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날 100주년에 '이모티콘 2만 5천 개 선착순'…한글 가치는 얼마나 전해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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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교육청, 6일 오후 2시부터 '세종이·자람이' 그림말 16종 무료 배포…30일간 사용
청소년 문해력·줄임말 논란 속 한글날 행사, '일회성 홍보'에서 '문해력 교육'으로 이어져야
프랑스·일본은 언어 정책을 법·정기 조사로 관리…한글 정책에도 효과 점검 필요

교육청 재공 자료 재구성 / Ai 생성 이미지
교육청 재공 자료 재구성 / Ai 생성 이미지

[세종·대전=위키트리 양완영 기자] 한글날 제정 100주년을 맞았지만 한글을 둘러싼 사회 분위기는 마냥 축제는 아니다. 2022년 이른바 '심심한 사과' 논란에서 보듯 한글을 읽고 쓰면서도 문맥과 어휘를 이해하지 못하는 '실질적 문해력' 문제가 해마다 한글날 무렵 다시 거론된다.

줄임말과 신조어, 외국어 혼용이 소통 단절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이어진다. 문화체육관광부도 2024년 한글주간에서 한글 사용 실태를 돌아보는 행사를 열었다.

이런 흐름 속에 세종시교육청이 6일 오후 2시부터 공식 마스코트 '세종이'와 '자람이'를 활용한 움직이는 그림말(이모티콘) 16종을 무료로 배포한다.

교육청 발표에 따르면 공식 카카오톡 플러스 채널을 새로 추가한 이용자에게 선착순 2만 5,000명분을 지급하고, 지급일로부터 30일간 쓸 수 있다. '가-가보자고!', '나-나 집에 갈래'처럼 자모를 활용한 말놀이가 담겼다. 배포 종료 후에는 누리집에 그림 파일로 공개할 예정이다. 여정숙 소통담당관은 "한글의 소중한 가치와 의미를 시민들에게 친근하게 전달하고자 마련했다"고 밝혔다.

한글을 친숙하게 접하게 하려는 시도 자체는 의미가 있다. 다만 배포 방식은 '채널 신규 추가'를 조건으로 한 선착순이고 사용 기한도 30일이어서, 한글 가치 확산보다 채널 구독자 확보에 무게가 실려 보인다는 평가가 나올 수 있다.

자모 말놀이가 한글의 창제 원리나 올바른 어휘 사용을 알리는 데까지 닿을지도 별개의 문제다. 이용자 수 외에 한글 인식이나 문해력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점검하겠다는 계획은 발표에서 확인되지 않는다.

해외에서는 언어 정책을 제도와 조사로 뒷받침하는 사례가 있다. 프랑스는 1994년 '투봉법'으로 공공 영역과 상업 표시에서 프랑스어 사용을 규정했다. 일본 문화청은 해마다 '국어에 관한 여론조사'를 벌여 언어 의식 변화를 추적한다. 두 나라의 방식을 그대로 옮기기는 어렵지만, 캐릭터 배포에 그치지 않고 효과를 측정하는 구조라는 점은 참고할 만하다.

전문가들이 반복해서 제시하는 해법은 독서와 글 읽기 훈련이다. 그림말이 한글에 대한 관심을 끄는 입구가 되려면 학교 문해력 수업과 독서 활동으로 이어져야 한다. 예컨대 그림말 속 표현에 올바른 쓰임을 곁들이거나, 지역 도서관·학교 프로그램과 연계하는 방법이 있다. 100주년의 의미는 내려받은 이모티콘 수보다, 이후 한글을 얼마나 깊이 읽고 쓰게 됐는지로 가늠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