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1명이 모은 250억원에서 시작…신한금융이 44년 만에 다시 만난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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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동포 손으로 탄생한 신한은행, 창립 44년의 인연
민단 80주년 맞아 금융 상담·국내 투자 참여 지원

재일동포 341명이 세운 은행…44년 이어진 특별한 관계
신한금융그룹은 재일본대한민국민단(이하 민단) 창단 80주년을 계기로 재일동포와의 금융 교류를 강화한다고 8일 밝혔다. 신한금융은 지난 7일 서울 잠실 롯데호텔월드에서 열린 민단 창단 80주년 기념식에 참여해 재일동포를 대상으로 금융 상담을 제공했다.
행사장에는 신한은행과 신한투자증권이 공동으로 운영하는 전용 홍보부스가 마련됐다. 참석자들은 한국에서 은행계좌나 증권계좌를 개설하는 방법부터 일본과 한국 사이의 자금 이동 절차까지 상담받을 수 있었다. 신한금융은 그룹의 주요 경영성과와 기업가치 제고계획을 담은 자료도 제공했다.
이번 행사는 신한금융의 출발이 재일동포 사회와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신한금융의 모태인 신한은행은 1982년 재일동포 소액주주 341명이 출자한 자본금 250억원으로 설립됐다. 해외에서 생활하던 동포들이 고국의 경제 발전에 기여하겠다는 뜻을 모아 금융기관 설립에 참여한 것이다. 금융사업을 통해 국가와 사회 발전에 기여한다는 '금융보국(金融報國)'도 이러한 창립 배경에서 비롯됐다.
일본 아닌 한국에서 처음 열린 민단 창단 기념식

이번 행사에 참여한 민단 역시 한국 현대사와 깊은 관계를 맺고 있는 재일동포 단체다. 민단은 광복 이듬해인 1946년 설립돼 일본에 거주하는 한국인의 권익을 보호하고 민족적 정체성을 유지하는 활동을 이어왔다. 창단 기념행사가 일본이 아닌 한국에서 열린 것은 80년 역사상 이번이 처음이다.
민단의 활동은 일본 내 동포사회 지원에만 머물지 않았다. 6·25전쟁 당시에는 재일학도의용군이 한국으로 건너와 참전했고, 1997년 외환위기 당시에는 재일동포들이 고국을 돕기 위한 송금 운동에 참여했다. 재일동포 사회가 한국 경제 발전과 금융시장 형성에 기여했다는 점에서 신한은행의 설립 역사와도 맞닿아 있다.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 7일 청와대에서 민단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간담회에는 민단 중앙·지방본부와 청년회 등 재일동포 사회 인사 100여 명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는 재일동포의 역사적 기여를 다음 세대에 전달하고 한일 양국 청년들의 교류를 확대하는 문제가 다뤄졌다. 재일동포 사회에서도 창립 세대를 넘어 젊은 세대가 한국과 관계를 이어갈 수 있는 새로운 연결고리를 마련하는 일이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다.
일본에 살아도 한국 주식 투자할 수 있을까
이번 신한금융의 홍보부스에서 다뤄진 금융 상담은 해외 거주자가 한국 금융시장에 투자할 때 알아야 할 실무 절차와 관련돼 있다. 해외에 거주하는 한국 국적자와 외국 국적자는 계좌 개설 과정에서 적용되는 절차가 달라질 수 있다. 같은 한국 국적자라도 국내 거주자인지 비거주자인지에 따라 제출 서류와 이용 가능한 금융서비스를 확인해야 한다.
은행계좌를 개설할 때는 본인 확인과 금융거래 목적 확인이 기본이다. 여권 등 신분증명서 외에도 거주 상태나 거래 목적에 따라 추가 자료가 요구될 수 있다. 일본에서 한국으로 투자금을 송금할 경우에는 자금의 출처와 송금 목적, 외국환거래 관련 규정도 확인해야 한다.
최근에는 외국인의 한국 주식시장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 개선도 진행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11월 외국인 통합계좌 이용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해외 금융투자업자가 국내 증권사에 통합계좌를 개설하면 외국인 투자자가 별도의 국내 증권계좌 없이 현지 증권사를 통해 한국 주식을 거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다. 실제로 2025년 8월 하나증권과 해외 증권사 간 국내 첫 외국인 통합계좌가 개설돼 거래가 시작됐다.
다만 통합계좌 이용 가능 여부는 해외 금융회사의 서비스 제공 여부 등에 따라 달라지며 모든 해외 거주자가 동일한 방식으로 거래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투자자는 계좌 개설 가능 여부뿐 아니라 환전 비용, 해외송금 수수료, 배당소득에 대한 과세 및 거주 국가의 세금 신고 의무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신한은행과 신한투자증권은 이번 행사에서 이러한 금융거래 절차를 안내하며 재일동포들의 국내 투자 참여를 지원했다.
250억원에서 대형 금융그룹으로…주주환원도 확대

신한금융이 이번 행사에서 재일동포들에게 소개한 또 다른 내용은 그룹의 경영성과와 기업가치 제고계획이다. 국내 금융권에서는 최근 배당 확대와 자사주 매입·소각 등 주주환원 정책이 중요한 경영 과제로 자리 잡고 있다. 신한금융도 2024년 발표한 기업가치 제고계획을 통해 2027년까지 자기자본이익률(ROE) 10%와 주주환원율 50%를 달성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주주환원율은 기업이 벌어들인 순이익 가운데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소각 등을 통해 주주에게 돌려주는 비율을 의미한다. 현금배당은 주주가 보유한 주식에 따라 현금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자사주 소각은 회사가 매입한 자기 주식을 없애 유통 주식 수를 줄이는 방법으로, 다른 조건이 같다면 주당 가치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신한금융은 올해 상반기 3조 442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3% 증가한 것으로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이다. 올해 현금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을 합친 주주환원 규모도 2조 8000억원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신한금융이 재일동포들에게 기업가치 제고계획을 설명한 것은 과거 창립에 참여했던 동포사회와 현재의 경영성과를 공유하고 새로운 세대의 투자 참여를 지원한다는 의미도 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신한금융은 조국 경제 발전을 염원했던 재일동포 주주들의 참여로 출발했으며, 최근 젊은 세대를 비롯한 재일동포 사회에서 국내 금융시장과 신한금융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짐에 따라 이번 홍보부스를 마련했다"며 "앞으로도 '금융보국'의 창립 정신을 계승하고 재일동포와의 소중한 인연을 미래세대까지 이어갈 수 있도록 소통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