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모 살해·아내 납치한 20대…쏟아진 취재진 질문에 남긴 ‘한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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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양양 야산서 긴급체포…도주 7시간 만

가정폭력 사건으로 수사를 받으며 아내와 별거하던 20대 남성이 장모를 살해하고 아내를 차에 태워 달아났다가 7시간 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혼인 무효 소송까지 진행 중이던 상황에서 벌어진 사건이다.

서울 송파구 문정동에서 장모를 살해하고 이혼 소송 중인 아내를 납치해 도주하다 강원 양양군에서 붙잡힌 20대 남성 A 씨가 지난 11일 서울 송파경찰서로 이송되고 있다 / 뉴스1
서울 송파구 문정동에서 장모를 살해하고 이혼 소송 중인 아내를 납치해 도주하다 강원 양양군에서 붙잡힌 20대 남성 A 씨가 지난 11일 서울 송파경찰서로 이송되고 있다 / 뉴스1

서울 송파경찰서는 지난 11일 존속살해 및 납치 혐의로 20대 중반 남성 A 씨를 강원도 양양군에서 긴급체포했다.

새벽 처가 찾아 장모 살해…아내 태우고 도주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이날 오전 5시 38분께 아내 B 씨가 피신해 있던 서울 송파구 처가를 찾아가 50대 장모를 흉기로 찌른 뒤 B 씨를 강제로 차량에 태워 달아난 혐의를 받는다.

당시 경찰에는 "남자가 여자를 끌고 가려고 한다. 여자 한 명이 쓰러져 있다"는 내용의 112 신고가 접수됐다. 출동한 경찰은 흉기에 찔린 장모를 병원으로 옮겼으나 끝내 숨졌다.

A 씨는 범행 직후 B 씨를 태우고 강원도 방면으로 도주했다. 송파경찰서 형사들은 강원경찰청과 공조해 추적에 나섰고, 범행 약 7시간 만인 낮 12시 35분께 강원도 양양군 야산에서 A 씨를 체포했다.

B 씨는 찰과상을 입은 점을 제외하면 안전한 상태로 구조됐다. 현장에서는 범행에 쓰인 과도도 발견됐다.

A 씨는 체포 약 6시간 만인 오후 6시 30분께 송파경찰서로 압송됐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모자를 눌러쓰고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A 씨에게 취재진은 "장모를 왜 살해했나", "범행을 계획했나", "피해자에게 미안하지 않나" 등의 질문을 던졌다.

그러나 A 씨는 구체적인 답변을 피한 채 "조사하면서 다 얘기하겠다"고만 말했다.

혼인 무효 소송·가정폭력 수사 중이었다

서울 송파구 문정동에서 장모를 살해하고 이혼 소송 중인 아내를 납치해 도주하다 강원 양양군에서 붙잡힌 20대 남성 A 씨가 지난 11일 서울 송파경찰서로 이송되고 있다 / 뉴스1
서울 송파구 문정동에서 장모를 살해하고 이혼 소송 중인 아내를 납치해 도주하다 강원 양양군에서 붙잡힌 20대 남성 A 씨가 지난 11일 서울 송파경찰서로 이송되고 있다 / 뉴스1

경찰 조사 결과 A 씨는 B 씨와 혼인 무효 소송을 진행하며 별거하던 중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그는 아내를 상습적으로 폭행한 혐의로도 경찰 수사를 받고 있었다.

경찰이 A 씨의 가정폭력 사건을 처음 인지한 것은 지난 8월이다. 당시 A 씨는 B 씨를 찾아달라며 실종 신고를 접수했고, 이후 B 씨의 소재가 서울 용산경찰서 관내에서 확인됐다.

경찰관은 같은 달 22일 B 씨를 직접 만났다. 이 자리에서 B 씨는 자신의 소재를 A 씨에게 공개하지 말아 달라고 요청하면서 가정폭력 사실을 털어놨고, 경찰은 곧바로 사건 수사에 착수했다.

용산경찰서는 피해자 조사를 진행한 뒤 같은 달 27일 사건을 수원권선경찰서로 이첩했다. 수원권선서는 B 씨로부터 "남편으로부터 주먹으로 머리를 여러 차례 폭행당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경찰은 상습적인 가정폭력 정황이 있다고 보고 지난달 2일 B 씨에게 신변 보호용 스마트워치를 지급했다. 이후 피해자 조사가 이어지는 과정에서 아내에 대한 폭력 외에 추가적인 범행 진술도 나왔다.

경찰은 증거 확보를 위해 A 씨를 상대로 압수수색에 나섰지만, 사회복무요원인 A 씨는 당시 근무지에 며칠째 출근하지 않은 상태였다.

이에 경찰은 A 씨의 신병을 확보하기 위해 범행 전날인 10월 10일로 조사 일정을 잡아 출석을 요구했다. 그러나 A 씨가 응하지 않으면서 조사 일정은 13일로 연기됐고, 예정된 조사일이 오기 전 사건이 발생했다.

접근금지 재신청 중 범행…스마트워치도 미작동

A 씨는 사건을 처음 접수한 용산경찰서로부터 피해자 주거지에서의 퇴거와 100m 이내 접근금지, 전기통신을 이용한 접근금지 등의 임시조치를 받은 상태였다.

해당 조치는 지난달 30일 종료됐다. 이후 수원권선경찰서는 추가 피해 가능성을 고려해 이달 6일 접근금지와 전기통신을 이용한 접근금지 조치를 다시 신청했다.

다만 해당 신청에 대한 법원의 결정이 내려지기 전 A 씨가 범행을 저지르면서 사건이 발생했다.

범행 당시 B 씨에게 지급돼 있던 스마트워치는 A 씨가 장모를 살해하고 B 씨를 납치하기까지 작동하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스마트워치의 배터리가 방전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으나 정확한 미작동 경위는 추가로 확인할 방침이다.

송파경찰서 관계자는 "실시간 추적으로 강원 양양 야산에 있는 것을 확인하고 형사들을 급파했다"며 "범행 동기와 계획 여부 등은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