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모 잔혹 살해 후 아내 납치한 20대가 수천만원 들여서 한 일...정말 소름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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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모 살해하고 아내 납치해 도주한 20대 남성, 계획 범죄 정황
장모를 흉기로 살해하고 아내를 납치해 달아난 20대 남성이 범행에 앞서 흥신소에 거액을 주고 처가 식구들의 움직임을 지켜봐 왔다는 유족 증언이 나왔다. 남성은 경찰 조사에서 우발적 범행이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경찰은 흉기를 미리 챙긴 정황 등을 근거로 계획범죄이자 보복범죄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지난 12일 존속살해와 특수감금 혐의로 김모(26)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강원도에서 붙잡힌 김씨를 송파서로 압송한 지 하루 만이다. 김씨의 구속 여부를 가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13일 오후 2시 30분 서울동부지법에서 열린다.
김씨는 11일 오전 5시 38분쯤 송파구 문정동 처가 앞 골목에서 50대 장모에게 흉기를 휘둘러 숨지게 했다. 이어 아내 A(23)씨를 강제로 차에 태워 데려간 혐의를 받는다. 그는 범행 약 7시간 만인 같은 날 낮 12시 35분쯤 강원 양양군의 한 야산에서 긴급체포됐다.
■ 흥신소에 2000만원…"2주 동안 지켜봤다"
유족 측에 따르면 김씨는 A씨를 태우고 강원도로 향하던 차 안에서 흥신소를 동원했다는 사실을 스스로 털어놨다. 한 유족은 SBS와 인터뷰에서 "자기가 흥신소에서 2주 동안 2000만 원을 내서, 언니 집 주변 곳곳에 그 사람들을 풀어놓고 위치를 다 확인했다고 하더라"라고 전했다.
13일 송파구의 한 장례식장에 차려진 빈소에서 한국일보와 만난 A씨의 숙부 최모(47)씨도 같은 내용을 전했다. 최씨에 따르면 김씨는 이동 중 A씨에게 "흥신소에 2000만 원을 주고 2주 동안 사람을 붙여 가족들 동선을 확인했다"는 취지로 말했다.
또 유족 측은 MBN과 인터뷰에서 소송 과정에서 오간 우편물을 통해 김 씨가 처가 주소를 알아냈다며, 김씨가 이 주소를 흥신소에 넘기는 등 사전에 계획된 범죄라고 주장했다.

김씨는 차 안에서 처가 식구들을 해칠 생각으로 찾아갔다는 말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은 "(김 씨가) '다 죽이려고 마음 먹었다'고, 흉기를 들고 간 게 가족을 다 죽이고 ○○이만 데리고 나오려고 (했다고 말했답니다.)"라고 주장했다.
다만 흥신소 고용과 비용은 현재까지 유족이 A씨를 통해 전해 들은 김씨의 발언이다. 수사기관이 확인한 사실은 아니다. 경찰은 김씨가 실제로 흥신소를 썼는지, 범행 전 처가 주변을 오갔는지 등 범행 전 행적을 확인하고 있다. 경찰은 김씨 차량 블랙박스의 SD카드를 확보해 범행 전후 영상을 살피고 있다. 범행 장소 주변 폐쇄회로(CC)TV도 분석해 사전 답사 여부를 들여다보는 중이다. 범행 직전 인근 CCTV에는 김씨가 골목 안을 서성이는 모습이 찍힌 것으로 전해졌다.
■ '엄마' 부르는 순간 달려들어…얼굴도 몰랐던 장모 살해
숨진 장모는 야간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집으로 오던 딸을 데리러 나갔다가 변을 당했다. 딸이 김씨 때문에 신변의 위협을 느끼자 직접 마중을 나갔다가 습격을 당했다.
유족에 따르면 고인은 사위인 김씨의 얼굴조차 알지 못했다. 최씨는 "형수님은 김씨 얼굴도 몰랐다"며 "조카가 '엄마'라고 부르는 순간 달려들어 흉기를 휘둘렀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유족은 "생각할 것도 없이 흉기를 들고 바로 달려들어서, 그냥 보자마자…."라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김씨는 체포 후 경찰 조사에서 존속살해 등 혐의를 대체로 시인했다. 그러나 아내와 대화를 나눠 마음을 돌리려고 찾아갔을 뿐 장모를 해칠 생각은 없었다고 진술했다. 범행 직후 자신도 당황했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김씨의 차량에서는 과도와 함께 길이 20cm 안팎의 송곳이 나왔다. 경찰은 김씨가 평소에도 흉기를 들고 다닌 점에 주목해 계획 여부를 추궁하고 있다. 김씨는 도주하는 동안 추적을 피하기 위해 자신의 휴대전화를 고속도로에 버린 것으로 알려졌다.

■ 흉기 들이대고 받아낸 혼인신고…피해 여성 A씨 납치 후 협박
유족들은 애초 두 사람의 혼인신고부터 김씨의 강요로 이뤄졌다고 입을 모았다. 최씨는 "가해자는 조카에게 흉기를 들이대거나 '당신 부모를 죽이고 동생을 중국에 팔아넘기겠다'며 수시로 협박했다고 한다"며 "조카는 혹시라도 가족이 피해를 당할까 봐 누구에도 말하지 못했다"고 했다.
A씨 가족은 딸이 김씨와 혼인신고를 하고 함께 살고 있다는 사실조차 몰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A씨가 폭행이 유독 심했던 날 김씨에게서 도망친 뒤 그간의 사정을 털어놨고 가족들과 상의 끝에 혼인 무효 소송 등을 준비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김씨는 이혼 소송을 벌이던 A씨가 혼인 자체가 강압에 의한 것이었다며 혼인 무효 소송으로 소 내용을 바꾸려 하자 더 큰 앙심을 품은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일보 보도에 따르면 납치된 뒤 A씨는 목숨까지 위협받았다. 최씨는 "조카가 이동 중 계속 맞았고, 김씨가 함께 죽자며 (강원 양양군) 야산으로 데려갔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A씨는 "같이 죽으면 우리 서로 못 보지 않느냐"며 김씨를 달랜 것으로 알려졌다. 최씨는 "원래 말이 없는 아이인데 더 없어졌다. 울지도 웃지도 않고 멍한 표정"이라고 안타까워했다.

■ 접근금지 끝나고 11일 만의 참변…유족 분통
김씨는 이미 가정폭력 혐의로 수사를 받던 피의자였다. 그는 A씨를 상습적으로 때린 혐의로 지난 8월 경기 수원권선경찰서에 입건됐다. 8월 22일에는 A씨로부터 100m 이내 접근금지와 전화·문자메시지 연락 금지 등 임시조치 결정을 받았다. 임시조치의 기한은 9월 30일까지였다.
경기 군포시 소속 사회복무요원인 김씨는 9월 하순부터 범행 당일까지 근무지에 나가지 않았다. 경찰은 근무지와 주거지에서 세 차례가량 압수수색을 시도했지만 김씨가 없어 영장을 집행하지 못했다. 김씨는 범행 전날인 10일 경찰의 출석 요구에도 응하지 않았다.
A씨는 경찰의 권유로 김씨가 모르는 곳에 머물다 최근 송파구 본가에 돌아와 있던 상황이었다. 경찰은 9월 초 A씨에게 스마트워치를 지급하고 거처를 옮기도록 권했다는 입장이다. 이달 6일 임시조치를 다시 신청해 법원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었다고도 했다. 결국 임시조치 공백이 생긴 지 11일 만에 범행이 벌어졌다.
재신청 경위를 두고는 경찰과 유족의 말이 엇갈린다. 경찰은 A씨 측을 설득해 직권으로 다시 신청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유족은 A씨가 직접 연장을 요청했는데도 경찰이 미뤘다고 주장했다.
수사기관의 압박이 거세지는 시점에는 가해자의 돌발 행동 위험도 커지는 만큼 피해자 보호를 한층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이 지난 5월 펴낸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살인이나 살인미수로 번진 관계성 범죄는 22건이다. 이 가운데 13건이 신고나 임시조치 같은 제도적 개입에 대한 보복이었다.
경찰은 김씨의 신병을 확보한 뒤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보복살인 혐의를 적용할 수 있는지도 따져볼 방침이다. 특가법상 보복살인은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해 일반 살인죄보다 처벌이 무겁다. 경찰은 김씨가 최근 A씨의 동향을 파악하려 한 정황을 근거로 스토킹 범죄 가능성도 함께 살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