 피의자 신병 확보 과정에서 인근 경찰서 유치장과 법무부 교정시설을 이용해야 한다. 자체 형사사법정보시스템 구축도 출범 시점까지 마무리되지 않아 당분간 기존 시스템을 활용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검찰 미제 사건 처리도 부담이다. 지난 8월 말 기준 검찰이 보유한 미제 사건은 약 16만5000건으로 집계됐다. 기존 사건을 새 기관으로 넘기는 과정에서 자료 이관과 업무 조정이 필요해 초기 혼선 가능성이 제기된다.

정부는 새로운 형사사법체계가 안정적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양 기관의 인선을 마무리하고 조직 운영을 정상화하는 데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유튜브, 연합뉴스T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