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을 진짜 쭉쭉 빨아먹는 거 아니냐”…추미애 '빨대' 옹호한 민주당 의원 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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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직임에도 불구하고 지방 단체에서 부담하니까, 재정을 진짜 쭉쭉 빨아먹는 거 아니냐”

부승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소방 예산 구조를 거론하며 '소방 재정 빨대' 발언으로 논란을 부른 추미애 경기도지사를 옹호하는 취지의 발언을 내놓아 파장이 커지고 있다.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19일 경기 수원시 영통구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경기도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 뉴스1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19일 경기 수원시 영통구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경기도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 뉴스1

부 의원은 19일 오후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소방이) 재정을 진짜 쭉쭉 빨아먹는 거 아니냐”는 발언을 내놨다. 같은 표현을 둘러싸고 이미 소방 공무원 노조의 항의가 이어지던 상황에서 나온 발언이어서 여야의 충돌로 번졌고, 감사는 고성 속에 한때 중단됐다.

부 의원은 이날 감사에서 추 지사의 발언을 직접 언급하며 말문을 열었다. 부 의원은 “(추 지사가) 물론 큰 잘못을 했지만 충분히 사과했다”고 전제했다. 그러면서 소방 예산의 구조적 문제를 짚었다. 소방 예산 중 인건비와 그 지원 비용의 90% 정도가 국가직 소방공무원에게 들어가는데도 비용은 지방자치단체가 부담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부 의원은 "국가직임에도 불구하고 지방 단체에서 부담하니까 재정을 진짜 쭉쭉 빨아먹는 거 아니냐"고 말했다.

부 의원은 이런 구조를 국가 차원에서 풀지 못한 채 비난만 이어지는 상황도 문제 삼았다. "이런 걸 국가적인 차원에서 해결해 주지 못하고 비난만 하면 답이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경기도를 향해서도 "충분한 설명과 설득과 노력이 필요하다. 잘못한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추 지사를 감싸는 동시에 경기도에도 책임을 물은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즉각 반발했다.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은 부 의원의 발언 직후 "지사님 망언 후 순직 소방관 영결식이 있었는데 '소방이 재정 쭉쭉 빨아먹는다'는 말은 나와선 안 됐다"며 "국민과 소방관 여러분께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부승찬 더불어민주당 의원. / 뉴스1
부승찬 더불어민주당 의원. / 뉴스1

부 의원은 물러서지 않았다. 소방이 국가직으로 승격된 이후 국회에는 과연 책임이 없는지를 물었던 것이라고 반박했다. 김 의원의 지적에 대해서는 "정쟁으로 활용하는 작태"라고 받아쳤다. 이 발언에 국민의힘 의원들이 항의하면서 여야 사이에 고성이 오갔고, 감사는 잠시 중단됐다.

논란의 발단은 지난 13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 국정감사다. 당시 국민의힘 권영진 의원은 소방 예산 중 국비 비중을 전체적으로 높여달라는 요구를 해야 한다고 추 지사에게 주문했다. 추 지사는 "위원님 말씀처럼 소방이 가장 큰 골치 아픈 재정 빨대 같다"는 취지로 답했다.

추 지사는 구체적인 수치도 제시했다. 인건비만 2027년 기준 1조1000억원을 차지하고, 사업비만 5000억원가량이라는 설명이다. 두 항목을 합치면 소방 관련 부담이 1조6000억원 규모에 이른다는 계산이다. 국비 지원 확대를 요구하는 맥락에서 나온 답변이었지만, 소방 조직을 재정을 빨아들이는 대상에 빗댄 표현이 문제가 됐다.

소방 공무원 노조는 곧바로 반발했다. 노조는 "소방이 언제 재정을 축내는 짐짝이 됐느냐"며 추 지사의 사과를 잇따라 요구했다. 현장에서 화재와 구조 활동을 하는 소방관들이 예산 문제를 이유로 짐 취급을 받았다는 취지다.

추 지사는 한동안 별다른 사과를 하지 않았다. 입장이 나온 것은 지난 17일이다. 부천 공장 화재를 진압하다 순직한 고(故) 김진석 소방위의 빈소를 찾아 조문한 추 지사는 "제 의도와 다르게 전달됐다면 깊은 유감의 말씀을 드리고, 또 사과를 바라시니까 정말 마음을 다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조건을 단 사과라는 점이 다시 도마에 올랐다. '의도와 다르게 전달됐다면'이라는 전제가 붙은 데다, 사과를 바라니까 한다는 표현이 진정성 논란으로 이어졌다. 사과가 새로운 논란을 낳은 모양새가 됐다.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19일 오전 경기 부천시 부천체육관에서 엄수된 고 김진석 소방위 영결식에 참석하고 있다. / 공동취재- 뉴스1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19일 오전 경기 부천시 부천체육관에서 엄수된 고 김진석 소방위 영결식에 참석하고 있다. / 공동취재- 뉴스1

추 지사는 19일 국감 시작 전 다시 입장을 밝혔다. 추 지사는 "최근 저의 발언으로 마음의 상처를 입으신 소방관 여러분께도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소방관의 헌신을 누구보다 무겁게 생각하고 있다. 소방관의 안전과 처우를 더욱 세심하게 살피겠다"고 말했다. 13일 발언 이후 엿새 만에 나온 두 번째 공식 사과다. 부 의원이 "충분히 사과했다"고 말한 것은 이 입장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해당 논란의 사안은 표현 논란과 별개로 소방 재정을 누가 얼마나 부담하느냐는 문제를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부 의원이 문제 삼은 것은 소방공무원이 국가직으로 전환된 뒤에도 인건비 부담이 지방에 남아 있다는 점이다. 13일 국정감사에서 권 의원 역시 국비 비중을 높여달라고 요구하라고 주문했다는 점에서, 소방 재정의 국비 확대 필요성에는 여야 의원의 문제의식이 겹친다.

다만 접근 방식은 다르다. 국민의힘은 '빨대', '쭉쭉 빨아먹는다'는 표현 자체가 소방관을 폄훼하는 망언이라는 입장이다. 부 의원은 표현의 수위와 별개로 재정 구조를 방치한 국회와 정부에도 책임이 있다는 입장이다. 같은 숫자를 두고도 초점이 표현에 있느냐, 구조에 있느냐에 따라 공방의 방향이 갈린다.

경기도가 부담하는 소방 인건비가 2027년 1조1000억원이라는 추 지사의 설명이 맞다면, 국비 분담 비율이 한 단계만 달라져도 도 재정에 미치는 영향은 수천억원 단위에서 갈릴 수 있다. 소방 예산을 둘러싼 국비 확대 요구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이유다. 해당 발언을 둘러싼 사과 요구도 소방 공무원 노조를 중심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다음은 부승찬 의원 논란의 발언이 담긴 현장 영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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