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 신고로 경찰 7명 출동했는데… 재판서 '무죄' 받은 30대 여성,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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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위임을 알고 신고했는지가 핵심 쟁점
112에 사실과 다른 내용을 신고해 경찰관들을 출동하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30대 여성이 무죄를 선고받았다. 법원은 신고 내용 자체보다 피고인이 당시 이를 허위라고 인식했는지가 형사책임을 판단하는 데 중요하다고 봤다.
112 신고에 경찰관 7명 긴급 출동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의정부지법은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30대 여성 A 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A 씨는 지난해 8월 경기 의정부시의 한 아파트에서 112에 전화해 누군가 흉기를 들고 와 자신을 찔렀고 배가 아프다는 취지로 신고했다. 신고를 받은 지구대 소속 경찰관 등 7명이 A 씨의 집으로 긴급 출동했다.
확인 결과 A 씨가 실제로 흉기에 찔린 사실은 없었다. A 씨는 같은 날에도 다른 사람이 자신의 집에 들어왔다는 취지로 신고하는 등 이전부터 여러 차례 112 신고를 해왔던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A 씨가 허위 내용으로 경찰관들을 속여 112 신고 사건 처리 업무를 방해했다고 보고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를 적용해 재판에 넘겼다.
법원, 허위 인식 증명 부족으로 무죄
재판부는 A 씨가 신고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는 점을 인식한 상태에서 경찰관들을 속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A 씨는 사건 이후 의료기관 두 곳에서 정신질환 진단을 받았다. 사건 당일 앞선 신고를 처리한 경찰관도 A 씨가 아래층 남성이 자신의 주거지 안으로 들어왔다고 실제로 생각하는 상태라는 취지로 기록했다.
경찰이 A 씨의 남편에게 확인한 결과 4년 전부터 관련 증상이 시작됐다는 진술도 나온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에서 위계는 자신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 상대방에게 오인이나 착각, 부지를 일으킨 뒤 이를 이용하는 것을 뜻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A 씨가 자신의 신고가 허위임을 인식하면서 경찰관들에게 오인이나 착각 등을 일으키려 했다는 사실이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거짓 112 신고는 최대 500만 원 과태료
현행 '112신고의 운영 및 처리에 관한 법률'(112신고처리법)은 거짓 112 신고를 별도로 규정하고 있다. 제4조 제2항은 누구든지 위급한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목적 외의 다른 목적으로 112 신고를 하거나, 상황을 거짓으로 꾸며 신고해서는 안 된다고 정한다.
![[일러스트]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제작한 이미지.](https://cdnweb01.wikitree.co.kr/webdata/editor/202610/03/img_20261003105358_f84c47ea.jpg)
이를 위반해 112에 거짓 신고를 하면 같은 법 제18조에 따라 5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과태료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시·도경찰청장이나 경찰서장 등이 부과·징수한다. 112신고처리법은 2024년 1월 제정돼 같은 해 7월 3일부터 시행됐다.
과태료는 형사처벌에 해당하는 벌금과는 성격이 다르다. 따라서 거짓 112 신고에는 신고 내용과 행위 형태에 따라 과태료 규정 외에도 별도의 형사처벌 규정이 적용될 수 있다.
거짓 범죄 신고하면 60만 원 이하 벌금
경범죄 처벌법에도 거짓 신고에 관한 처벌 조항이 마련돼 있다. 현행 경범죄 처벌법 제3조 제3항 제2호는 존재하지 않는 범죄나 재해 사실을 공무원에게 거짓으로 신고한 사람을 60만 원 이하의 벌금이나 구류 또는 과료에 처하도록 규정한다.
112신고처리법상 행정처분인 과태료와 달리, 경범죄 처벌법의 벌금·구류·과료는 전과 기록이 남는 형사처벌이다.
거짓 신고가 있었다고 해서 모든 경우에 동일한 법률과 처벌이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존재하지 않는 범죄나 재해를 공무원에게 거짓으로 알린 행위인지, 그 과정에서 위계를 사용해 공무원의 구체적인 직무집행까지 방해했는지 등에 따라 적용되는 규정이 달라질 수 있다.
위계로 공무집행 방해하면 5년 이하 징역
형법은 공무집행을 방해하는 행위도 별도로 처벌한다. 형법 제136조는 직무를 집행하는 공무원에게 폭행이나 협박을 한 경우 적용되는 일반적인 공무집행방해죄를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른 법정형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이다.
폭행이나 협박이 아닌 위계를 이용한 경우에는 형법 제137조의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가 적용될 수 있다. 해당 조항 역시 위계로 공무원의 직무집행을 방해한 사람을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한다.
여기서 위계는 상대방에게 오인이나 착각 등을 일으킨 뒤 이를 이용하는 방법을 말한다. 사실과 다른 말을 했는지뿐만 아니라 행위자가 이를 거짓이라고 인식했는지, 그 방법으로 공무원의 직무집행을 방해했는지 등 범죄의 구성요건이 충족돼야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가 성립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