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메달 따고 ‘전역모’ 썼다가 뭇매, 단 16분 뛴 대표팀 막내 박승수 결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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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역 혜택 '전역모' 셀카로 논란…인스타그램 통해 공식 사과
4연패 달성 뒤 선수들 경솔한 발언, 국가대표의 책임감 문제 제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금메달을 따낸 뒤 ‘전역모’ 사진을 SNS에 올렸다가 비판을 받은 한국 대표팀 막내 박승수(뉴캐슬)가 결국 고개를 숙였다. 박승수는 논란이 커지자 해당 사진을 삭제하고 “모자의 의미를 깊이 생각하지 못했다”며 직접 사과했다. 일본을 꺾고 사상 첫 아시안게임 4연패를 달성한 직후였지만, 일부 선수들의 병역 혜택 관련 발언과 행동이 잇따라 도마 위에 오르면서 우승의 여운과는 별개의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이민성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지난 3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결승에서 일본을 1-0으로 꺾었다. 엄지성의 결승골을 끝까지 지키며 2014 인천, 2018 자카르타·팔렘방, 2022 항저우 대회에 이어 4회 연속 정상에 올랐다. 대표팀 23명 가운데 이미 병역 의무를 마친 이영준(그라스호퍼), 이승원(강원), 김준홍(수원 삼성)을 제외한 20명은 금메달 획득에 따른 병역 혜택 대상이 됐다.
‘전역모 셀카’ 올린 박승수…비판 커지자 직접 사과
가장 먼저 논란의 중심에 선 선수는 2007년생으로 이번 대표팀 막내인 박승수였다. 박승수는 결승전이 끝난 뒤 라커룸에서 이른바 ‘전역모’를 쓴 채 촬영한 사진을 자신의 SNS에 공개했다. 금메달 획득으로 병역 혜택을 받게 된 직후 나온 사진인 만큼 일부에서는 군 복무를 희화화하거나 가볍게 여긴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특히 박승수가 이번 대회 3경기에서 총 16분을 소화했다는 점까지 맞물리면서 행동의 적절성을 둘러싼 논란은 더 커졌다.

비판이 이어지자 박승수는 해당 사진을 삭제하고 사과문을 올렸다. 그는 “결승전 직후 SNS에 올린 사진과 관련해 팬 여러분께 사과드리고 싶다”며 “제 행동으로 불편함을 느끼셨을 분들께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밝혔다.
박승수는 전역모를 쓰게 된 경위도 설명했다. 그는 “경기가 끝난 직후 현장에서 팬분께서 주신 모자를 받아쓰게 됐다”며 “준비해 온 시간과 노력의 결과로 금메달을 따게 됐다는 기쁨과 벅찬 마음이 너무 컸고, 그 순간 모자의 의미에 대해 깊이 생각하지 못한 채 사진을 찍어 SNS에 올렸다”고 했다.
이어 “국방의 의무를 수행하고 계신 분들을 조롱하거나 그 노고를 가볍게 생각하는 마음은 결코 없었다”며 “태극마크의 의미를 가볍게 생각한 적 또한 단 한 번도 없다”고 강조했다. 또 “이번 금메달로 주어진 기회와 혜택이 결코 당연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며 “앞으로 국민 여러분의 응원과 기대에 보답할 수 있도록 더욱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밝혔다. 끝으로 “다시 한번 저의 경솔한 행동으로 불편함을 느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거듭 고개를 숙였다.

박승수만 아니었다…양민혁·이기혁 발언도 도마
대표팀을 둘러싼 병역 논란은 박승수 한 명에 그치지 않았다. 양민혁(베스테를로)은 경기 뒤 취재진과 만나 “메달이냐 트로피냐가 중요하지는 않았다. 군 면제라는 보상이 있어서 그거 하나만 보고 경기를 했다”고 말했다. 우승 결과물의 형태가 중요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해석할 여지가 있지만, “군 면제만 보고 경기를 했다”는 표현이 전해지면서 팬들의 비판이 이어졌다.
대표팀 맏형이자 주장 이기혁(강원)의 발언도 논란에 불을 붙였다. 이기혁은 경기 직후 방송 인터뷰에서 금메달을 들어 보이며 “9일 뒤에 군대 갈 뻔했다. 이제 군대 안 간다”고 말했다. 실제로 입대를 코앞에 두고 있었던 만큼 격한 기쁨을 표현한 발언이었지만, 국가대표 주장이라는 위치를 감안하면 표현이 지나치게 가볍지 않았느냐는 지적이 나왔다.
결국 이기혁도 귀국 후 자신의 발언을 돌아봤다. 그는 “말의 무게를 더 생각했어야 했다”며 “다만 국가대표를 결코 가볍게 여기지 않았다. 병역을 신경 쓰기보다 국가대표로 책임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발언에 대해 선수들 모두 반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치권까지 번진 논란…안철수 “아시안게임 군면제 재고해야”
논란은 정치권으로까지 확산됐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4일 페이스북에서 “국가를 욕보이고 군대를 혐오하는 국가대표에게 군 면제는 가당치도 않다”며 아시안게임 병역 혜택 제도 자체를 재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 의원은 “군대 안 간다고 자랑하는 국가대표 축구팀, 군대가 혐오시설인가? 나라를 위해 발목 잃은 군인은 바보인가?”라고 비판했다. 이어 “한 선수는 ‘금메달도 트로피도 중요하지 않다, 오직 군 면제만 봤다’고 했고, 어떤 선수는 전역모를 쓰고 라커룸에서 인증샷을 남겼다”며 “주장이라는 선수조차 공식 인터뷰에서 ‘군대 안 간다’고 자랑하며 조롱을 한다”고 주장했다.
안 의원은 서부전선에서 북한 지뢰로 부상을 입은 군 장병 사례도 거론했다. 그는 “대한민국을 위해 위험지역을 수색하다 다친 참변”이라며 “이런 자들까지 지키기 위해 국방의 의무를 다하고 국가에 헌신하는 분들을 욕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시안게임 군면제, 이제 재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체육회도 “국민 정서와 안 맞을 수 있다”…4연패 뒤 남은 숙제

유승민 대한체육회장도 선수들의 표현 방식에 아쉬움을 나타냈다. 유 회장은 4일 결산 기자회견에서 “선수들의 개성 있는 표현이지만 국민 정서에 맞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선수들의 발언이나 행동을 다 통제할 수는 없지만 선수촌에서 국가대표로서 갖춰야 할 소양에 대한 교육을 더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아시안게임 금메달에 따른 병역 혜택은 선수들에게 현실적으로 큰 의미가 있다. 특히 해외 진출을 준비하거나 이미 유럽 무대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에게는 병역 문제가 선수 경력의 연속성과 맞닿아 있다. 그렇다고 병역 혜택이 금메달의 의미 전체를 대신하는 것은 아니다. 선수 개인에게 중요한 동기가 될 수는 있지만, 태극마크를 달고 얻은 결과를 어떤 말과 행동으로 표현하느냐는 또 다른 문제다.
한국 남자축구는 일본 원정에서 승리하며 아시안게임 사상 최초의 4연패라는 기록을 세웠다. 그 성과 자체와 경기 뒤 일부 선수들이 보인 경솔한 언행은 분리해서 볼 필요가 있다. 다만 금메달 직후 ‘전역모’ 사진을 올렸다가 직접 사과문까지 낸 박승수의 사례는 국가대표 선수의 말과 행동이 어디까지 책임을 동반하는지 다시 생각하게 하는 장면으로 남게 됐다.
이하 박승수 인스타그램 사과글 전문.
안녕하세요. 아시안게임 축구 국가대표 박승수입니다.
결승전 직후 SNS에 올린 사진과 관련해 팬 여러분께 사과드리고 싶습니다.
제 행동으로 불편함을 느끼셨을 분들께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경기가 끝난 직후 현장에서 팬분께서 주신 모자를 받아쓰게 됐습니다.
준비해 온 시간과 노력의 결과로 금메달을 따게 됐다는 기쁨과 벅찬 마음이 너무 컸고,
그 순간 모자의 의미에 대해 깊이 생각하지 못한 채 사진을 찍어 SNS에 올렸습니다.
다만 국방의 의무를 수행하고 계신 분들을 조롱하거나
그 노고를 가볍게 생각하는 마음은 결코 없었습니다.
태극마크의 의미를 가볍게 생각한 적 또한 단 한 번도 없습니다.
이번 금메달로 주어진 기회와 혜택이 결코 당연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잘 알고 있습니다.
앞으로 국민 여러분의 응원과 기대에 보답할 수 있도록
더욱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여드리겠습니다.
다시 한번 저의 경솔한 행동으로 불편함을 느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