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째 실종' YG 래퍼…사망설에 분노한 유명 가수 “뭘 안다고 산 자, 죽은 자를 함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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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년째 실종 상태인 YG 래퍼 페리, 사망 추측한 무속인에 분노한 가수 송백경
그룹 원타임 출신 송백경이 16년째 소식이 끊긴 래퍼 겸 프로듀서 페리(본명 토마스 페리 보르하)의 생사를 두고 점사를 본 무속인을 향해 강하게 불쾌감을 드러냈다. 생사가 확인되지 않은 인물을 두고 '이미 세상에 없는 것 같다'는 식의 사망설이 영상으로 퍼지자, 한때 그와 가까웠던 동료가 직접 목소리를 낸 것이다. 최근 SBS '그것이 알고 싶다'가 페리의 행방을 공개적으로 수소문하면서 그의 이름이 다시 오르내리는 가운데, 일부 유튜브 채널에서 그의 생사를 두고 자극적인 추측을 내놓는 콘텐츠까지 등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 "물을 거 다 물어놓고"…송백경의 직격
송백경은 12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한 무속인이 유튜브 채널에 올린 영상 화면을 갈무리해 올리고 장문의 글을 남겼다. 해당 영상은 무속인이 페리의 사진을 보며 점사를 보는 내용이었다.
송백경은 "아주머니. 나도 아주머니 영상 별로 안 보고 싶었습니다만 어쩌다 보게 됐습니다"라고 글을 시작했다. 이어 "그런데 저도 치가 떨리던데요. 제 눈에도 시커먼 게 보이더라고요. 그게 아줌마 속마음인지는 잘 모르겠지만요"라고 적었다.
그는 무속인이 점사를 보는 방식 자체도 문제 삼았다. 송백경은 "이분 살아 계시냐고요? 미국 언제 갔냐고요? 물을 거 다 물어놓고. 눈치껏 한다는 말씀이 뭐라고요?"라고 꼬집었다. 정보를 먼저 캐물은 뒤 그럴듯한 결론을 내놓는 것 아니냐는 지적으로 읽힌다.
무속인의 외모를 겨냥한 표현도 나왔다. 그는 "바늘 흔적은 아주머니 얼굴에서도 보여요. 눈이랑 코 할인받은 느낌으로다 말이죠"라고 받아쳤다.

그러면서 "또 뭘 안다고 다른 사람의 삶을 산 자 죽은 자 떠들며 함부로 말하나요?"라며 "제가 이래서 무속인들한테 이유 없는 미움을 갖게 된 건지도 모르겠습니다"라고 했다. 글은 "아줌마. 시커멓게 보여요. 아줌마 속마음이 말이죠"라는 문장으로 끝났다.

■ "이분 안 계신 것 같다"…논란의 점사 영상
송백경이 문제 삼은 영상에서 무속인은 페리의 사진을 살펴보며 얼굴이 어둡게 보인다고 주장했다. 그는 "살아 계신 건 맞냐", "약간 지금 치가 떨린다"고 말한 뒤 페리가 미국으로 건너간 시기와 연락이 끊긴 기간 등을 차례로 물었다.
이후 무속인은 "저는 이분이 안 계신 것 같은데. 그렇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또 "안 좋은 쪽으로 빠진 것은 맞는 것 같다. 바늘이 보였다"며 전혀 확인되지 않은 페리의 사생활까지 언급했다. 과거 자신이 상담했던 사람의 사망 사례를 꺼내 페리의 사진에서 받은 인상과 연결 짓기도 했다.
무속인이 페리의 사망을 단정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가족조차 행방을 모르는 인물을 두고 죽음과 약물을 연상시키는 말을 늘어놓은 만큼, 근거 없는 추측으로 고인 취급을 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나온다.
■ YG 음악의 출발점…2010년 LA 목격 후 행방 묘연
페리는 1971년생으로 미국 캘리포니아 출신 래퍼이자 프로듀서다. 1997년 지누션의 데뷔 앨범 작업에 참여하면서 YG엔터테인먼트와 인연을 맺었다. 이후 양현석을 비롯해 원타임, 세븐, 렉시, 거미, 휘성 등의 음악 작업을 맡으며 초창기 YG의 메인 프로듀서로 자리 잡았다. 빅뱅의 데뷔 초 곡 작업에도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YG 음악의 색깔을 처음 만든 인물로 꼽힌다. 미국 본토 힙합의 감성을 국내 대중음악에 녹여낸 그의 작업은 이후 YG가 '힙합 명가'로 자리 잡는 데 밑거름이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금도 YG 초창기 음악을 기억하는 팬들 사이에서 그의 이름이 자주 거론되는 이유다.
프로듀서로만 활동한 것은 아니다. 2001년에는 자신의 이름을 내건 솔로 앨범을 내며 래퍼로도 정식 데뷔했고, 당시 음악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2010년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목격된 것을 마지막으로 그의 근황은 끊겼다. 동료 음악인들과의 연락도 닿지 않았고, 가족들 역시 그의 행방을 알지 못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페리의 조카라고 밝힌 한 인물은 과거 온라인을 통해 미국 국무부 등 여러 기관에 실종 신고를 냈지만 별다른 도움을 받지 못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마지막 목격 시점인 2010년부터 따지면 올해로 16년째 행방이 확인되지 않고 있는 셈이다. 송백경의 기억대로 2003년 무렵부터 지인들과 연락을 끊기 시작했다면, 가까웠던 동료들이 그의 소식을 듣지 못한 시간은 20년이 넘는다. 이후 국내 팬들 사이에서도 실종설과 함께 그의 안부를 묻는 목소리가 꾸준히 이어져 왔다.
미국에서는 장기 실종 사건이 드문 일이 아니다. 미국 법무부 산하 국립 실종 및 미확인자 시스템(NamUs)에 따르면 최근 5년 동안 미국에서는 해마다 50만 건 안팎의 실종 신고가 접수됐다. 수십 년 묵은 사건이 뒤늦게 해결되는 사례도 있는 만큼, 페리의 행방 역시 끝내 확인될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놓지 않는 팬들이 많다.
■ '그알'까지 나섰다…송백경이 기억하는 페리
페리를 향한 관심이 다시 커진 것은 지난달부터다. SBS 시사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은 지난 9월 17일 공식 계정에 페리의 옛 사진과 함께 제보 요청 글을 올렸다. 제작진은 2010년 LA에서 마지막으로 목격된 뒤 행방불명된 것으로 알려진 페리의 근황을 알거나, 그의 가족과 연락이 닿는 사람의 제보를 기다린다고 밝혔다. 온라인에서만 맴돌던 페리의 행방 찾기에 시사 프로그램이 공식적으로 뛰어든 것이어서 화제가 됐다. 오랜 세월 풀리지 않았던 궁금증에 실마리가 잡힐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면서, 페리의 과거 활동과 그를 기억하는 동료들의 증언에도 다시 관심이 모였다.

송백경은 원타임 멤버로 YG 초창기를 함께한 1세대 아티스트다. 원타임 시절 페리와 함께 음악 작업을 하며 가까이 지냈고, 지난해에는 KBS2 '살림하는 남자들 시즌2'에 '추억 살림남' 첫 주인공으로 출연해 근황을 전하기도 했다. YG의 출발을 지켜본 동료인 만큼 페리를 향한 마음도 남다를 수밖에 없다.

송백경 역시 페리의 안부를 꾸준히 궁금해해 온 인물이다. 그는 지난 7월 자신의 계정에 페리와 얽힌 기억을 담은 장문의 글을 올린 바 있다. 당시 그는 많은 사람이 질문을 보내오는데 그중 가장 눈에 띄고 자신도 궁금한 것이 페리의 안부라고 적었다.
송백경은 2000년부터 2002년 무렵까지 페리와 홍대 클럽을 함께 다니고 술잔을 기울일 만큼 가까웠다고 돌아봤다. 하지만 2003년 렉시의 1집 작업 무렵 페리가 갑자기 술과 담배를 끊고 알고 지내던 사람들과 연락을 모두 끊었다고 했다. 새 전화번호를 묻자 페리가 "네가 내 번호를 알 필요는 없어"라고 답했다는 일화도 전했다.
페리가 YG를 떠난 배경에 대해서는 "왜 YG에서 나갔는지 얼추 짐작으로 눈치껏 알 수 있지만 그걸 내 입으로 직접 말할 수는 없다"며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