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국 장관이 북한에 반박 칼자루 쥐여줬다… 이 대통령, 직접 답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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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통일부 장관 발언 인용하며 지뢰 폭발 책임 부인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이 비무장지대(DMZ) 지뢰 폭발 사건과 관련한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발언을 문제 삼으며 이재명 대통령의 답을 요구했다. 윤 의원은 북한이 정 장관의 발언을 반박 근거로 삼자, 외교안보라인의 전면 쇄신을 촉구했다.

윤상현 “정동영 발언, 북한의 책임 회피에 이용”

윤 의원은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북한의 방패가 된 정동영 장관의 말… 이재명 정부 외교안보의 민낯'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왼쪽),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 / 연합뉴스
정동영 통일부 장관(왼쪽),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 / 연합뉴스

그는 지난 8일(현지 시각) 유엔총회 제1위원회에서 북한 대표가 정 장관의 이름을 직접 거론하며 DMZ 지뢰 폭발 사건에 대한 한국 정부의 책임 추궁에 반박한 사실을 지적했다.

윤 의원은 정 장관이 국정감사에서 북한의 고의적 공격으로 판단하기 어렵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이 "북한의 책임 회피를 위한 변명거리"가 됐다고 비판했다.

이어 김여정 북한 노동당 총무부장 역시 정 장관의 발언을 대한민국 장관의 고백인 양 내세우며 지뢰 폭발 사건을 한국의 자작극으로 몰아갔다고 주장했다.

윤 의원은 주유엔 한국대사가 과학적 조사 결과를 제시하며 북한의 사과를 촉구하는 자리에서 북한 대표가 정 장관의 발언을 방패 삼아 맞섰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 외교관은 북한의 책임을 추궁하고, 북한은 우리 장관의 말을 인용해 책임을 부인하는 촌극이 벌어진 것"이라며 "피해 당사국의 장관이 스스로 북한에 반박의 칼자루를 쥐여준 어처구니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군과 유엔군사령부가 북한군의 지뢰 매설과 정전협정 위반을 확인했는데도 정 장관의 발언이 북한의 책임 회피에 이용됐다며 정부의 해명을 요구했다.

또 우리 장병 3명이 부상했고 이 가운데 1명은 발목을 잃었다면서, 북한이 사과하기는커녕 자작극이라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재명 대통령. /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 / 연합뉴스

윤 의원은 "이런 상황에서도 정부가 일관된 목소리조차 내지 못한다면 국민이 어떻게 국가안보를 신뢰하겠습니까?"라고 반문했다.

이어 "이쯤 되면 개별 장관의 실언을 넘어 이재명 정부의 외교안보 기조와 국정운영 전반을 돌아봐야 할 때"라며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답해야 합니다"라고 촉구했다.

끝으로 "더 늦기 전에 외교안보라인을 전면 쇄신하고, 흔들리는 국가안보의 원칙과 기강을 바로 세워야 합니다"라고 강조했다.

유엔서 정동영 이름 꺼낸 북한… 한국 주장 반박

윤 의원이 문제 삼은 남북 간 공방은 지난 8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81차 유엔총회 제1위원회(군축·국제안보) 일반토의에서 벌어졌다.

당시 차지훈 주유엔 한국대사는 지난 9월 21일 DMZ에서 발생한 지뢰 폭발 사건을 언급하며 북한의 책임을 추궁했다.

이 사고로 우리 군 장병 3명이 다쳤다. 군 당국은 유엔군사령부와의 공동 조사 및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정 결과를 토대로 북한군이 군사분계선(MDL) 남쪽에 매설한 지뢰가 폭발 원인이라고 결론 내렸다.

차 대사는 "우리 군과 유엔군사령부가 지원하고 법과학적 분석을 거친 합동 조사 결과, 해당 폭발은 군사분계선(MDL) 남측에 북한군이 의도적으로 매설한 지뢰에 의해 발생한 것임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어 이를 명백한 정전협정 위반으로 규정하고 북한에 공개 사과와 책임 있는 조치를 요구했다.

그러자 북한 측은 답변권을 행사하며 한국 정부의 주장을 부인했다.

북한 대표는 "한국이 언급한 이른바 '지뢰 폭발 사건'은 정당한 주권 행사인 남측 접경지 요새화 조치를 군사적 침략으로 규정하려는 불순한 방해적 행동"이라며, 자신들의 책임을 북한에 전가하려는 군부의 "서투른 술책"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이름을 직접 거론했다. 정 장관 역시 지뢰 폭발을 북한의 고의적인 공격으로 판단하기 어렵다는 취지로 발언했다며 한국 측 주장을 반박한 것이다.

한국 측은 군과 유엔군사령부의 합동 조사 및 과학적 분석 결과를 근거로 북한의 책임을 재차 지적했다.

그러나 북한은 군사적 주권 문제를 한국과 논의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되풀이하며 남북 간 대화 제안에도 거부 입장을 나타냈다.

김여정도 정동영 발언 인용… 자작극 주장

북한이 반박 근거로 내세운 정 장관의 발언은 지난 7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통일부 국정감사에서 나왔다.

당시 정 장관은 DMZ 지뢰 폭발 사건을 북한의 고의적인 공격으로 볼 수 있느냐는 질문에 "아직은 지뢰 공격으로 특정할 수 없다"고 답했다.

북한군이 군사분계선 남쪽 약 10m까지 넘어와 지뢰를 매설했다는 정부 판단을 언급하면서도, 우리 군을 겨냥한 공격 의도에 대해서는 최종적인 판단이 나오지 않았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그러면서 남북 간 적대와 대결을 해소하고 평화공존을 위한 노력을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후 김여정 북한 노동당 총무부장은 지난 8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정 장관의 국정감사 답변을 직접 언급했다.

김 부장은 "한국의 관리 정동영도 이번 '지뢰폭발 사건'을 우리 공화국의 고의적 공격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스스로 고백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뢰 폭발 사건에 대한 북한의 책임을 부인하면서 한국 정부의 대응을 '자작 광대극'이라고 비난했다.

김 부장은 북한의 접경 지역 군사 활동이 자국의 안보를 위한 조치라는 입장도 유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