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전 결승 앞두고 엄지성에게 연락한 손흥민…직접 한 말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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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의 응원이 결승골의 힘이 되다
병역 혜택 논란 속 이룬 4연패의 의미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결승에서 일본을 상대로 결승골을 터뜨린 엄지성(스완지시티)이 한일전을 앞두고 손흥민에게 직접 응원 연락을 받은 사실을 공개했다. 손흥민은 마지막 경기를 앞둔 엄지성에게 금메달을 꼭 따길 바란다는 뜻과 함께 몸 상태까지 챙겼고, 엄지성은 그 연락이 “큰 동기부여가 됐다”고 말했다.

엄지성은 지난 3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과의 결승에서 후반 16분 결승골을 넣어 한국의 1-0 승리를 이끌었다. 이번 대회에서 4골 4도움을 기록했고, 주장 이기혁이 부상으로 빠진 준결승과 결승 일부 시간에는 주장 완장까지 찼다. 한국은 엄지성의 활약을 앞세워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사상 첫 4연패를 달성했다.
“사실 직접 연락이 왔다”…손흥민이 건넨 응원
SBS 뉴스 보도에 따르면 엄지성은 금메달을 목에 건 뒤 인터뷰에서 손흥민의 응원 메시지에 관한 질문을 받았다. 그는 “사실 직접적으로 또 연락이 왔었다”고 밝히며 결승전을 앞두고 손흥민과 연락을 주고받았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엄지성은 손흥민이 “응원하고, 마지막 하나 남았는데 꼭 금메달 땄으면 좋겠다, 마지막까지 힘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손흥민은 경기 결과만 응원한 것이 아니라 엄지성의 몸 상태도 직접 물어봤다.
엄지성은 “몸 컨디션은 어떤지도 물어봐주셨다”며 “연락이 저한테는 큰 동기부여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겨야겠다는 마음가짐을 확 가질 수 있어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끝나고 또 연락드리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한일전 결승이라는 부담이 큰 경기를 앞둔 시점에서 대표팀 선배의 연락은 엄지성에게 적지 않은 힘이 된 셈이다. 이후 엄지성은 실제 결승에서 한국의 금메달을 결정짓는 한 방을 터뜨렸다.
“하나만 기다렸다”…후반 16분 터진 결승골

엄지성의 결승골은 후반 16분 나왔다. 양민혁이 오른쪽 측면에서 돌파한 뒤 올린 크로스가 일본 골키퍼의 손에 맞고 떨어졌고, 엄지성이 공을 잡아 왼발 슈팅으로 일본 골망을 흔들었다.
엄지성은 경기 뒤 당시 상황을 두고 “하나만 기다리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주도권을 뺏기고 수비만 하던 상황인데 민혁이가 잘해줘서 좋은 기회가 왔다”며 “전반에도 기회가 하나 왔는데 다음 기회는 잘 살렸다”고 돌아봤다.
이어 “잔디 때문에 넘어져서 슈팅했는데 운이 좋았다”고 웃었다. 슈팅 순간에 대해서는 “수비수들이 내게 몰릴 것이라고 생각했다. 몸이 반응했다”며 “왼발도 자신 있었는데 수비에 막힐 것 같아서 공중으로 때렸고 득점이 됐다”고 설명했다.
한국은 엄지성의 선제골을 끝까지 지키며 일본을 1-0으로 꺾었다. 엄지성은 대회 전체에서 4골 4도움을 기록하며 공격의 중심 역할을 했다. 주장 이기혁이 부상으로 빠진 준결승과 결승 일부 시간에는 주장 완장을 차며 팀을 이끌기도 했다.
“병역보다 금메달이 목표”…우승 뒤 밝힌 소감

금메달을 목에 건 엄지성은 “금메달이 생각보다 무겁다. 쇳내가 날 줄 알았는데 아무 냄새가 안 나더라”고 웃었다. 이어 “길다면 긴 여정인데 원하는 결과로 마무리했다. 동료들에게 고맙고, 고생했다고 얘기하고 싶다”고 말했다.
와일드카드로 대표팀에 합류한 만큼 부담도 적지 않았다. 23세 이하 선수들이 주축인 대표팀에서 와일드카드는 전력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기대를 함께 짊어진다. 엄지성은 이런 부담 속에서도 “병역 혜택보다 금메달이라는 목표를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후 커리어는 내가 어떻게 하느냐에 달렸다”며 “이제 소속팀으로 돌아가야 하는데 내 위치에 맞는, 내가 할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아시안게임 합류로 팀을 떠났을 때도 팀이 좋은 성적을 계속 내고 있었다. 내가 없을 때도 팀 성적이 좋았기 때문에 돌아가서 경쟁을 다시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결승전 경기 내용에 대해서는 “전반전에 많이 헤맸다. 경기 템포와 상대 수준, 잔디 상태까지 쉽지 않은 조건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경기력보다 결과를 가져오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내가 골이나 도움을 해야 우승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우승 뒤 병역 발언 논란도…이기혁·박승수·양민혁 사과
한국은 일본을 꺾고 4연패를 달성했지만, 경기 뒤 일부 선수들의 병역 관련 발언과 행동은 별도의 논란으로 번졌다. 주장 이기혁은 “9일 뒤에 군대 갈 뻔했다. 이제 군대 안 간다”고 말했다가 귀국 뒤 고개를 숙였다.
이기혁은 4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제가 주장인 만큼 말 하나하나의 무게를 생각해야 했는데, 맨 처음에 그렇게 이야기하다 보니 어린 선수들도 그런 행동을 한 것 같다”며 “국방의 의무를 하고 계신 모든 분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진심으로 전하고 싶다”고 사과했다. 또 “국방의 의무를 절대 가볍게 여겼던 것은 아니었다”며 국가대표 무대의 의미를 가볍게 생각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박승수도 시상식 이후 ‘전역모’를 쓰고 찍은 사진을 SNS에 올렸다가 논란이 되자 사과했다. 그는 “제 행동으로 인해 불편함을 느끼셨을 분들께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금메달을 따게 됐다는 기쁨과 벅찬 마음이 너무 컸고, 그 순간 모자의 의미에 대해 깊이 생각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어 국방의 의무를 수행하는 이들을 조롱하려는 마음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양민혁 역시 “메달이나 트로피는 정말 중요하지 않았다고 생각하고, 군 면제라는 보상이 있으니 그거 하나만 보고 경기를 했던 것 같다”는 발언으로 논란이 일자 입장을 냈다. 그는 국가대표로 아시안게임에 참가한 것 자체가 큰 의미였고 우승과 금메달을 목표로 최선을 다했다며, 병역 혜택은 여러 동기 중 하나였다는 뜻이 잘못 전달됐다고 설명했다.
유승민 대한체육회장도 “선수들의 개성이기도 하지만 정제된 발언도 필요하다”며 국가대표 선수들이 인터뷰와 SNS 등에서 품위를 갖출 수 있도록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