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세자와 전혀 다른 사람” 배우 김현이 사망 알려지자…피해 호소한 2001년생 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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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각한 피해와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다”
연극배우 김현이가 동명이인인 액션배우 고(故) 김현이의 비보와 관련해 피해를 호소했다. 자신의 얼굴 사진이 고인의 사진처럼 잘못 퍼지고 있다는 것이다. 고인의 사망 소식은 드라마 추모 자막을 통해 뒤늦게 전해졌고, 며칠 만에 온라인에서 두 사람을 혼동하는 일이 벌어졌다. 결국 당사자가 직접 해명에 나섰다. 그는 잘못된 게시물에 대해 삭제 요청과 함께 법적 조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히며, 무분별한 공유를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 "꼭 알려드립니다"…직접 해명 글 올린 연극배우 김현이
김현이는 지난 14일 자신의 SNS에 "꼭 알려드립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그는 "현재 저와 동명이인이신 분의 별세 소식과 관련해 인터넷상에 제 얼굴 사진이 해당 인물의 사진인 것처럼 잘못 게시되어 여러 사이트로 확산되고 있다"며 현재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저는 해당 별세자와 전혀 다른 사람이며, 이로 인해 심각한 피해와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고인을 애도하는 게시물에 살아 있는 동명이인의 얼굴이 고인의 모습처럼 쓰였다. 이 때문에 본인이 직접 나서 사실관계를 바로잡아야 하는 상황이 됐다.
김현이는 2001년생으로, 연극 '갈매기' 등에 출연한 연극배우다. 두 사람은 이름만 같을 뿐, 활동 분야도 무대와 액션 현장으로 서로 달랐다.
김현이는 해명에 그치지 않고 대응 상황도 구체적으로 밝혔다. 그는 "현재 관련 자료를 모두 확보했으며, 게시물 삭제 요청과 함께 필요한 법적 조치를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문제가 된 게시물을 이미 수집해 두었고, 삭제 요청과 법적 절차를 함께 밟고 있다는 설명이다.
오해를 바로잡아 달라는 부탁도 남겼다. 김현이는 "혹시 관련 게시물을 보셨거나 관련된 이야기로 오해하고 계신 분이 있다면 저는 해당 인물이 아니라는 점을 꼭 알아주시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추가 확산을 막기 위한 당부도 덧붙였다. 그는 "잘못된 정보가 더 이상 확산되지 않도록 무분별한 공유는 삼가주시고, 관련 게시물을 발견하신 분은 DM으로 제보 부탁드린다"고 요청했다.

■ 두 드라마 엔딩에 같은 이름…고(故) 김현이는 누구
고(故) 김현이의 비보는 최근 첫 방송을 시작한 두 드라마를 통해 알려졌다.
지난 9일 첫 방송된 SBS 금토드라마 '닥터X: 하얀 마피아의 시대'는 1회 말미에 고인의 생전 사진과 함께 "우리와 함께 달렸던 소중한 동료 故 김현이 님을 추모합니다"라는 자막을 띄웠다. 해당 문구는 '닥터X 제작진 일동' 명의로 나갔다.
'닥터X'는 일본 동명 드라마를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편성근 작가가 극본을 쓰고 이정림 PD가 연출을 맡았다. 프리랜서 의사 파견 업체를 통해 병원에 들어간 천재 외과의가 병원 내 부패한 권력 구조에 맞서는 메디컬 누아르다. 김지원이 외과의 계수정 역을 맡았고 손현주, 이정은, 김우석, 김영민, 김종구 등이 출연한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1회는 전국 11.4%, 수도권 11.2%, 최고 12.9%로 출발했다. 2회는 전국 14.9%, 수도권 14.7%까지 올랐다. 2회 분당 최고 시청률은 17.4%였으며, 넷플릭스 국내 시리즈 순위에서도 1위에 올랐다.
이튿날인 10일 오후 9시 10분에는 tvN 20주년 특별기획 토일드라마 '100일의 거짓말'이 첫 방송됐다. 이 작품도 1회 엔딩에 "액션 배우 故 김현이 님을 잊지 않고 기억하겠습니다"라는 문구를 내보냈다. 1932년 경성을 배경으로, 소매치기에서 스파이가 된 여성과 조선총독부 엘리트 통역관이 100일 동안 펼치는 16부작 첩보 로맨스다. 류보리 작가가 극본을 쓰고 유인식·김윤진 PD가 연출했다. 김유정이 경성 최고의 소매치기이자 독립운동 작전에 휘말려 스파이가 되는 이가경 역을 맡았다. 박진영은 총독부 통역관 김태웅 역을 맡았다. 김현주, 이무생, 진선규 등도 출연한다. 시청률은 1회 5.3%로 출발해 2회에서 전국 평균 7.6%, 최고 8.5%(유료플랫폼 전국 가구 기준)로 올랐다. 수도권에서는 평균 8.3%, 최고 9.4%를 기록하며 케이블·종편 동시간대 1위를 차지했다.

방송사도, 장르도 다른 두 작품이 이틀 연달아 같은 이름을 기리자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안타깝다는 반응과 함께 고인이 출연했던 작품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방송 직후에는 고인이 작품에서 어떤 일을 맡았는지 공식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었다. 다만 '닥터X' 엔딩 크레디트의 무술 항목에 김현이라는 이름이 올라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100일의 거짓말' 자막에는 '액션 배우'라는 표현이 쓰였다. 이후 관련 보도를 통해 고인이 두 작품에 모두 참여한 액션배우라는 사실이 확인됐다.
고인은 지난 8월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것으로 전해졌다. 사망 이후 두 달이 지나서야 방송 자막을 통해 뒤늦게 비보가 알려졌다.
■ 태권도 시범단에서 스턴트 현장으로…동료들이 기억하는 고인
고인은 초등학생 시절부터 태권도를 익혔고, 국가대표 태권도 시범단으로 활동하며 해외 무대에서 태권도를 알렸다. 이후 태권도장 사범으로 아이들을 가르치다 스턴트 분야를 접하면서 액션배우의 길로 들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에서 쌓은 이력도 적지 않다. 고인은 영화 '빅토리'(2024),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2024), '검은 수녀들'(2025), '동화지만 청불입니다'(2025)의 액션 작업에 참여했다. 드라마 '펜트하우스', '신병' 시리즈, '살롱 드 홈즈' 등에도 참여했다. 하지원, 이시영 등 배우들의 액션 대역을 맡았고, '신병4: 사보타주' 마지막 회에서는 배우 공민정의 대역으로 나서기도 했다.
함께 일했던 이들의 추모도 이어졌다. '신병' 시리즈를 연출한 민진기 감독은 가장 먼저 고인을 추모했다. 고인의 이름을 무술감독으로 올려 그간의 경력을 예우한 것으로 전해졌다. 몽돌액션 박지혜 팀장은 고인의 태권도 실력이 세계 정상급이었고 후배들을 세심하게 챙기던 사람이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고인을 스턴트우먼 가운데 손꼽히는 실력자로 평가했다. 고인이 자신의 노하우를 후배들과 나누고, 체격이 비슷한 후배에게 직접 현장 경험을 쌓을 기회를 열어 줬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박 팀장은 고인이 얼마나 성실하게 삶을 살아왔는지 새삼 느꼈다며, 하늘에서는 힘들지 않고 편안하게 행복하길 바란다는 마음을 전했다.
고인이 참여한 작품들이 막 방송을 시작한 시점에 비보가 전해졌다는 점도 안타까움을 더했다. 두 드라마는 첫 회부터 나란히 시청률 상승세를 타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닥터X'는 2회 만에 전국 시청률 14%대에 올라섰고, '100일의 거짓말'도 2회 만에 7%대를 기록하며 케이블·종편 동시간대 1위에 올랐다.
액션배우는 주연 배우를 대신해 위험한 장면을 소화하지만, 화면에 얼굴이 드러나는 경우는 드물다. 고인 역시 여러 화제작의 액션 장면을 책임져 왔지만, 이름이 시청자들에게 알려진 것은 세상을 떠난 뒤 방송된 추모 자막을 통해서였다. 뒤늦게 비보를 접한 누리꾼들은 SNS와 기사 댓글에 "잊지 않을게요", "편히 쉬세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등의 글을 남기며 애도를 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