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살자(들)’ 논란 속… 유해진과 광고캠페인 종료한 ‘회사’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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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왜곡 논란 확산, 광고주·영화제까지 '줄줄이 취소'
배우 유해진을 모델로 기용한 광고캠페인을 종료한 회사가 등장했다. 키움증권이다. 회사 측은 당초 예정된 일정에 따른 조치라는 입장이지만, 유해진이 출연한 영화 '암살자(들)'을 둘러싼 논란과 무관하지 않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유해진이 모델로 나선 패스트푸드 브랜드는 광고 게시물의 댓글 창을 닫았고, 부산국제영화제는 영화 출연 배우들의 행사를 취소했다. 광고와 영화제, 정치권까지 파장이 번지고 있다.

키움증권 "광고캠페인은 종료, 새 캠페인 준비 중"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키움증권은 최근 유해진을 모델로 한 광고캠페인을 마쳤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유해진 배우를 모델로 한 광고캠페인은 종료됐으며, 새로운 광고캠페인을 준비 중에 있다"고 밝혔다.
키움증권은 당초 이 시기에 캠페인을 끝낼 계획이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유해진이 출연한 키움증권 유튜브 광고에는 현재 댓글 기능이 중단된 상태다. 영화를 둘러싼 항의성 댓글이 몰릴 가능성에 대비한 조치로 풀이된다.
핵심은 모델 계약이 끝났느냐다. 알려진 바로는 광고캠페인만 종료됐을 뿐 유해진과의 모델 계약은 유지되고 있다. 키움증권은 지난 4월 유해진과 1년간 광고 모델 계약을 맺은 것으로 전해졌다. 계약 기간이 1년인 만큼 올해 4월 체결분은 내년 4월께까지 이어지는 구조다. 계약이 유지되는 상황에서 새 캠페인에 유해진이 다시 등장할지, 다른 모델로 교체될지는 키움증권이 밝히지 않았다.
계약 이후 키움증권은 유해진을 앞세워 퇴직연금 관련 광고 등을 선보였다. 퇴직연금은 30대에서 70대까지 폭넓은 연령층이 관심을 두는 상품인 만큼, 신뢰감을 앞세운 배우 기용이 효과를 낸 영역으로 꼽혔다. 해당 광고가 마무리된 시점이 영화 논란이 불붙은 시기와 겹치면서 업계는 연관성에 주목하고 있다.

버거킹도 댓글 차단…가을 신메뉴 홍보 중 불똥
유해진을 모델로 쓴 또 다른 브랜드인 버거킹에도 불똥이 튀었다. 버거킹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유해진이 출연한 광고 영상에는 '댓글이 사용 중지되었습니다'라는 안내 문구가 표시되며 댓글 작성이 막혀 있다. 버거킹 공식 인스타그램에서도 유해진 광고 관련 게시물의 댓글 기능이 제한된 상태다.
버거킹은 지난달 16일 가을 시즌 메뉴 '트러플 머쉬룸 와퍼'를 출시하면서 유해진을 모델로 발탁했다. 신제품 출시 보름가량 만에 출연작을 둘러싼 논란이 터지면서 관련 게시물에 항의성 댓글이 이어졌고, 버거킹이 이를 제한한 것으로 보인다. 신제품 홍보 기간에 모델 관련 논란이 겹친 만큼 버거킹의 마케팅 일정에도 영향이 불가피해 보인다.
광고계에서 댓글 차단은 브랜드가 취하는 비교적 낮은 수위의 위기 대응 수단이다. 광고 영상을 내리거나 모델 계약을 해지하기 전 단계에서 논란 확산을 막는 방식이다. 키움증권과 버거킹 모두 현재까지는 이 단계에 머물러 있다.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 다룬 영화…논란의 핵심은 결론 부분
'암살자(들)'은 1974년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을 소재로, 사건의 배후를 추적하는 형사와 기자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논란은 영화가 정부 공식 발표와 다른 결론을 암시했다는 점에서 시작됐다. 정부 공식 발표는 재일교포 문세광이 쏜 총에 맞아 고(故) 육영수 여사가 사망했다는 것이다. 영화가 이와 다른 결론을 암시하면서 역사 왜곡 논란이 일었다.
제작진은 입장을 내고 "특정한 역사적 결론을 새롭게 확정하거나 기존의 사실을 부정·왜곡하기 위해 제작된 영화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부산국제영화제, 배우 행사 줄줄이 취소
논란은 영화 밖 행사로 번졌다. 오는 6일 개막하는 부산국제영화제(BIFF)는 '암살자(들)' 출연 배우들의 행사를 열 예정이었으나 취소하기로 했다.
영화제 사무국에 따르면 오는 7일 오후 배우 이민호가 참석하는 '액터스 하우스'가 예정돼 있었으나 '부득이한 사정'을 이유로 취소됐다. 사무국은 '암살자(들)' 배우들의 개막식 참석과 야외무대 인사 일정도 제작사의 요청에 따라 취소했다. 사무국은 "관객 및 게스트들의 안전과 원활한 행사 진행을 고려한 제작사의 의사를 존중한다"고 설명했다.
영화에 출연한 배우들과 영화에 추천사를 남긴 배우들은 보수 성향 네티즌들의 '악플 표적'이 됐다. 일부 배우들은 무대인사 일정을 취소하기도 했다. 개막을 나흘 앞둔 시점에서 영화제가 공식 일정을 취소한 만큼 해당 작품의 영화제 일정은 사실상 배우 없이 진행될 가능성이 커졌다.
자택 앞 집회 예고까지…신변 위협으로 번진 논란
논란은 배우 개인에 대한 압력으로 이어졌다. 한 보수 단체는 주연 배우 유해진의 자택 앞에서 집회를 열겠다고 예고했다. 신자유연대 김상진 대표는 최근 SNS에 올린 글에서 유해진의 집 앞에 '유해진 규탄, 암살자(들) 제작사 규탄'이라는 명칭의 집회 신고를 마쳤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소속사가 유해진의 거처를 옮길 것"이라는 취지의 글을 올리고, 유해진의 자택으로 추정되는 건물의 도로명 번호가 드러난 사진도 첨부했다. 영화에 대한 비판이 작품이 아닌 배우 개인의 거주지와 신변을 겨냥하는 단계로 넘어간 것으로 보인다.

여야 공방…최민희 "21세기 대한민국 맞나" vs 주진우 "패륜영화"
영화에 대한 비판이 인신공격과 신변 위협으로 번지자 정치권에서도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민호의 행사 취소를 언급하며 "이게 무슨 세계적인 망신인가. 지금이 21세기 대한민국 맞나"라고 비판했다. 최 최고위원은 "육영수 여사의 불행한 사건을 둘러싼 의혹은 방송에서도 오래전부터 다뤘던 의혹인데, 왜 지금 유독 '암살자(들)'에 대해서만 치졸한 정치 공세를 하느냐"고 반문했다.
최 최고위원은 유해진에게 '북한상'이라고 한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을 향해서도 "기괴한 공격"이라고 비판하며 날을 세웠다.
주 의원은 이날도 공세를 이어갔다. 주 의원은 자신의 SNS에 "대한민국 영화산업을 보호해 온 스크린쿼터제는 박정희 정권에서 만들어졌는데, 그 혜택을 누려온 영화인들이 박 전 대통령 가족의 비극을 조롱하는 영화를 만들었다"고 적었다. 이어 "기괴하다. 은혜를 원수로 갚는 격"이라며 "패륜영화"라고 비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