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새벽 1시에도 SNS… 네티즌과 설전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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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 SNS, 이렇게 달라졌다

새벽 1시 20분 대통령의 글이 X(옛 트위터)에 올라왔다. 김지용 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자를 두고 '친윤(친윤석열)' 논란이 거세지던 지난 1일 새벽이었다. 이재명 대통령은 "친윤이 아닌 굳이 말해 반윤(반윤석열)"이라며 장문의 글을 올려 각종 의혹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 대표이던 시절인 지난해 2월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다함께 만드는 세상, 모두의 질문Q 출범식'에 참석해 휴대폰을 보고 있다. / 뉴스1
이재명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 대표이던 시절인 지난해 2월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다함께 만드는 세상, 모두의 질문Q 출범식'에 참석해 휴대폰을 보고 있다. / 뉴스1

이 대통령의 SNS가 달라졌다. 게시물이 폭증하고 반박 상대가 언론에서 익명의 네티즌으로 넓어졌다. 과거 기사를 공유하며 사실관계를 바로잡는 데 머물렀다면 이제는 비판 댓글에 직접 답을 달며 설전도 마다하지 않는다.

3일 청와대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2일까지 닷새간 모두 31건의 게시물을 올렸다. 날짜별로는 △지난달 28일 3건 △29일 8건 △30일 9건 △이달 1일 7건 △2일(오후 5시 기준) 4건이다. 하루에만 9건을 쏟아낸 날도 있었다.

유형별로는 국정 홍보성 게시물이 15건으로 가장 많았다. 보이스피싱 피해 감소, 대중국 수출 회복세 같은 성과를 알리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현안 대응 성격의 게시물은 7건으로 뒤를 이었다. 메가프로젝트 비판에 대한 반박, 북한군 포로 이송 공개와 관련한 우크라이나 메시지 등이 여기에 포함됐다.

가장 눈길을 끈 건 김 후보자 관련 글이다. 이 대통령은 사흘에 걸쳐 세 건의 글을 올리며 인선을 직접 방어했다. 그는 "검사 출신이라는 이유만으로 인사를 배제해서는 안 된다"며 "검사 출신이라고 다 버리자면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도,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도, 이성윤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다 검사 또는 검사 출신인데 그분들은 어찌 되겠나"라고 되물었다. 검찰개혁의 목표에 대해서도 "검찰에 대한 복수를 하자거나 검찰을 망가뜨리자는 것은 아니다"라며 "수사와 기소를 분리시키고 다시는 정권에 의해 악용되지 않으면서 제대로 수사하고 제대로 기소하게 하자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김 후보자 인선을 둘러싼 '친윤' 논란이 가열되던 시점에 이 대통령이 사흘에 걸쳐 세 건의 글로 직접 방어에 나선 것이다.

소통 방식이 달라진 점이 특히 눈길을 끈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자신의 '리트윗(게시물 재추천)' 행동을 지적한 네티즌 글에 직접 댓글을 달아 "내가 누군가의 글을 인용하는 것은 그의 모든 과거 주장에 동조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과거 글을 모두 조사할 만큼의 시간도, 필요도 없다"고도 했다.

'메가프로젝트를 왜 국민 세금으로 지원하느냐'는 비판에는 "지역균형발전이란 국가 과제를 해결하려면 기업의 지방 이전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인력 문제 해결과 직원 정주를 권장하려면 일부 지원도 필요하다"고 응수했다.

같은 날 '좌아하게'라는 표현을 써 입길에 오르기도 했다. 시민참여형 국정 홍보 홈페이지를 소개하며 "함께 알려주세요. 좌아하게"라고 적었다. '좌아하게'는 '우아하게'를 변형한 말이다. 보수적 성향을 뜻하는 '우(右)'를 진보적 성향을 뜻하는 '좌(左)'로 바꾼 표현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2일 세종에서 열린 민원 혁신 사례보고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 뉴스1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이 2일 세종에서 열린 민원 혁신 사례보고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 뉴스1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SNS 활동 급증의 배경으로는 지난달 말 멕시코 국빈 방문이 거론된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2024년 취임 이후 평일 오전 7시마다 '마냐네라(Mañanera)'라는 생중계 브리핑으로 국민과 직접 소통해 왔다. 이 대통령이 셰인바움 대통령의 방식에서 깊은 인상을 받았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왕성한 SNS 활동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방송인 김어준씨는 지난달 28일 자신의 유튜브 방송에서 이 대통령이 "'알고리즘 감옥'에 갇혀 있다"며 "리트윗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정 성향 계정들이 추천 알고리즘에 영향을 줘 일부 게시물이 집중적으로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였다. 김씨는 "X 추천 알고리즘을 조작할 수는 없지만 알고리즘의 입력값은 조작할 수 있다"며 청와대가 IT 전문가와 함께 대통령 계정을 직접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여당은 엄호에 나섰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는 1일 당 유튜브 라이브 방송에 출연해 "(일부 지적에) 너무 흔들리지 마시고 대통령이 국민과 꼭 이런 말씀은 나누는 것이 좋겠다 싶을 때 편하게 하고, 또 과하다 싶으면 국민이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꼭 세상을 옛날 문법으로 볼 필요는 없다고 본다"고도 했다.

야당은 각을 세운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달 28일 비무장지대(DMZ) 폭발 사고에 대한 합동참모본부의 중간조사 결과 발표 당시 이 대통령이 관련 없는 글을 올렸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장 대표는 "군이 이 중요한 사안을 발표하는 시간에 이 대통령은 한가롭게 김어준 주장에 반박하는 글을 올리고 있었다"며 "이 엄중한 안보 위기에 대해 여전히 '음소거' 상태"라고 비판했다.

이 대통령은 물러서지 않았다. 그는 지난달 30일 "모든 언론 기득권자들이 나서서 저를 고립시키고, 사실을 왜곡하고, 허위 사실로 음해하며 공격할 때 저와 국민들을 연결시켜 진실을 알리고 저를 살려 준 것도 SNS"라고 반박했다. 이어 "어려울수록, 왜곡된 공격이 심할수록 더욱 국민과 직접 소통하고 국민들께 기대야 한다"고 적었다.

앞으로의 소통 방식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기자회견이든, 토론회든, 현장 방문이든, 루스벨트식 노변정담이든, 유튜브 생방송이든 더욱더 국민들께 가까이 다가가 공감하고 소통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말싸움에서 이긴다고 이기는 것이 아니라 결국 국민이 판단하는 것"이라며 품격 있는 소통을 당부하는 메시지도 함께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