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청와대, 찌질하게 강경화 장관 압박하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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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화, 자신이 한 말 주워담아선 안 돼"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비무장지대(DMZ) 북한 지뢰 폭발에 대해 "불의의 사고가 아니다"라고 한 강경화 주미대사 국정감사 발언의 파장을 정부가 진화하려 하자 "청와대는 찌질하게 강 대사에게 말 바꾸라고 압박하지 말라"고 비판했다.

강경화 주미한국대사가 12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D.C 주미한국대사관에서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뉴스1 (워싱턴 공동취재단)
강경화 주미한국대사가 12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D.C 주미한국대사관에서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뉴스1 (워싱턴 공동취재단)

한 의원은 14일(한국시각)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강 대사는 이미 한 말을 주워 담을 수 없고, 용기 내서 맞는 말을 한 것을 이재명 대통령 눈치 보고 주워 담아서도 안 된다"며 "지뢰 공격은 불의의 사고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 의원은 "청와대가 지금 강 대사에게 국정감사 발언을 주워 담도록 압박하는 것(그래서 주미대사관이 뒤늦게 '마사지용' 언론 PG를 내고 있다)은 문제 해결을 더욱 어렵게 하는 것"이라고도 했다.

한 의원은 같은 날 '우긴다고 우겨집니까. 국민을 우습게 보지 말라. 그럴수록 우스워지는 것은 이재명 정권'이라는 제목의 글도 올렸다. 그는 이 글에서 "아주 단순하고 명백하게 이 대통령은 '불의의 사고'라고 망언을 했고, 강 대사는 제가 이 대통령 주장과 차이를 지적하면서 발언을 유지하는지까지 물으며 발언을 바꿀 기회까지 줬음에도 불구하고 '불의의 사고가 아니다'라고 발언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 발언이 틀렸다고 한 것이다. 우긴다고 우겨지나. 국민을 우습게 보지 마라"며 "그럴수록 우스워지는 것은 이재명 정권"이라고 했다.

지뢰 폭발 사고는 서부전선 DMZ에서 작전 중이던 우리 군 장병 3명이 지뢰 폭발로 다친 것을 일컫는다. 합동참모본부는 이 사건을 "정상적인 수색작전을 수행하던 우리 장병들이 북한군의 지뢰에 의해 심각한 부상을 당한 사건"으로 보고 '북한 지뢰사건'으로 규정했다. 합참은 최종 조사 결과에서 북한군이 군사분계선(MDL) 이남에 인위적으로 매설한 지뢰가 폭발했다고 결론 내렸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12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DC 주미한국대사관에서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주미한국대사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 뉴스1(워싱턴 공동취재단)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12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DC 주미한국대사관에서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주미한국대사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 뉴스1(워싱턴 공동취재단)

이 대통령은 1일 충남 계룡대 활주로에서 열린 제78주년 국군의날 기념식 기념사에서 "얼마 전 비무장지대에서 불의의 사고로 부상을 당하신 장병들을 생각하면 지금도 마음이 아프다"며 "빠른 쾌유를 빌며 가족들께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고 말했다. '불의의 사고'는 예상하지 못한 일이 벌어졌을 때 주로 쓰는 표현이다. 북한 책임을 명시한 합참 발표와 결이 다르다는 지적이 정치권을 중심으로 나왔다.

강 대사의 발언은 12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DC 주미한국대사관에서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나왔다. 강 대사는 이번 사건이 북한의 고의적 공격인지 불의의 사고인지를 묻는 한 의원의 질의에 "유실이 됐던 건 분명히 아니라는 게 합참에서 밝혀졌고, 북한이 매설했다는 건 분명하다"고 답했다. 이어 "매설을 했다고 하는 것은, 어떤 행위에는 의도가 있기 마련 아니냐"고 말했다.

강 대사는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국정감사에서 이번 폭발을 '아직 공격으로 특정할 수 없다'고 한 데 대해서는 "장관이 한 말에 대해 제가 이렇다 저렇다 토를 달 사항은 아니라고 본다"고 했다.

고의성 여부를 거듭 묻는 한 의원에게는 "비공개 장소에선 얼마든지 얘기할 수 있다"고 답했다. 한 의원의 추궁이 이어지자 강 대사는 "불의의 사고는 분명히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 의원이 이 대통령은 불의의 사고라고 했다고 지적하자 강 대사는 "합참 (조사) 결과에서는 불의의 사고가 아니라는 것"이라고 밝혔다. 강 대사는 "우리 군 피해에 대해선 국민의 일원으로, 대사로서 굉장히 가슴 아프다"면서도 "합참에서 발표한 내용을 가지고 봤을 때 (북한이) 설치한 지뢰들이고, 이럴 땐 의도 있게 설치한 것이고, 그런 의미에서 불의의 사고가 아니라고 본다"고 했다. 한 의원은 "지뢰 사고를 어떻게 규정하느냐가 중요하다"며 “'불의의 사고'는 분명히 아닌데 이 대통령과 우리 정부 당국자는 '불의의 사고'란 표현을 절대적으로 고수하고 있다. 대사의 인식에 공감한다”고 말했다.

강경화 주미한국대사가 12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D.C 주미한국대사관에서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선서하고 있다. / 뉴스1
강경화 주미한국대사가 12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D.C 주미한국대사관에서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선서하고 있다. / 뉴스1

강 대사의 발언 직후 청와대는 언론에 배포한 공보 지침(PG)에서 "우리 장병의 부상을 초래한 지뢰가 인위적으로 매설된 전형적인 북한군 지뢰로 판단됐다는 점을 강조한 대답이었다"며 "우리 정부가 기존에 밝힌 특정 표현이 맞는지에 대한 취지가 전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자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페이스북에서 "무슨 취지가 아니라는 건지 도대체 이해할 수 없다"며 "그래 놓고 논란이 걱정됐는지 '청와대 PG'를 '주미대사 PG'로 수정해서 공지했다"고 비판했다.

주미대사관도 13일(현지시각) 보도참고자료를 내고 강 대사 발언이 "우리 정부가 기존에 밝힌 특정 표현이 맞는지에 대한 취지가 전혀 아니었다"고 거듭 해명했다. 대사관은 "주미대사는 지난 5일 합참의 최종 조사 결과에 따라 이번 폭발은 북한군이 군사분계선(MDL) 이남에 인위적으로 매설한 지뢰에 의해 발생한 것으로, 이는 정전협정 위반이라는 점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관련 취지의 발언을 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 정부는 희생 장병 피해에 대해서는 분명히 책임을 묻되, 한반도의 긴장 완화 및 신뢰 회복을 위한 노력을 병행해 나간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