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흉기 난동 피의자도 차고 있었다… '전자발찌' 재범 실태 봤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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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피의자, 전처 살인미수로 전자발찌 10년 부착
전자감독 대상자 중 성폭력 재범만 106건

지난 13일 인천 남동구 구월동의 마트와 영화관 등이 입점한 복합상가에서 전자발찌 착용자 A 씨가 흉기를 휘둘러 8명이 다쳤다. A 씨는 과거 전처를 살해하려 한 혐의로 징역 4년을 선고받았으며, 출소 후 10년간 전자발찌를 착용하도록 명령받았다. 이에 따라 2019년부터 전자감독을 받아왔으며, 사건 당일 오전에도 보호관찰관의 지도·감독을 받았다. 당시 전자장치 훼손이나 준수사항 위반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다.
이 사건을 계기로 전자감독제도의 실효성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전자발찌 착용자의 성폭력 동종 재범이 한 달 평균 2건 가까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관리 대상자가 늘어나는 동안 현장 감독 인력은 오히려 감소했다.
전자감독 제도… 범죄자 위치 추적하는 재범 방지책
'전자발찌'는 특정 범죄자의 위치와 이동 경로를 확인하기 위해 신체에 부착하는 위치추적 전자장치를 말한다. 정식 법률 명칭은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이며, 이를 근거로 전자감독 제도가 운영되고 있다.
법무부에 따르면 전자감독은 재범 위험성이 높은 특정 범죄자에게 전자장치를 부착해 위치를 확인하고, 보호관찰관이 지도·감독하는 제도다. 성폭력, 살인, 강도, 미성년자 유괴, 스토킹 등 특정 범죄자가 대상이며, 전자장치 부착이 결정된 가석방자 등도 포함된다.

국내에서는 2008년 9월 성폭력 범죄자를 대상으로 전자감독 제도가 처음 시행됐다. 이후 법률 개정을 거치면서 적용 대상이 확대됐다.
전자장치를 착용하면 대상자의 위치와 이동 경로를 24시간 확인할 수 있다. 법원은 부착명령을 내릴 때 야간 등 특정 시간대 외출 제한, 특정 장소 출입금지, 피해자 접근금지 등의 준수사항도 부과할 수 있다.
다만 전자발찌는 착용자의 위치를 확인하는 장치일 뿐, 범죄 행위 자체를 물리적으로 막는 장치는 아니다. 따라서 위치추적과 함께 보호관찰관의 밀착 지도·감독이 필수적이다.
성폭력 재범 106건… 한 달 평균 약 1.9건
그러나 현행 제도 하에서 재범은 끊이지 않고 있다. 1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법무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2년 1월부터 올해 8월까지 전자감독 대상자의 성폭력 동종 재범은 총 106건에 달했다.
조사 기간인 56개월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매달 평균 약 1.9건의 성폭력 동종 재범이 발생한 셈이다.
연도별로는 2022년 24건, 2023년 30건, 2024년 18건, 2025년 23건이었다. 올해는 8월까지 11건으로 집계됐다.
성폭력 외에 살인과 강도 범죄를 다시 저지른 사례도 확인됐다. 같은 기간 전자감독 대상자의 살인과 강도 동종 재범도 각각 2건 발생했다.
전자발찌를 착용한 상태에서 범죄를 반복한 사례뿐 아니라 감독 과정에서 부과된 준수사항을 어긴 사례도 다수 집계됐다.
외출 제한 위반 4552건… 피해자 접근금지도 어겨
전자감독 대상자가 지정된 시간에 외출하지 못하도록 한 제한을 위반한 사례는 2024년 759건에서 2025년 956건으로 늘었다. 증가율은 약 26%다.
올해도 8월까지 692건이 발생했다. 이는 2024년 연간 외출 제한 위반 건수의 약 91%에 달하는 수치다.
2022년부터 올해 8월까지 발생한 외출 제한 위반을 모두 합하면 4552건이다. 하루 평균으로 환산하면 약 2~3건이다. 이 기간 피해자 접근금지 위반도 41건 확인됐으며, 전자장치를 임의로 훼손한 사례는 31건으로 집계됐다.
외출 제한과 피해자 접근금지는 전자감독 대상자에게 개별적으로 부과될 수 있는 준수사항이다. 전자발찌를 정상적으로 착용하고 있더라도 법원이 정한 준수사항을 어기면 별도의 위반 행위가 된다.

감독 대상은 5301명으로 늘었는데… 현장 전담 인력은 되레 감소
이처럼 재범과 위반 사례가 잇따르고 있지만, 정작 이들을 감시·지도할 인력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법무부 자료에 따르면 전자감독 대상자는 2022년 4316명에서 올해 8월 5301명으로 증가했다. 4년여 동안 985명이 늘어난 것으로, 증가율은 약 23%다.
반면 현장에서 대상자를 직접 지도·감독하는 전담 인력은 같은 기간 255명에서 234명으로 오히려 21명(약 8%) 줄었다.
이로 인해 감독 인력 1명이 담당해야 하는 대상자 수는 크게 늘었다. 2022년 17.1명이었던 1인당 관리 대상자는 올해 8월 기준 20.3명으로 집계됐다.
박 의원은 "이번 인천 흉기 난동 사건을 보더라도 전자장치 부착자들의 재범에 대해 각별한 관리가 필요하다"며 "관리 대상자는 5000명을 넘어섰는데 현장 감독 인력은 오히려 줄어든 만큼, 인력을 확충하고 위험성이 높은 대상자에 대한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해외 출국 357건 허가… 체류 중에는 위치추적 '먹통'
감시망이 완전히 끊기는 '해외 출국' 관리 방식도 문제로 제기됐다.
2020년부터 올해 8월까지 접수된 전자감독 대상자의 국외 출국 신청은 총 398건이었다. 이 가운데 357건이 허가돼 승인 비율은 89.7%로 집계됐다.
전자감독 대상자가 출국 허가를 받으면 공항에서 보호관찰관이 전자장치를 해제한다. 이후 국내로 돌아올 때 다시 부착하는 방식으로 관리한다. 해외 체류 기간에는 전자장치를 통한 위치추적이 전혀 이뤄지지 않는다.
실제로 출국 허가를 받은 대상자가 범죄를 저지른 사례도 있었다. 2021년 10월에는 해외 출국이 승인된 전자감독 대상자가 출국 당일 범죄를 저지르는 사건이 발생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해외 출국 허가 심사 기준은 베일에 싸여 있다.
법무부는 해당 사건 이후 심사 기준의 변경 여부를 묻는 의원실 질의에 "출국 목적과 재범 위험성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고 답했다.
출국 허가 심사 기준과 장치 해제·재부착 절차를 규정한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 시행지침'에 대해서도 "공개될 경우 전자감독 집행을 현저히 곤란하게 할 상당한 이유가 있다"며 비공개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다만 2020년 이후 무단 출국 사례는 없었다. 출국 허가 기간 안에 귀국하지 않은 사례는 2021년 1건이었으며, 해당 대상자는 법원 결정에 따라 전자발찌 부착 기간이 연장됐다.
박 의원은 "해외 출국처럼 위치추적이 끊기는 영역일수록 허가 기준이 투명해야 한다"며 "출국 허가 심사 기준은 최소한 국회에 보고하는 등 전자감독 제도 전반을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