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쓰레기통 직행하던 '이 물건'이 중고거래로 최근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대체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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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 플랫폼에 부는 이색 자원순환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shisu_ka-shutterstock.com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shisu_ka-shutterstock.com

화장지를 모두 소진한 후 남는 종이 원통인 휴지심이 모바일 중고 거래 시장에서 유료로 거래되는 새로운 재활용 품목으로 자리 잡고 있다.

개당 50~100원 수준의 시세가 형성되는가 하면 한 번에 수십 개 단위로 묶음 구매하는 수요자까지 나타났다.

중고 거래 플랫폼 '당근'에 올라온 휴지심 판매 글 / 당근
중고 거래 플랫폼 '당근'에 올라온 휴지심 판매 글 / 당근

온라인 커뮤니티에 판매 경험담을 올린 작성자 A 씨가 20개의 휴지심을 일괄 판매해 새 화장지 구매 비용을 마련했다고 밝힌 가운데 일반 두루마리 휴지심뿐 아니라 키친타월 심과 지관통 등으로 거래 대상이 넓어지고 있다.

보육 시설의 미술 공작 재료와 반려동물 노즈워크 훈련 도구 및 신발 습기 흡수 등 실생활 재활용 수요가 맞물린 결과다.

최근 인터넷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다 쓴 휴지심을 중고 거래 앱을 통해 처분했다는 후기 글이 게재돼 관심을 끌었다.

게시물을 작성한 A 씨는 모바일 중고 거래 플랫폼에 '상태 좋은 휴지심'이라는 제목으로 물품을 등록한 직후 예상치 못한 매수 희망자의 연락을 받았다.

일반 쓰레기로 폐기하려던 휴지심 20개를 일괄적으로 사들이겠다는 제안을 받은 것이다.

A 씨는 버려질 뻔한 휴지심을 처분해 확보한 수익으로 새 화장지를 다시 사들일 수 있게 됐다며 이러한 교환 과정을 '창조경제'에 비유했다.

실제로 주요 중고 거래 플랫폼 검색창에 관련 단어를 입력하면 휴지심을 처분하거나 사들이려는 게시물을 다수 확인할 수 있다.

일반적인 두루마리 화장지 심은 물론이고 주방용 키친타월 심과 두꺼운 종이 원통형 포장재인 지관통까지 거래 대상에 포함됐다.

판매자들은 게시글을 통해 종이의 구김이나 찌그러짐이 없는 원형 유지 상태와 먼지 등 오염이 없는 청결성을 내세워 거래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6월에는 서울 시내 특정 지역 중고 거래 게시판에 휴지심과 보랭용 아이스팩을 매매하거나 교환하겠다는 게시물이 한 달 동안 30건 넘게 등록됐다는 보도가 전해진 바 있다.

폐기물로 분류되던 종이 심에 실질적인 구매 수요가 형성된 배경에는 교육과 생활 전반에 걸친 다양한 재활용 방식이 자리 잡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수요처는 영유아 보육 기관인 어린이집과 유치원이다.

교육 현장에서 진행되는 미술 및 조형 공작 수업에서 휴지심은 필수적인 기초 재료로 폭넓게 쓰인다.

휴지심 표면에 색종이를 부착하거나 도료를 칠해 동물, 로켓, 망원경 등 다양한 형태의 입체 조형물을 제작할 수 있다.

한 개 학급 수업을 원활히 진행하기 위해 수십 개에 달하는 규격화된 공작 재료를 단기간에 일괄 확보해야 하는 담당 교사나 학부모의 경우 가정 내 자연 소진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중고 거래를 통한 대량 매입을 유용한 조달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반려동물을 양육하는 가구의 증가 역시 휴지심의 수요를 뒷받침하는 주요 요인으로 확인된다. 원통 내부 공간에 반려동물용 간식을 넣은 뒤 양쪽 개구부를 납작하게 접어 밀봉하면 반려견이 후각을 활용해 먹이를 찾아내는 '노즈워크'놀이 도구로 기능한다.

SNS에는 시중에서 유통되는 고가의 반려견 장난감보다 간식이 들어간 휴지심에 한층 높은 흥미와 몰입도를 나타내는 반려견의 영상이 다수 공유되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반려견이 놀이 도중 종이 파편을 뜯어내 체내로 삼키지 않도록 보호자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안내하고 있다.

생활 환경 속에서 휴지심을 재활용하는 방안도 다채롭게 개발돼 공유된다.

수분을 흡수하는 종이 재질의 특성을 활용해 비나 눈에 젖은 신발 내부에 삽입해 습기를 건조하거나, 진공청소기 흡입구 앞부분에 연결해 창틀이나 가구 틈새 등 비좁은 공간의 먼지를 제거하는 연장관으로 사용된다.

또한 휴지심의 한쪽 면을 세로 방향으로 길게 잘라 세탁소용 철제 옷걸이에 덧씌우면 의류와 맞닿는 접촉 면적이 넓어져 니트나 셔츠 등 민감한 의류의 어깨 부위에 옷걸이 자국이 남는 현상을 방지하는 데 도움을 준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이색 거래의 확산을 국내 중고 거래 플랫폼 시장의 양적 팽창과 자원 순환 인식 제고가 맞물린 결과로 분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