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환이 이강인에게 남긴 뼈 때리는 '이 조언'...최근 다시 공감 폭발 중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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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메오네 vs 모레노, 같은 포메이션 다른 결과...그 이유는

스페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서는 '이달의 선수'로 뽑혔는데, 로베르트 모레노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에서는 맞지 않는 옷을 입은 듯한 모습이다. 한국축구의 간판 이강인이 소속팀과 대표팀에서 전혀 다른 경기력을 보이면서 팬들의 아쉬움이 커지고 있다.

안정환과 이강인. / 뉴스1
안정환과 이강인. / 뉴스1

아틀레티코가 뽑은 '9월의 선수'...두 달 연속 월간 개인상

이강인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지난 3일 공식 발표한 '9월 이달의 선수'로 선정됐다. 올 시즌을 앞두고 프랑스 파리 생제르맹(PSG)을 떠나 3년 만에 스페인 프리메라리가로 복귀한 이강인은 아틀레티코 유니폼을 입고 부동의 주전으로 뛰고 있다.

9월 한 달 동안 이강인은 아틀레티코가 치른 라리가 4경기에 모두 출전했다. 같은 기간 팀 성적은 3승 1패다. 첫 경기인 아틀레틱 빌바오 원정에서는 0-3으로 졌지만, 이후 레알 소시에다드를 3-0, 오사수나를 4-0으로 꺾었다. 레알 마드리드와 치른 마드리드 더비에서도 2-1로 이기며 3연승을 달렸다. 이강인은 오사수나전에서 리그 2호골을 터뜨렸고, 레알전에서는 팀이 넣은 두 골에 모두 관여했다.

9월의 선수 후보에는 이강인을 비롯해 줄리아노 시메오네, 조너선 데이비드, 알레한드로 그리말도 등이 이름을 올렸다. 팬 투표에서 이강인이 가장 많은 표를 얻어 최종 수상자가 됐다. 앞서 지난달 말라가와의 개막전에서 왼발 감아차기로 넣은 리그 1호골이 '라리가 8월의 골'로 뽑힌 데 이어 두 달 연속 월간 개인상을 받았다. 이적 후 팀에 순조롭게 녹아들고 있다는 사실이 수상 이력으로 확인된 셈이다.

스페인 현지 평가는 "그리즈만 대체자로 훌륭한 출발"

공격 포인트가 2골 1도움으로 아주 많은 편은 아니다. 그럼에도 스페인 현지에서는 이강인이 단기간에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의 전술에 적응해 공격의 핵심으로 자리 잡았다고 본다. 스페인 매체 '아스'는 앙투안 그리즈만의 대체자로 영입된 이강인이 아틀레티코에서 훌륭하게 출발했으며, 적응이 쉽지 않은 시메오네 감독의 시스템에 빠르게 녹아들었다고 평가했다.

우루과이전 대패 직후 이강인, 손흥민. / 뉴스1
우루과이전 대패 직후 이강인, 손흥민. / 뉴스1

모레노호에서는 달랐다...그 이유가 뭐였을까

대표팀에서는 상황이 반대다. 이강인은 모레노 임시감독이 지휘하는 9~10월 A매치 4연전에 소집됐다. 컨디션 조절 차원에서 에콰도르전을 쉰 뒤 우루과이전, 베네수엘라전, 우즈베키스탄전을 소화했다. 유럽 빅리그 강팀의 주축 선수와 스페인 출신 감독의 만남이라는 점에서 시너지에 대한 기대가 높았다.

결과는 기대와 달랐다. 이강인이 빠진 에콰도르전에서 대표팀은 3-0으로 이겼다. 이강인이 나선 우루과이전은 1-4 대패, 베네수엘라전은 0-0 무승부였다. 우즈베키스탄전에서는 발목 부상 이슈로 전반만 뛰었다. 핵심 선수가 돌아온 뒤 팀 경기력이 오히려 떨어진 모양새다.

개인 경기력도 아쉬웠다. 모레노 감독은 4-4-2 전술에서 이강인을 두 경기 모두 오른쪽 미드필더로 기용했다. 소속팀 아틀레티코에서도 이강인은 같은 4-4-2에서 오른쪽 측면과 투톱 공격수를 오가며 뛰고 있었다. 포메이션은 같은데 결과는 정반대였다.

우루과이와 베네수엘라는 이강인이 대표팀 전력의 핵심이자 플레이메이커라는 점을 파악한 듯 초반부터 강한 압박을 걸었다. 이강인에게 공이 가면 상대 수비에 둘러싸여 소유권을 내주는 장면이 반복됐다. 중앙 및 최전방과의 연계가 이뤄지지 않아 위협적인 전진 패스는 거의 나오지 않았고, 롱패스도 부정확했다. 이강인이 공을 잡으면 오히려 팀의 공격 템포가 떨어지는 장면이 잦았다.

이름만 같은 4-4-2...시메오네와 모레노의 차이

시메오네와 모레노의 4-4-2는 겉보기에 포메이션만 같고 내용은 달랐다. 시메오네 감독은 이강인을 특정 포지션과 동선에 묶지 않는다. 특기인 드리블을 살려 측면과 중앙을 자유롭게 오가게 하면서 플레이의 자유도를 준다. 이강인이 자리를 비우면 마르코스 요렌테, 줄리아노 시메오네 등 동료들이 그 공간을 메운다. 시메오네 감독이 아틀레티코에서 15년간 장기 집권하며 선수들이 4-4-2 스타일을 몸으로 이해하고 있기에 가능한 조직력이다.

한국 대표팀은 사정이 다르다. 북중미월드컵 당시 홍명보호는 2년 가까이 스리백 전술에 투자했지만 성과를 내지 못했고, 그 이전에는 주로 4-2-3-1을 썼다. 4-4-2에 익숙하지 않은 선수단이다. 모레노 감독의 4-4-2도 시메오네와 운용 방식이 달라, 선수의 장점을 살리기보다 선수를 전술에 맞추는 성격이 강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즈베키스탄전 이강인 패스 모습. / 뉴스1
우즈베키스탄전 이강인 패스 모습. / 뉴스1

4-4-2의 힘은 균형에서 나온다. 선수 전원이 공격과 수비에 함께 참여해야 하고, 1·2·3선 사이 간격을 촘촘하게 유지하며 연계해야 한다. 다만 실제 경기에서는 선수마다 능력과 장단점이 다르다. 그래서 감독의 세부 전술과 역할 조정이 필수다. 시메오네가 이강인을 쓰는 방식처럼 장점은 전술 안에서 살리고 단점은 최소화하는 조율이 필요하다.

이강인의 강점은 패스, 드리블, 탈압박, 중거리슛, 축구 지능이다. 반면 수비, 몸싸움, 스피드, 활동량은 상대적으로 뛰어나지 않다. 모레노호에서 어정쩡한 오른쪽 미드필더로 고정된 이강인이 압박에 고립됐을 때 어디에 서야 하는지, 이강인에게 공이 연결되면 동료들이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지에 대해 사전에 약속된 패턴이 있어야 했다. 개인 능력에만 맡길 일이 아니었다.

베네수엘라전에서는 측면 풀백이 이강인보다 높은 위치에 서고 이강인이 수비에 전념하는 장면이 나왔다. 공격의 핵심이 3선까지 내려와 후방에서 공을 연결하는 장면도 늘었다. 지극히 비효율적인 구조다. 경기가 풀리지 않자 이강인이 답답해하는 모습을 자주 드러냈고, 집중력을 잃어 공을 뺏기거나 수비 가담이 늦어져 역습 때 포백을 위험에 빠뜨리는 상황도 여러 차례 나왔다.

남은 2경기, 모레노 감독이 풀어야 할 숙제

임시 사령탑인 모레노 감독은 남은 A매치 2경기에서 확실한 결과를 내야 한다. 이강인의 장점을 극대화할 전술 해법을 찾는 것이 선결 과제다. 이강인이 자유롭게 제 기량을 펼칠 때 대표팀 경기력도 함께 살아났다. 우루과이전, 베네수엘라전처럼 같은 방식으로 이강인을 기용한다면 모레노호의 운명도 장담하기 어렵다.

대표팀 에이스 이강인. / 뉴스1
대표팀 에이스 이강인. / 뉴스1

모레노 감독은 우즈벡전 이후 인터뷰에서 이강인을 높이 평가했다. 그는 "이강인은 의심할 여지 없이 대한민국과 대표팀을 사랑하는 선수"라며 "발목에 부상이 생겨서 어쩔 수 없이 경기장에서 빠져나갈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라리가 수준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는 선수를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이 굉장히 자랑스럽다"고 했다. 기대치가 높은 만큼 이를 채우기가 쉽지 않다는 점도 짚으면서, 이강인이 실망하지 않고 역할을 계속 해낸다면 팬들과 대표팀이 요구하는 수준에 도달할 수 있다고 밝혔다. 부상 정도에 대해서는 해당 인터뷰에서 구체적인 진단 내용이 공개되지 않았다.

안정환이 건넨 조언 "볼 소유 시간 1초만 줄이면"

이런 가운데 한국 축구 레전드 안정환이 과거 이강인에게 남긴 조언이 다시 조명되고 있다. 안정환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현대 축구 이전이었다면 이강인의 스타일을 좋아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른 대표팀 선수들을 만나면 이에 대해 얘기한 적이 있다. 볼을 소유하는 시간을 1초만 줄일 수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안정환은 "이강인이 지금도 잘하고 있지만, 볼을 소유하는 시간을 줄인다면 더욱 세계적인 스타가 될 수 있다고 감히 말한다"며 진심 어린 조언을 건넸다. 자신의 선수 시절 경험도 꺼냈다. 안정환은 "나도 선수 시절 볼을 끈다고 욕을 많이 먹었다"며 "한 걸음 뒤에서 해설을 세 번이나 나가면서 세계적인 스타들이 월드컵에서 뛰는 모습을 굉장히 많이 봤다"고 설명했다.

당시 이 발언을 두고 축구팬들 사이에서도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시간이 지난 지금은 스페인 현지에서도 비슷한 부분을 이강인의 발전 과제로 제시하고 있다. 우루과이전과 베네수엘라전에서 압박에 둘러싸여 공을 뺏긴 장면은 볼 소유 시간과 연결해서 볼 수 있다. 대표팀이 이강인 주변에 패스 길을 미리 만들어 주는 패턴을 갖추고, 이강인이 한 번에 공을 연결하는 판단 속도를 높이면 두 가지 과제가 함께 풀릴 수 있다는 전망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