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테마기행’ 빨래터에 허벅지 굵기 장어 떼…대체 무슨 일?

Google 검색에서
선호 출처로 추가

선호 출처로 추가하면 Google 주요 뉴스에 위키트리 기사가 더 자주 표시됩니다.

인도네시아 암본의 강에서 만나는 거대한 민물장어
소라 껍데기 악기부터 갓 잡은 생선구이까지

사람들이 빨래하고 물놀이를 즐기는 평범한 강에 믿기 어려운 생명체들이 살고 있다. 물속에서 모습을 드러낸 것은 팔뚝보다 굵고 허벅지만 한 몸집을 자랑하는 거대한 민물장어들이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마을 사람들이 이 장어들을 특별한 존재로 여기며 함께 살아간다는 점이다. 인도네시아의 작은 섬 암본에서 만날 수 있는 신비로운 풍경이다.

21일 방송되는 EBS1 ‘세계테마기행-섬·숨·삶, 인도네시아’ 3부 ‘바다 향기, 암본’에서는 프리다이버 김선영이 인도네시아 동부 암본섬을 찾아 특별한 자연과 문화를 경험한다. 소라 껍데기로 음악을 연주하는 사람들부터 거대한 민물장어와 공존하는 마을 주민들, 울창한 숲에 숨겨진 폭포와 바닷가 어시장까지 암본의 다채로운 일상이 펼쳐진다.

EBS1 ‘세계테마기행-섬·숨·삶, 인도네시아’ 3부 ‘바다 향기, 암본’ 예고편 속 장면. / EBS 제공
EBS1 ‘세계테마기행-섬·숨·삶, 인도네시아’ 3부 ‘바다 향기, 암본’ 예고편 속 장면. / EBS 제공

소라 껍데기로 음악을 연주한다…암본의 특별한 축제

인도네시아 동쪽에 자리한 암본(Ambon)은 오랫동안 향신료 무역의 중심지로 알려진 지역이다. 다양한 문화가 어우러진 이곳에서 김선영이 처음 마주한 풍경은 도시의 탄생을 기념하는 축제다. 거리에는 말루쿠(Maluku) 지역의 전통 의상을 입은 사람들이 모여들고, 흥겨운 음악과 춤이 이어지면서 도시 전체가 축제 분위기에 휩싸인다.

특히 김선영의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조금 특별한 악기를 연주하는 사람들이다. 이들이 손에 들고 있는 것은 일반적인 관악기가 아니라 바다에서 얻은 소라 껍데기다. 소라 껍데기를 활용해 소리를 내는 전통 악기 ‘타후리(Tahuri)’를 연주하는 악단이 등장한 것이다.

과거 7년 동안 음악 교사로 활동했던 김선영에게 타후리의 연주는 더욱 흥미로운 경험으로 다가온다. 바다에서 얻은 자연물이 사람의 손을 거쳐 악기로 변하고, 여러 사람이 함께 연주하면서 하나의 음악이 완성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김선영은 타후리를 만드는 장인의 집도 방문한다. 평범한 소라 껍데기가 어떻게 악기로 만들어지는지, 자연의 재료로 어떻게 아름다운 소리를 낼 수 있는지 직접 살펴본다. 바다와 가까이 살아가는 암본 사람들의 독특한 음악 문화가 소개된다.

허벅지 굵기의 장어가 우글우글…마을 강에 무슨 일이?

암본에서의 다음 목적지는 라리케(Negeri Larike) 마을이다. 이곳에는 다른 지역에서 쉽게 볼 수 없는 특별한 강이 있다. 주민들이 빨래를 하거나 물놀이를 즐기는 와일렐라강(Sungai Wailela)이 그 주인공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평범한 마을의 강처럼 보이지만 물속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커다란 검은 그림자들이 움직이고 있다. 가까이 다가가 확인한 정체는 거대한 민물장어들이다. 팔뚝보다 훨씬 굵고 일부는 사람의 허벅지에 비견될 정도로 몸집이 커 놀라움을 자아낸다.

그런데 마을 사람들에게 이 장어들은 단순한 야생동물이 아니다. 주민들은 오래전부터 장어들을 신성한 존재로 여기며 함께 살아온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아무나 먹이를 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현지에서 ‘파왕(Pawang)’이라고 불리는 사람이 장어들에게 먹이를 주고 길들이는 역할을 한다.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강에서 거대한 장어들이 살아가고, 특정한 사람이 이들을 돌보는 모습은 낯설면서도 신비롭다. 김선영은 장어들이 모여 있는 현장을 찾아 이 특별한 관계를 살펴본다. 라리케 마을 사람들은 언제부터 장어들을 신성하게 여기게 됐을까. 사람과 장어가 한 공간에서 살아가는 독특한 문화의 배경을 알아본다.

정글 한가운데 숨겨진 폭포…암본의 또 다른 얼굴

신비로운 장어 마을을 뒤로한 김선영은 암본의 울창한 자연 속으로 향한다. 이번에 찾아간 곳은 숲 깊숙한 곳에 자리한 타에노 폭포(Air Terjun Taeno)다. 무성한 나무들 사이로 시원한 물줄기가 쏟아지는 이곳은 도시의 활기와는 전혀 다른 평온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김선영은 폭포수 아래에서 물놀이를 즐기며 잠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낸다. 평소 바다를 누비는 프리다이버에게 숲속 폭포는 또 다른 방식으로 물과 자연을 만나는 공간이다. 바다와 강, 폭포가 저마다 다른 매력을 품고 있다는 사실도 암본 여행의 즐거움을 더한다.

이후 마을을 둘러보던 중 우연히 노부부가 생활하는 농막을 방문한다. 두 사람은 아홉 남매를 모두 키워낸 뒤 지금은 물가에서 채소를 재배하며 살아가고 있다. 이들이 기르는 작물은 인도네시아 사람들이 즐겨 먹는 ‘캉쿵 아이르(Kangkung Air)’다.

캉쿵은 한국에서도 동남아시아 음식점 등을 통해 알려진 공심채다. 줄기 속이 비어 있는 것이 특징이며 볶음요리 등 다양한 음식에 활용된다. 암본 주민들에게는 일상적인 식재료지만 여행자에게는 현지의 식생활을 이해할 수 있는 흥미로운 소재다. 김선영은 노부부의 소박한 일상을 통해 자연에 기대어 살아가는 암본 사람들의 삶을 들여다본다.

갓 잡은 생선을 그 자리에서 굽는다…바닷가 어시장의 아침

암본의 또 다른 매력은 풍성한 바다 먹거리다. 김선영은 라하 마을의 어시장(Pasar Ikan Desa Laha)을 찾아 현지인들의 활기찬 아침을 만난다. 어선들이 해안으로 돌아오면 시장은 금세 생선을 사고파는 사람들로 북적이기 시작한다.

바다에서 갓 잡아 올린 생선들은 이곳 주민들의 중요한 먹거리이자 생계 수단이다. 어부들이 가져온 생선을 손질하고 거래하는 모습에서는 바다를 중심으로 움직이는 마을의 일상을 엿볼 수 있다. 복잡한 유통 과정을 거치지 않은 신선한 생선을 현장에서 만날 수 있다는 점도 해안 어시장만의 매력이다.

김선영은 갓 잡은 생선을 즉석에서 구워 먹으며 암본 바다의 맛을 경험한다. 화려한 조리법이나 복잡한 양념보다는 신선한 재료 자체의 맛을 즐기는 소박한 식사다. 바쁜 어시장 한편에서 따뜻하게 구워진 생선을 맛보는 순간, 암본 사람들이 바다와 얼마나 가까이 살아가는지 실감하게 된다.

소라 껍데기로 음악을 만드는 사람들, 거대한 장어와 공존하는 마을, 숲속 폭포에서 즐기는 여유로운 휴식과 신선한 생선으로 채우는 아침 식사까지. 암본에서는 자연과 일상이 서로 떨어져 있지 않다. 인도네시아 동부의 작은 섬이 품고 있는 특별한 이야기들이 여행자를 기다린다.

EBS1 ‘세계테마기행-섬·숨·삶, 인도네시아’ 3부 ‘바다 향기, 암본’은 21일 수요일 오후 8시 40분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