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김정은과 7년 만의 재회 성사될까... “그럴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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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중국 APEC 정상회의 참석 앞두고 김정은과 회동 가능성 언급
2019년 판문점 회동 이후 약 7년 만…북미 정상회담 재개 주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음 달 아시아 방문 기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날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북미 정상회담 성사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백악관 홈페이지 캡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백악관 홈페이지 캡처

13일 미국 로이터통신과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2일(이하 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취재진과 만나 아시아 방문 중 김 위원장을 만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럴 수도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흥미진진하지 않겠느냐"며 "나는 그와 잘 지낸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과의 친분을 다시 한번 강조하면서 정상 간 만남이 이뤄질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다. 다만 구체적인 회담 일정이나 장소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 달 18~19일 중국 선전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다. 이번 방중을 계기로 김 위원장과의 회동이 성사된다면 2019년 6월 판문점 회동 이후 약 7년 만에 두 정상이 다시 마주하게 된다.

트럼프, 8월부터 김정은과 회담 추진…APEC 계기 만남 가능성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9일(현지시간) 백악관 남쪽 잔디밭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백악관 공식 홈페이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9일(현지시간) 백악관 남쪽 잔디밭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백악관 공식 홈페이지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들어 김 위원장과 다시 만나고 싶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밝혀왔다. 지난 8월 19일 백악관에서 취재진이 연내 김 위원장을 만날 것으로 예상하느냐고 묻자 "그렇다. 만날 것"이라고 답했다. 당시에도 김 위원장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김 위원장과 서신을 주고받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대신 김 위원장과 자신이 잘 지내는 것은 좋은 일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이 상당한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거론하면서 김 위원장과의 관계가 안보 측면에서 중요하다는 취지로 발언하기도 했다.

북미 정상회담을 추진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도 앞서 나왔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8월 18일 미국 정부 관계자들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참모들에게 이르면 가을 김 위원장과 만나는 방안을 추진하도록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1월 중국 선전에서 개최되는 APEC 정상회의 참석을 위한 아시아 방문 기간 김 위원장과 직접 만나는 방안을 비공개로 논의했다. 다만 당시 로이터통신은 해당 보도를 독자적으로 확인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최근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의 관계를 거론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그는 지난 10일 오하이오주 유세에서 핵무기를 보유한 국가의 지도자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취지로 설명하면서 김 위원장과도 잘 지낸다고 강조했다.

미국 정부 역시 북한과의 대화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미 국무부의 토미 피곳 대변인은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의 대화를 양보로 여기지 않으며 미국의 국익에 부합한다면 북한과 관여할 의향이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싱가포르·하노이·판문점 이어 네 번째 만남 이뤄질까

2018년 6월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이 악수하고 있다. / 북한 외국문출판사 화보 캡처·뉴스1
2018년 6월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이 악수하고 있다. / 북한 외국문출판사 화보 캡처·뉴스1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첫 집권기인 2018~2019년 세 차례 만났다. 첫 정상회담은 2018년 6월 12일 싱가포르 센토사섬에서 열렸다. 현직 미국 대통령과 북한 최고지도자가 처음으로 마주 앉은 자리였다. 두 정상은 새로운 북미 관계 수립과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등을 담은 공동성명에 서명했다.

2019년 2월에는 베트남 하노이에서 두 번째 정상회담을 열었다. 그러나 북한의 비핵화 조치와 미국의 대북 제재 완화 범위를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결국 양측은 합의문에 서명하지 못한 채 회담을 끝냈다.

같은 해 6월 30일에는 판문점에서 세 번째 만남이 성사됐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한 땅을 밟았다. 현직 미국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이었다. 두 정상은 판문점 남측 자유의집에서 회동하고 실무협상을 재개하기로 했지만 이후 비핵화 협상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같은 해 10월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북미 실무협상마저 합의 없이 끝나면서 북미 대화는 장기간 교착 상태에 빠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두 번째 임기에도 정상 간 직접 만남은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이번에 회담이 성사되면 트럼프 대통령의 두 번째 임기 들어 첫 북미 정상회담이자 두 사람의 통산 네 번째 만남이 된다. 다만 과거 세 차례의 만남과 달리 현재는 북한의 핵무력 강화와 북러 군사협력 등으로 한반도를 둘러싼 안보 환경이 크게 달라진 상황이다.

북한은 비핵화 요구 거부…이재명 대통령도 북미 대화 재개 강조

회담 성사의 최대 변수는 북한의 태도다. 김 위원장은 미국과의 대화 자체를 완전히 배제하지 않으면서도 비핵화를 전제로 한 협상에는 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9월 최고인민회의 연설에서 미국이 북한의 비핵화를 요구하지 않고 평화적 공존을 원한다면 대화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과의 좋은 추억도 여전히 간직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제재 해제를 위해 핵무기를 포기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북한의 핵무력 강화 방침도 이어지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지난 9월 18일 미국 주도의 다국적 해상훈련을 비난하면서 핵무력 강화 노선에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북한 비핵화를 촉구하는 국제사회의 요구도 거부했다.

한국 정부는 북미 대화 재개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9월 18일 기자회견에서 북미 대화가 남북 대화보다 재개되기 쉬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북미 대화가 재개돼야 남북 대화도 가능해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 대통령은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의 대화를 원하고 있으며 자신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대화를 권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실제 정상회담이 성사될지는 확신할 수 없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지난 9월 22일에는 뉴욕타임스(NYT) 인터뷰를 통해 북한의 핵무기 및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추가 개발 중단과 대북 제재 완화를 맞교환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당장 완전한 비핵화를 이루기 어려운 만큼 핵 개발 동결부터 시작해 단계적으로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북한은 핵보유국 지위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입장이 확고하다. 한국과 미국, 일본 외교장관도 지난 9월 회담에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목표를 재확인한 만큼 향후 협상이 시작되더라도 핵 문제를 둘러싼 입장 차이를 좁히는 과정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