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테마기행’ 오리가 1km 넘게 날아간다?…이색 경주의 정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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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위에서 춤추는 보트 경주부터 진흙탕 소 경주까지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에서 만나는 특별한 축제와 전통

오리들이 하늘을 날아 결승선을 향해 달려간다. 비행 거리는 무려 1km가 넘는다. 한편 진흙탕으로 변한 논에서는 소들이 힘차게 달리고, 강 위에서는 수십 명이 한 배에 올라 노를 젓는 경주가 펼쳐진다.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스포츠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에서는 이런 특별한 경주가 오랫동안 이어져 온 전통문화이자 주민들이 함께 즐기는 축제로 자리 잡고 있다.

20일 방송되는 EBS1 ‘세계테마기행-섬·숨·삶, 인도네시아’ 2부 ‘놀 줄 아는 섬, 수마트라’에서는 프리다이버 김선영이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을 찾아 이색적인 전통 경주와 현지인들의 삶을 만난다. 강 위에서 펼쳐지는 대규모 보트 경주부터 진흙탕 소 경주, 하늘을 나는 오리 경주까지 수마트라 사람들의 특별한 놀이 문화를 살펴본다. 이어 아름다운 섬과 전통 가옥을 방문해 오랜 세월 이어져 온 미낭카바우 사람들의 생활 방식도 들여다본다.

EBS1 ‘세계테마기행-섬·숨·삶, 인도네시아’ 2부 ‘놀 줄 아는 섬, 수마트라’ 예고편 속 장면. / EBS 제공
EBS1 ‘세계테마기행-섬·숨·삶, 인도네시아’ 2부 ‘놀 줄 아는 섬, 수마트라’ 예고편 속 장면. / EBS 제공

배 위에서 춤을 춘다고?…수마트라의 특별한 보트 경주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의 쿠안탄 싱잉이(Kuantan Singingi)에서는 매년 강을 무대로 특별한 축제가 펼쳐진다. 쿠안탄강(Batang Kuantan)을 따라 길고 커다란 보트들이 빠른 속도로 물살을 가르는 전통 경주 ‘파추 잘루르(Pacu Jalur)’다. 수많은 선수가 한 배에 올라 힘차게 노를 젓는 모습은 그 자체로 장관을 이룬다.

그런데 이 경주에서는 노를 젓는 사람들만큼이나 눈길을 끄는 인물이 있다. 바로 뱃머리에 올라 춤을 추는 ‘투캉 타리(Tukang Tari)’다. 좁은 뱃머리에서 몸을 움직이며 흥을 돋우고 선수들의 사기를 끌어올리는 역할을 한다. 배의 움직임과 노 젓는 리듬을 조율하는 ‘투캉 온자이(Tukang Onjai)’도 중요한 역할을 맡는다.

파추 잘루르는 단순히 빠른 배가 우승하는 경기가 아니다. 선수들이 같은 박자로 노를 젓고, 배 위의 구성원들이 호흡을 맞춰야 제 실력을 발휘할 수 있다. 개인의 능력뿐 아니라 협동심과 공동체의 단합이 중요한 이유다. 김선영은 축제 현장을 찾아 뜨거운 열기로 가득한 강 위의 풍경을 살펴보고, 수마트라 사람들이 오랫동안 지켜 온 전통의 의미를 만난다.

진흙탕 논에서 소들이 질주한다…색다른 전통 경주

흥겨운 보트 경주를 뒤로하고 향한 곳은 수마트라의 숨은 보석이라 불리는 파숨파한(Pasumpahan)섬이다. 아름다운 바다와 한적한 풍경 속에서 여유로운 하루를 보낸 김선영은 다시 서수마트라의 고원 도시 파야쿰부(Payakumbuh)로 이동한다.

이곳에서는 강이 아닌 논에서 펼쳐지는 특별한 경주를 만난다. 수확을 마친 논을 무대로 소들이 달리는 ‘파추 자위(Pacu Jawi)’다. 일반적인 파추 자위는 두 마리의 소를 이용해 진행하는 전통 경주로, 물과 진흙이 뒤섞인 논을 가로지르는 소들의 역동적인 모습이 유명하다.

그런데 파야쿰부의 파추 자위는 조금 다르다. 다른 지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경주와 비교하면 소의 크기와 숫자, 경기 방식에도 차이가 있다. 다소 허술해 보이기도 하는 모습이 오히려 현지 축제만의 친근한 매력을 만들어 낸다.

비가 내려 진흙탕으로 변한 논에서 소들이 힘차게 움직이고, 주변에서는 주민들이 경주를 지켜보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농사를 짓던 공간이 특별한 놀이터로 변하는 순간이다. 김선영은 이색적인 경주를 통해 수마트라 농촌에 남아 있는 전통 놀이의 모습을 살펴본다.

오리가 1km 넘게 날아온다?…놀라운 오리 경주의 정체

수마트라의 이색 경주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길을 지나던 김선영은 한곳에 모여 있는 사람들과 오리들을 발견한다. 무슨 일인지 가까이 다가가 보니 오리들이 참가하는 경주가 열리고 있었다. 이름은 ‘파추 이티악(Pacu Itiak)’이다.

이 경주의 가장 놀라운 점은 오리들이 땅 위를 달리는 것이 아니라 하늘을 난다는 사실이다. 훈련된 오리들이 1000m가 넘는 거리를 날아오는 모습은 쉽게 볼 수 없는 장면이다. 평소 물 위를 헤엄치거나 땅에서 뒤뚱거리며 걷는 오리의 모습에 익숙한 사람들에게는 더욱 낯설게 느껴진다.

파추 이티악은 아이들의 놀이에서 유래한 것으로 전해진다. 작은 놀이로 시작된 활동이 시간이 흐르면서 지역을 대표하는 이색적인 경주로 발전한 것이다. 김선영은 오리들이 비행하는 놀라운 광경을 직접 살펴보고, 현지인들이 오리를 어떻게 훈련하는지도 알아본다.

강에서 노를 젓는 사람들, 논에서 질주하는 소들, 하늘을 나는 오리들까지 경주의 형태는 제각각이다. 하지만 주민들이 한데 모여 웃고 즐기며 전통을 이어간다는 점에서는 공통점을 가진다. 수마트라의 특별한 축제는 이곳 사람들이 자연과 함께 살아오면서 만들어 낸 독특한 놀이 문화를 보여준다.

결혼해도 이어지는 모계 전통…미낭카바우 사람들의 삶

수마트라 여행의 마지막 여정은 미낭카바우(Minangkabau) 문화와의 만남이다. 인도네시아 서수마트라 지역에 뿌리를 둔 미낭카바우 사람들은 오랫동안 모계를 중심으로 가문과 재산의 계승이 이뤄지는 전통을 이어왔다.

김선영은 미낭카바우의 전통 가옥인 ‘루마 가당(Rumah Gadang)’을 찾아 이들의 생활 문화를 살펴본다. 루마 가당은 독특한 지붕 모양이 특징인 건축물로, 미낭카바우의 가족 공동체와 전통을 상징하는 공간이기도 하다.

이곳에서 김선영은 미낭카바우 사람들이 지켜 온 모계 전통에 관한 이야기를 듣는다. 이어 새로운 삶을 시작한 신혼부부를 만나 결혼을 축하하며 현지 가족 문화의 의미도 되새긴다.

거대한 보트가 강을 가르고, 소들이 진흙탕 논을 달리며, 오리들이 하늘을 나는 수마트라. 여기에 오랜 세월 이어져 온 모계 전통까지 더해지면서 인도네시아의 또 다른 얼굴이 드러난다. 자연과 어우러진 특별한 경주와 사람들의 삶을 통해 수마트라만의 다채로운 매력을 만나본다.

EBS1 ‘세계테마기행-섬·숨·삶, 인도네시아’ 2부 ‘놀 줄 아는 섬, 수마트라’는 20일 화요일 오후 8시 40분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