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인천 흉기난동범 "관심 끌려고 범행...나보다 힘 없어 보이는 사람 골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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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흉기난동범이 진술한 범행 동기
인천 남동구 구월동의 대형 상업시설에서 무차별 흉기 난동을 벌인 50대 남성이 경찰 조사에서 "나보다 힘이 없어 보이는 사람을 골랐다"고 진술했다. 병원 치료를 둘러싼 갈등 끝에 자신이 오히려 경찰 수사를 받게 되자 불만을 품고, 사회의 관심을 끌기 위해 범행을 저질렀다는 취지의 진술도 내놨다.

인천 남동경찰서는 14일 오후 인천경찰청에서 언론 브리핑을 열고 살인미수 혐의로 체포된 A(59)씨의 범행 동기에 대한 중간 수사 결과를 공개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이날 오전 9시부터 진행된 조사에서 "불만을 들어주는 곳이 없어 사회에 알려야겠다고 생각했다"며 "큰 범행을 저지르면 관심을 갖지 않을까 생각했다"는 취지로 말했다.
공격 대상을 고른 기준에 대해서는 자신보다 힘이 약해 보이는 사람을 노렸다고 밝혔다. 다만 피해자 다수가 여성이라는 점과 관련해서는 "여성만 고른 것은 아니다"라며 여성을 겨냥했다는 해석은 부인했다. 경찰은 이 역시 A씨의 일방적인 진술인 만큼 사실관계를 추가로 확인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 무좀 치료 갈등이 시작…합의금 30만 원 차이로 결렬
A씨가 범행 동기로 내세운 것은 피부질환 치료를 둘러싼 병원과의 갈등이다. A씨는 지난 7월 11일 인천 계양구의 한 병원에서 무좀 치료를 받고 약을 처방받았다. 하지만 부작용이 생기고 증상도 나아지지 않았다며 8월 13일 병원을 다시 찾아가 항의했다.
A씨 주장에 따르면 당시 병원 측은 합의금으로 70만 원을 제시했지만, A씨가 요구한 금액은 100만 원이었다. 30만 원의 간극을 좁히지 못하면서 합의는 결렬됐다. 이후 A씨는 8월 19일부터 해당 병원 앞에서 1인 시위를 이어갔다.
갈등은 시위 도중 A씨가 흉기를 꺼내 들면서 수사로 번졌다. 병원 측 신고로 A씨는 지난달 공공장소 흉기 소지 혐의로 입건됐고, 이달 6일 계양경찰서에서 조사를 받았다. 당시 A씨는 시위 팻말에 구멍을 내려고 흉기를 꺼낸 것일 뿐이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A씨는 이번 조사에서 바로 이 경찰 수사에 대한 불만이 범행으로 이어졌다고 진술했다.

■ 경찰 "진술 오락가락, 앞뒤 안 맞아"…프로파일러 투입
경찰은 A씨의 진술을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정작 불만의 대상이던 병원이 아니라, 전혀 다른 지역의 상가에서 일면식도 없는 시민들을 상대로 범행했다는 점에서 진술의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판단이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처음에는 큰 범행을 저지르면 관심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진술했지만, 이후 진술이 오락가락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범행 장소를 복합 상가로 택한 이유가 납득되지 않는 부분이 있어 프로파일러를 투입해 정확한 동기를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A씨는 살해할 의도는 없었다며 살인미수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해당 상업시설을 범행 장소로 고른 이유 등에 대해서는 횡설수설하거나 아예 답변을 거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프로파일러 3명을 조사에 투입해 범행 동기와 계획범죄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다.
■ 상담·면담 마치고 휴학계 낸 뒤 범행…5분 만에 시민들이 제압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범행 당일인 13일 오전 인천 계양구의 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에서 알코올 중독 치료를 받았다. 이후 보호관찰관과 면담하고 낮 12시 30분까지 함께 식사를 했다. A씨는 과거 살인미수죄로 징역 4년을 복역했으며, 재범 위험성이 인정돼 2029년까지 전자발찌를 착용해야 하는 상태였다.
보호관찰관과 헤어진 A씨는 지하철을 타고 범행 장소 인근으로 이동했다. 그 사이 자신이 재학 중인 방송통신대에 들러 휴학계를 제출하기도 했다. 범행 직전 신변을 정리한 정황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A씨는 오후 1시 44분께 구월동 씨앤씨 건물에 도착했다. 양손에 흉기를 한 자루씩 쥐고 흰색 테이프로 감아 고정한 채 2층 식당가로 올라간 A씨는 오후 1시 48분부터 흉기를 휘두르기 시작했다. 이후 에스컬레이터로 3층까지 이동하며 범행을 이어갔고, 영화관이 있는 4층으로도 올라가려 했지만 입구가 의자로 막혀 있어 발길을 돌렸다. 대형마트와 영화관, 키즈카페 등이 입점한 건물이었던 만큼 자칫 더 큰 참사로 번질 수 있었던 상황이었다.
A씨의 난동은 약 5분 만에 멈췄다. 현장에 있던 시민들이 의자를 던지며 맞섰고, 흉기를 빼앗아 A씨를 제압한 뒤 경찰에 넘겼다. 보호관찰관과 점심을 마친 지 약 1시간 20분 만에 벌어진 일이다. 조사 결과 A씨는 기초생활수급자로, 아내와 이혼한 뒤 일정한 직업 없이 혼자 살아온 것으로 파악됐다.

■ 피해자 10명으로 늘어…19세 여성 여전히 기계호흡
경찰이 현장 폐쇄회로(CC)TV를 분석한 결과 피해자는 당초 발표한 9명에서 10명으로 늘었다. 이 가운데 부상자는 8명이다. 새로 확인된 피해자는 59세 남성으로, A씨가 휘두른 흉기에 가슴 부위를 찔렸지만 마침 그 자리에 있던 담뱃갑 덕분에 다치지 않고 그대로 귀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흉기 위협으로 옷만 찢긴 시민 1명도 피해자에 포함돼 있다.
가장 크게 다친 19세 여성은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옮겨져 응급수술을 받았지만, 아직 스스로 호흡하지 못하고 기계호흡에 의존해 치료를 받고 있다. 나머지 부상자 7명 가운데 4명은 입원 중이고, 3명은 치료를 받은 뒤 귀가했다.
경찰은 이번 주 안에 신상정보공개 심의위원회를 열어 A씨의 얼굴과 이름 등을 공개할지 결정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위험을 무릅쓰고 피의자 제압에 나선 시민들에게 적절한 포상을 하고, 피해자들에게는 치료비와 심리 상담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