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천억 투자로 조선소 바꾼다… 전남광주, AI조선 시대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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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삼호·대아산업 등 민관 협력… 2031년까지 AI자율운영조선소 구축하고 지역 조선·기자재기업으로 기술 확산

[위키트리 전남광주특별시 취재본부 노해섭 기자] 전남광주통합특별시가 4천억원 규모의 투자와 인공지능(AI) 기술을 앞세워 서남권 조선산업의 체질 개선에 나선다.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이 12일 오후 영암군 호텔현대 바이라한 목포에서 영안군·HD현대삼호·대아산업·대불경영자협의회·전남조선해양기자재협동조합과 ‘AI자율조선소 등대공장 구축 및 지역 조선업 AX 확산을 위한 투자 및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있다. /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이 12일 오후 영암군 호텔현대 바이라한 목포에서 영안군·HD현대삼호·대아산업·대불경영자협의회·전남조선해양기자재협동조합과 ‘AI자율조선소 등대공장 구축 및 지역 조선업 AX 확산을 위한 투자 및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있다. /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숙련 인력의 경험에 의존해 온 선박 제조현장에 AI 기반 자동화·지능화 기술을 접목하고, 선도 공장에서 확보한 기술을 지역 조선·기자재기업으로 확산해 산업 생태계 전반의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지난 12일 영암 호텔현대 바이 라한에서 ‘AI자율운영조선소 투자·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조선산업의 인공지능 전환(AX)을 본격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번 협약에는 통합특별시와 영암군을 비롯해 HD현대삼호, 대아산업, 대불경영자협의회, 전남조선해양기자재협동조합이 참여했다. 대규모 투자와 기술 개발, 지역 기업의 참여를 연계해 개별 기업의 혁신을 지역 산업 전체의 변화로 이어가겠다는 취지다.

◆ 2031년까지 4천억원 투입… AI자율운영조선소 구축

협약의 핵심은 HD현대삼호와 대아산업이 오는 2031년까지 총 4천억원을 투자해 AI 기술이 적용된 선박 제조현장을 구축하는 것이다.

양사는 AI자율운영조선소 선도공장, 이른바 ‘등대공장’ 구축을 추진한다. 등대공장은 첨단 기술을 산업현장에 적용해 생산 방식의 혁신을 이끌고, 그 성과를 다른 사업장과 기업에 확산하는 거점 역할을 한다.

조선산업은 선박의 규모가 크고 공정이 복잡한 데다 다양한 부품과 장비, 숙련 인력이 유기적으로 맞물려야 하는 산업이다. 공정 간 연계와 생산 일정 관리, 품질 확보 등이 중요한 만큼 AI 기술을 활용한 제조현장 혁신이 생산성과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통합특별시는 이번 투자를 통해 확보한 AX 핵심기술을 지역 조선기업에 이전하고, 선박 제조현장의 지능화를 지역 산업의 새로운 성장 기반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이 12일 오후 영암군 호텔현대 바이라한 목포에서 열린 ‘AI자율조선소 등대공장 구축 및 지역 조선업 AX 확산을 위한 투자 및 업무협약식’ 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이 12일 오후 영암군 호텔현대 바이라한 목포에서 열린 ‘AI자율조선소 등대공장 구축 및 지역 조선업 AX 확산을 위한 투자 및 업무협약식’ 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전남광주통합특별시

◆ 대불산단 넘어 지역 조선·기자재기업으로 확산

이번 사업은 대기업의 생산현장 혁신에만 머무르지 않고 중소 조선업체와 기자재기업까지 참여하는 산업 생태계 전환을 목표로 한다.

대불경영자협의회와 전남조선해양기자재협동조합은 소속 회원사들과 함께 관련 기술 도입과 신규 투자에 나서기로 했다. 선도공장에서 축적한 기술과 경험을 지역 기업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AX 도입 효과가 산업 전반으로 퍼지도록 힘을 모을 예정이다.

이는 조선산업의 디지털 전환 과정에서 기업 간 기술 격차를 줄이고 지역 기업의 대응 역량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춘 것이다. 일부 대형 사업장의 혁신이 협력업체의 생산 방식과 기술 수준 개선으로 연결돼야 지역 전체의 산업 경쟁력도 함께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통합특별시와 영암군은 이미 조선산업 AX 기반 조성을 위한 관련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2025년 대불산단 AX실증 협업플랫폼 구축사업’과 ‘2026년 조선산업 AX실증기반 구축사업’을 유치해 현장 적용과 실증을 뒷받침할 기반을 마련했다.

여기에 AI자율운영조선소 등대공장의 성과를 지역 조선업 전반으로 확산하기 위한 기획과제도 추진하고 있다. 앞으로 기술 실증과 기업 간 협력, 현장 적용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것이 사업 성과를 좌우할 주요 과제가 될 전망이다.

◆ 정부 M.AX 전략과 연계… 조선산업 미래기술 선점

이날 협약식은 산업통상부와 해양수산부가 공동 주최한 ‘AI조선소 M.AX 얼라이언스 전략회의’와 연계해 열렸다. 행사에는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과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우승희 영암군수를 비롯해 전국 조선·항해 관련 기업과 기관, 대학 관계자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M.AX는 제조업의 인공지능 전환을 뜻하는 ‘Manufacturing AI Transformation’의 약자다. M.AX 얼라이언스는 제조업의 AI 혁신을 촉진하고 2030년 제조 AX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산업통상부와 대한상공회의소 주관으로 지난해 9월 출범했다.

10개 분과 가운데 하나인 AI조선소 M.AX 얼라이언스에는 조선업의 AX 확산을 위해 100여 개 기업과 기관이 참여하고 있다.

전략회의에서는 산업통상부 제조산업정책관이 ‘AI 조선 얼라이언스 운영방향 및 플래그십 프로젝트’를 발표하고, 산업통상부와 해양수산부가 공동 수립한 ‘자율운항선박 기본계획’도 소개했다. 참석자들은 조선산업의 AI 전환을 확산하기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통합특별시는 글로벌 조선시장이 AI 기반 생산혁신뿐 아니라 친환경 선박과 자율운항 등 차세대 기술을 중심으로 재편되는 흐름에도 대응할 방침이다. 정부의 ‘K-조선 미래비전’과 연계해 친환경 연료추진 기술과 LNG 화물창, 해상 자율운항선박의 개발·실증 기반을 조성하고 미래 조선산업의 기술 경쟁력 확보에 나선다.

◆ AI에 친환경·자율운항 더해 서남권 조선 거점 육성

협약식 이후 주요 참석자들은 HD현대삼호를 방문해 AX 추진 현황을 살펴보고 현장 근로자들을 격려했다. 정책과 투자계획을 논의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제조현장의 기술 적용 상황을 확인하는 일정으로 이어졌다.

이번 사업이 계획대로 추진되면 영암을 중심으로 한 서남권 조선산업은 생산현장의 AI 전환과 지역 기업의 기술 도입을 함께 추진할 기반을 확보하게 된다. 다만 투자 규모에 걸맞은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기술 개발과 실증뿐 아니라 중소기업의 도입 여건, 현장 인력의 기술 적응, 기업 간 협력체계도 함께 뒷받침돼야 한다.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은 “HD현대삼호의 대규모 투자가 조선산업 AX를 지역 산업 생태계 전체로 확산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통합특별시가 보유한 선박 제조 기반에 AI라는 강력한 경쟁력을 더해 서남권을 조선·기자재기업이 함께 성장하는 미래 산업 거점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이번 협약을 계기로 대규모 투자와 AI 기술 실증, 지역 기업 참여를 연계해 조선산업의 생산 방식과 산업 구조를 단계적으로 바꿔 나갈 계획이다. AI자율운영조선소 구축 성과를 지역 기업의 경쟁력 강화와 일자리, 연관 산업의 성장으로 연결할 수 있을지가 향후 사업의 중요한 관전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