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 북받쳐 주저앉아 눈물…황인범에게 다가간 손흥민이 한 ‘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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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즈베키스탄과 평가전 직후 그라운드서 포착된 '장면'

우즈베키스탄전이 끝난 뒤 황인범이 그라운드에 주저앉아 눈물을 흘렸다. 좀처럼 감정을 추스르지 못하던 황인범에게 이강인이 먼저 다가가 어깨를 다독였고, 인터뷰를 마친 주장 손흥민도 곧바로 황인범을 찾아가 곁을 지켰다.

사진은 기사와 무관. 대한민국 축구국가대표팀 손흥민이 지난 6월 24일(현지시간) 멕시코 몬테레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A조 조별리그 3차전 대한민국과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경기에서 0-1로 패한 뒤 아쉬워 하고 있다 / 뉴스1
사진은 기사와 무관. 대한민국 축구국가대표팀 손흥민이 지난 6월 24일(현지시간) 멕시코 몬테레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A조 조별리그 3차전 대한민국과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경기에서 0-1로 패한 뒤 아쉬워 하고 있다 / 뉴스1

한국은 지난 6일 용인 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우즈베키스탄과의 축구 국가대표팀 친선경기에서 손흥민의 선제골과 오세훈의 추가골을 앞세워 2-0으로 승리했다. 이날 황인범은 후반 시작과 함께 이재성과 교체돼 그라운드에 투입됐고, 오세훈의 두 번째 골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도 시발점 역할을 했다.

경기 내용만 보면 기분 좋은 완승이었다. 그러나 종료 휘슬이 울린 뒤 황인범은 그대로 그라운드에 주저앉았다. 한동안 일어서지 못한 채 눈물을 흘리는 모습이 포착되면서 팬들의 시선이 쏠렸다.

후반 교체 투입된 황인범…오세훈 골의 출발점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황인범은 이날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한국이 손흥민의 선제골로 1-0으로 앞선 후반 시작과 함께 이재성을 대신해 투입됐다.

황인범은 앞서 에콰도르전과 우루과이전에서는 컨디션 난조로 출전하지 못했다. 베네수엘라전에서 처음 선발로 나섰고, 우즈베키스탄전에서는 다시 교체 명단에서 출발했다.

지난 6일 경기 용인시 처인구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축구 국가대표 평가전 대한민국과 우즈베키스탄의 경기, 황인범이 돌파하고 있다 / 뉴스1
지난 6일 경기 용인시 처인구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축구 국가대표 평가전 대한민국과 우즈베키스탄의 경기, 황인범이 돌파하고 있다 / 뉴스1

그는 후반 15분 오세훈의 추가골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오른쪽 측면에서 전방으로 쇄도하던 송민규에게 패스를 넣었고, 송민규는 페널티지역 구석까지 파고든 뒤 컷백 크로스를 연결했다. 오세훈이 이를 헤더로 마무리하면서 한국은 2-0으로 달아났다.

황인범은 후반전 중원의 한 축을 맡아 경기를 마쳤다. 그러나 승리가 확정된 뒤 예상치 못한 장면이 나왔다.

그대로 주저앉아 눈물…이강인 이어 손흥민까지

경기가 끝난 뒤 황인범은 그라운드에 주저앉은 채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이후에도 한동안 감정을 추스르지 못하며 쉽게 일어서지 못했다.

유튜브 ‘만돌 TV’ 등에 올라온 영상에 따르면 동료들의 도움을 받아 몸을 일으킨 황인범에게 먼저 다가간 선수는 이강인이었다. 이강인은 황인범의 어깨를 다독이며 위로했다.

지난달 28일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축구 국가대표팀 평가전 대한민국과 우루과이의 경기에서 1-4로 패배한 대한민국 손흥민이 관중석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 뉴스1
지난달 28일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축구 국가대표팀 평가전 대한민국과 우루과이의 경기에서 1-4로 패배한 대한민국 손흥민이 관중석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 뉴스1

이어 인터뷰를 마친 손흥민도 황인범의 상태를 살피기 위해 다가왔다. 손흥민은 황인범과 어깨동무를 하고 머리를 쓰다듬으며 그를 다독였다. 주장으로서 동료의 곁을 지키는 모습이 자연스럽게 포착됐다.

손흥민은 황인범뿐 아니라 교체 이후 표정이 좋지 않았던 황희찬도 찾아가 위로했다.

“오늘 경기가 마지막일 수도”…황인범이 밝힌 눈물의 이유

경기가 끝난 뒤에는 또 하나의 장면이 나왔다. 황인범은 이날 선발 출전한 황희찬, 경기에 결장한 김민재와 함께 다시 그라운드로 나왔다. 1996년생 동갑내기인 세 선수는 대표팀 유니폼을 갖춰 입고 기념사진을 찍었다.

셋이 어깨동무를 한 채 사진을 남기자 일각에서는 세 선수가 동시에 태극마크를 내려놓는 것 아니냐는 추측까지 나왔다.

황인범은 공동취재구역에서 직접 이유를 설명했다. ‘세 명이 같이 사진을 찍고 눈물도 보였다’는 질문에는 “사진 찍을 때는 눈물을 흘리지 않았다”며 웃었다.

이어 “지난 월드컵 때부터 원했던 결과를 얻지 못하고 좋지 않은 모습을 보여드렸고, 그런 부분에 대한 속상함이 컸다”고 말했다. 이번 소집을 앞두고 비행기 안에서 종아리가 붓는 증상이 나타나 두 경기에 출전하지 못한 점도 마음에 남았다고 했다.

황인범은 “오늘 경기는 김민재가 부상으로 뛰지 못했지만 황희찬과 오랜만에 꽤 긴 시간을 원 없이 뛰었던 것 같다”며 “오늘 경기를 앞두고 ‘진짜 우리 최선을 다해서 후배들에게 뭔가를 보여주자’라는 이야기를 나눴다”고 설명했다.

이어 “어린 선수들이 원 없이 자기가 잘하는 축구를 하는 모습이 너무 좋았다”며 “오늘 경기가 끝나고 감정이 많이 올라왔다”고 했다.

눈물의 이유에 대해서도 직접 밝혔다. 황인범은 “대표팀이 오면 항상 ‘이 경기가 마지막이 될 수도 있다’라는 생각을 한다”며 “그런 생각들이 오늘 더 강해지면서 눈물이 나왔던 것 같다”고 말했다.

유튜브, 연합뉴스 TV

은퇴 가능성엔 선 그은 황인범…손흥민은 새 역사

황인범은 대표팀 은퇴 가능성에는 선을 그었다.

그는 “11월 A매치 소집은 감독님이 선택하실 문제”라며 “은퇴 준비는 늘 하고 있다. 선수 생활을 잘 내려놓는 것도 현명한 사람이다. 미리미리 준비해 놔야 한다는 생각을 해왔다”고 말했다.

다만 경기장을 떠나며 취재진이 다시 대표팀 은퇴 여부를 묻자 황인범은 웃으며 “아니요, 아니요”라고 답했다.

지난 6일 경기 용인시 처인구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축구 국가대표 평가전 대한민국과 우즈베키스탄의 경기, 손흥민이 득점 후 기뻐하고 있다 / 뉴스1
지난 6일 경기 용인시 처인구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축구 국가대표 평가전 대한민국과 우즈베키스탄의 경기, 손흥민이 득점 후 기뻐하고 있다 / 뉴스1

같은 날 손흥민은 또 하나의 역사를 썼다. 전반 6분 오른발 프리킥으로 선제골을 터뜨리며 한국의 2-0 승리를 이끌었다.

손흥민은 황희찬이 얻어낸 프리킥 상황에서 수비벽 옆을 통과하는 낮고 빠른 오른발 슈팅으로 골문 오른쪽 하단을 갈랐다. 이 골로 국가대표 통산 151번째 경기에서 59호골을 기록했다.

차범근 전 감독의 136경기 58골을 넘어 한국 남자 축구 A매치 최다골 신기록도 세웠다. 차범근 전 감독이 1978년 12월 17일 방콕 아시안게임 중국전에서 58호골을 넣은 뒤 약 48년 만에 나온 새로운 기록이다.

한국 축구의 새 역사가 쓰인 날, 경기 뒤에는 기록과는 또 다른 장면이 남았다. 감정이 북받쳐 눈물을 보인 황인범, 그리고 그의 곁으로 다가가 조용히 다독인 손흥민의 모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