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FTC, FTX 사태 재발 막는 ‘CTX·CAM’ 규칙안…인력·집행 줄어 실효성 의문
선호 출처로 추가
선호 출처로 추가하면 Google 주요 뉴스에 위키트리 기사가 더 자주 표시됩니다.
상품선물거래위원회, 레버리지 가상자산 거래소 연방 규제 틀 제안
인력 21%·집행 약 80% 감소 속 FTX 재발 방지 실효성 논란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월요일(현지시각) 가상자산 시장 규제 방식을 정리하는 ‘규칙 제정 사전 공고(ANPRM)’를 내놨다. 마이클 셀릭(Michael Selig) 위원장은 이 규칙이 FTX 같은 사기 행위를 사후에 기소하는 데 그치지 않고 사전에 막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핵심은 이용자에게 레버리지(차입) 거래를 제공하는 가상자산 거래소를 연방 규제 체계 안으로 끌어들이는 것이다.
규칙안이 나온 시점도 눈에 띈다. 상원이 클래리티법(CLARITY Act) 처리를 진전시키지 못한 지 몇 주 만이다. 한편 NPR은 같은 규제기관이 최근 몇 년 새 인력과 집행 건수 모두 크게 줄었다고 보도했다. 새 규칙을 실제로 집행할 역량이 있는지가 함께 따져지는 이유다.
상품선물거래위원회가 내놓은 ‘CTX·CAM’ 규칙안
상품선물거래위원회는 이번 사전 공고에서 두 갈래 규정을 제시했다. 가상자산 거래를 뜻하는 ‘규정 CTX(Regulation CTX)’와 가상자산 시장을 다루는 ‘규정 CAM(Regulation CAM)’이다. 법률 전문 매체 바이탈로에 따르면 위원회는 이를 ‘목적에 맞게 설계된’ 규정이라고 설명했다. 집행을 통한 규제가 아니라 사기 행위로부터 대중을 보호하는 틀을 만들겠다는 취지다.
법적 뿌리는 상품거래법 2조항이다. 이 조항은 일정한 개인 대상 레버리지·증거금 상품 거래를 선물계약처럼 취급하도록 한다. 거래는 지정 계약시장 안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거래소 내 거래 요건’도 포함돼 있다. 위원회는 시장 참여자들이 이 요건을 어떻게 지킬지 불확실해 의회의 의도가 막혀 왔다고 사전 공고에서 설명했다.
셀릭 위원장은 보도자료에서 “미국인들은 가상자산 시장에서 명확성과 확실성, 소비자 보호를 받을 자격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위원회는 FTX 같은 사기 행위를 사후에 기소하는 데 그치지 않고 예방하도록 설계된 규정을 마련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8월 열린 위원회 혁신자문위원회 첫 회의에서도 업계 대표들이 가상자산 거래를 연방 체계로 편입하는 방안에 관한 규제 명확화를 바랐다고 사전 공고는 적었다.

레버리지를 제공하면 거래소 전체가 대상…FTX 교훈 반영
리즌의 분석에 따르면 이 제안은 거래 자금이 모자라는 고객에게 대출을 제공하는 가상자산 플랫폼에만 적용된다. 레버리지 거래를 지원하지 않는 거래소를 쓰는 대다수 미국인은 영향을 받지 않는다. 다만 거래소가 한 번 레버리지를 제안하면 그 제안은 플랫폼의 ‘모든 계약과 거래’에 걸린다. 고객이 대출을 거절하고 자기 돈으로 전액 결제해도 마찬가지다. 거래소가 중개하는 제3자 대출도 포함된다.
‘제안’의 범위도 넓다. 상품선물거래위원회는 가입 때 동의하는 약관이나 온보딩 문서 같은 ‘표준 고객 문서’까지 제안으로 볼 수 있다는 정의를 썼다. 법에는 무엇이 제안인지 기준이 없어 위원회가 직접 정의를 만든 것이다. 이 해석에 따르면 현물 가상자산 거래도 차입금으로 매수했다면 위원회의 감독 범위에 들어온다. 의회가 2010년 부여한 권한이 근거다.
규정 CAM은 가상자산 거래에 맞춘 ‘목적 특화 규제 틀’을 만드는 내용이다. 거래·수탁·청산 같은 여러 기능을 한 플랫폼이나 계열 그룹에서 함께 수행하는 통합 모델이 ‘더 나은 결과’를 낼 수 있다고 위원회는 봤다. 리즌에 따르면 거래소는 상장·거래·결제·수탁을 한 회사에 두되 각 기능을 개별 등록하면 된다. 셀릭 위원장은 월스트리트저널 기고에서 거래소가 주(州)별 라이선스의 조각보와 ‘단일 연방 규제 체계’ 중 하나를 고를 수 있게 된다고 썼다.
FTX 사태의 교훈도 담겼다. 위원회는 고객 자금을 회사 계정과 분리 보관하게 하고 부채를 감당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지급준비금 증명을 요구할지 검토하고 있다. 사전 공고는 파산한 FTX 계열사가 자금 분리와 보안 문제투성이였지만, 상품선물거래위원회에 등록된 FTX 계열사의 고객 자산은 ‘분리돼 안전하게’ 남아 있었다고 전 위원장 Rostin Behnam의 상원 증언을 인용해 적었다. 규제 등록이 효과를 냈다는 취지다.
의회 입법 없는 규칙의 한계와 이해충돌 논란
규칙안은 클래리티법의 공백을 메우려는 시도이지만 한계가 뚜렷하다. 페이먼츠저널에 따르면 클래리티법은 가상자산이 위원회 등록 플랫폼에서 거래되도록 요구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위원회는 의회 승인 없이는 이를 강제할 권한이 없다. 셀릭 위원장은 법안이 9월 상원에서 멈추기 한 달 전인 8월 이미 기존 법정 권한으로 가상자산 시장 구조를 짜는 방안을 찾도록 직원들에게 지시했다.
핀테크 조사업체 재블린 스트래티지 앤드 리서치의 가상자산 애널리스트 조엘 휴겐토블러는 “시장 일부가 앞으로 나아가게 도울 수는 있지만 의회가 끝내지 못한 일을 마무리하지는 못한다”고 평가했다. 그는 위원회가 현물 거래에 대한 광범위한 감독권을 얻지 못한다는 점을 짚었다. 이는 클래리티법의 핵심이었다. 의회 입법 없이 만든 규칙은 법적 다툼에 휘말려 제도가 불확실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리즌은 이 제안이 법을 ‘창의적으로’ 해석해 의회의 허락 없이 법안이 주려던 권한의 일부 버전을 얻는 것이라며 ‘관할권 확장’이라고 비판했다. 위원회 스스로도 이해충돌 가능성을 인정했다. 레버리지를 제공하는 거래소는 위원회에 등록된 중개업자를 쓰거나 위원회의 중개업자 규정을 따르기로 한 은행을 후원해야 한다. 그런데 한 회사가 대출자이면서 차입 규칙을 정하고 차입자의 포지션을 강제 청산하는 역할까지 맡을 수 있기 때문이다.
증권거래위원회와의 관할 경쟁도 남아 있다. 페이먼츠저널에 따르면 SEC는 현물시장 권한을 넘기지 않았고 독자적인 ‘프로젝트 크립토’를 추진 중이다. 휴겐토블러는 “상품선물거래위원회는 거래 쪽에, SEC는 증권법의 적용을 받는 증권과 거래 쪽에 자리 잡을 것”이라며 “진짜 문제는 두 기관의 노력이 어떻게 맞물리느냐”라고 말했다. 사전 공고에 대한 의견 접수는 연방 관보 게재 60일 뒤까지이며 위원회는 이후 정식 규칙안을 작성할 가능성이 크다고 리즌은 전했다.
인력 21% 감소·집행 약 80% 급감…규제자의 역량은
새 규칙의 실효성은 집행 역량에 달려 있다. NPR이 인용한 미국 인사관리처 자료에 따르면 2025년 말 상품선물거래위원회의 직원 수는 직전 10년 평균보다 21% 적었다. 2024년 1월부터 2025년 1월까지 1년 사이에만 22% 줄었다. 위원회의 연례 보고서 기준으로 2025년 집행 조치는 지난 10년 연평균보다 80% 가까이 적었다. 이 시장에서는 매주 수천억 달러가 거래된다고 NPR은 전했다.
2005년부터 2025년까지 위원회에서 집행 담당 변호사로 일한 제프 르 리슈는 “트럼프 행정부가 가상자산 업계에 더 우호적일 것이라는 공약을 일부 내걸고 선거를 치렀다”고 말했다. 그는 업계에 성과를 보여주기 위해 사건을 맡은 일부 직원이 처벌받았고 상당수가 떠나거나 쫓겨났다고 주장했다. 위원회는 이 주장에 직접 답하지 않았다. 대변인 잭 풀턴은 셀릭 위원장과 헌신적인 직원들의 노고를 칭찬하는 성명만 냈다.
26년간 집행 변호사로 일하다 2025년 쫓겨난 수십 명 중 한 명이라는 조 코니제스키는 당시 직무대행이던 캐럴라인 팜이 “가상자산 사건을 모두 닫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팜은 2025년 12월 위원회를 떠나 현재 가상자산 기업 MoonPay의 최고법무·행정책임자로 일한다. NPR의 논평 요청에는 답하지 않았다. 바이든 행정부 때 위원회가 사기 혐의로 제기한 제미니·셀시우스·FTX 등의 사건은 트럼프 취임 뒤 철회됐다고 NPR은 전했다.
의회 감시기구인 회계감사원도 위원회의 인력 감축을 조사하기로 했다. NPR이 입수한 서한에 따르면 GAO는 12월 조사에 착수한다.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이 7월 인력과 사기 집행에 대한 조사를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위원회는 연말까지 핵심 분야에서 약 100명을 채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