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한 편으로 가까워진 세대…광산구 가을밤 특별한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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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회 모기장 영화제 개최…청소년이 고른 ‘E.T.’ 함께 보며 세대 간 추억 공유

[위키트리 전남광주특별시 취재본부 노해섭 기자]선선한 가을밤, 야외에 설치된 모기장 안에서 영화 한 편을 매개로 청소년과 부모 세대, 지역주민이 한자리에 모였다.
박병규 광산구청장이 지난 2일 대반초등학교 운동장에서 열린 ‘제4회 모기장 영화제’에서 청소년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광주시 광산구
박병규 광산구청장이 지난 2일 대반초등학교 운동장에서 열린 ‘제4회 모기장 영화제’에서 청소년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광주시 광산구

전남광주 광산구는 지난 2일 대반초등학교 운동장에서 청소년과 주민 등 30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제4회 모기장 영화제’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모기장 영화제’는 광산구 야호센터가 마련한 지역 문화행사로, 청소년과 주민들이 일상적인 공간에서 영화를 함께 즐기면서 세대와 이웃 간 자연스러운 소통의 기회를 갖도록 기획됐다.

특히 올해 행사는 청소년들이 직접 상영작을 선정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청소년 대상 사전 설문조사를 거쳐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대표작 ‘E.T.’가 상영작으로 결정됐다.

◆ 청소년이 고른 영화, 부모 세대 추억과 만나다

‘E.T.’는 어린 시절 이 영화를 접했던 부모 세대에게는 과거의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작품이다. 반면 청소년들에게는 부모 세대가 성장 과정에서 즐겼던 영화를 함께 경험하는 기회가 됐다.

광산구는 이 같은 세대 간 문화 경험의 공유가 단순한 영화 관람을 넘어 서로의 관심사와 추억을 이해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이번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박병규 광산구청장이 지난 2일 대반초등학교 운동장에서 열린 ‘제4회 모기장 영화제’를 찾아 청소년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소통하고 있다
박병규 광산구청장이 지난 2일 대반초등학교 운동장에서 열린 ‘제4회 모기장 영화제’를 찾아 청소년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소통하고 있다

실제로 이날 행사에서는 가족과 친구, 이웃이 함께 야외에 마련된 공간에 자리를 잡고 영화를 기다리는 모습이 이어졌다.

휴대전화나 온라인 콘텐츠에 익숙한 청소년들과 부모 세대가 한 공간에서 같은 영화를 바라보며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은 모기장 영화제만의 이색적인 풍경을 만들었다.

◆ 청소년이 직접 만든 영화로 행사 문 열어

영화제는 단순히 기존 영화를 상영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지 않았다.

행사의 첫 순서는 야호센터 청소년 영화제작 프로젝트 ‘Youth Voice’에 참여한 청소년들이 직접 제작한 단편영화 상영으로 꾸며졌다.

청소년들이 기획부터 제작 과정에 참여해 완성한 작품을 주민들에게 선보이면서 영화제의 의미를 더했다. 관객들에게는 청소년들의 시선과 생각을 엿볼 수 있는 시간이 됐고, 참여 청소년들에게는 자신들의 창작물을 지역사회와 공유하는 특별한 경험이 됐다.

특히 청소년이 영화의 소비자에만 머물지 않고 직접 영화를 만들고 상영하는 주체로 참여했다는 점에서 행사의 교육적 의미도 컸다.

야호센터는 앞으로도 청소년들이 자신의 생각과 이야기를 다양한 문화 방식으로 표현하고 지역사회와 소통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 모기장 아래 모인 가족·이웃…가을밤 영화 감상

이어진 ‘모기장 시네마’에서는 이날 행사의 하이라이트인 ‘E.T.’ 상영이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모기장 안에 삼삼오오 둘러앉아 가족, 친구, 이웃과 함께 영화를 감상했다. 실내 극장과 달리 야외에서 펼쳐진 상영회는 가을밤의 분위기와 어우러져 색다른 영화 관람 경험을 선사했다.

특히 같은 영화를 보면서도 세대에 따라 떠올리는 기억과 감정이 달랐다는 점에서 자연스러운 대화도 이어졌다.

부모 세대에게는 어린 시절의 추억을 되짚어보는 시간이었고, 청소년들에게는 부모가 살아온 시대의 문화와 감성을 이해하는 기회가 됐다.

영화가 끝난 뒤에도 가족과 친구들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여운을 이어가는 등 세대 간 문화 소통이라는 행사 취지가 현장에서 자연스럽게 구현됐다.

◆ 청소년·주민 잇는 생활 속 문화행사로 자리매김

올해로 네 번째를 맞은 모기장 영화제는 해를 거듭하면서 청소년과 지역주민이 함께 참여하는 광산구의 대표적인 생활문화 프로그램 가운데 하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대규모 공연이나 별도의 문화시설을 찾지 않아도 지역의 학교 운동장 등 생활 가까운 공간에서 주민들이 함께 영화를 보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무엇보다 프로그램의 중심에 청소년이 참여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상영작 선정부터 청소년 영화제작 프로젝트까지 청소년의 목소리를 반영하면서 행사를 단순한 관람형 문화행사가 아닌 참여형 프로그램으로 확장했다.

광산구 관계자는 “청소년들이 직접 고른 영화를 부모 세대와 함께 감상하면서 서로 다른 세대의 문화와 추억을 이해하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됐다”며 “앞으로도 청소년과 주민들이 자연스럽게 만나고 소통할 수 있는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광산구는 앞으로도 청소년이 지역사회의 문화 주체로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넓히는 한편, 주민들이 세대와 세대를 넘어 서로 교류할 수 있는 생활밀착형 문화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발굴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