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순10·19 78년 만에 국가 책임 공식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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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대통령 추념사 대독…전남광주통합특별시, 미신고 희생자 발굴과 명예 회복 추진

이번 추념식은 ‘78년의 기다림, 이제는 대한민국이 여순의 진실을 완성하겠습니다’를 주제로 진행됐다. 통합특별시 출범 이후 처음 열린 합동추념식이라는 점에서도 의미를 더했다. 참석자들은 오랜 세월 국가폭력의 상처를 안고 살아온 희생자와 유족을 위로하고, 진상규명과 명예 회복의 완성을 다짐했다.
◆ 역대 합동추념식 첫 대통령 추념사
이날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대통령 명의의 추념사를 대독했다. 역대 여순10·19 합동추념식에서 대통령 추념사가 공식적으로 발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제77주기에는 대통령이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추모 메시지를 전했지만, 올해는 행사장에서 대통령 추념사가 직접 전달됐다.
추념사에는 국가가 국민을 지켜야 할 책무를 다하지 못했고, 희생자와 유족의 고통을 오랫동안 외면해 왔다는 성찰이 담겼다. 국가 차원의 진상규명과 피해 회복이 늦어진 데 대한 애도와 유족을 향한 위로도 함께 전해졌다.

◆ 종교의례부터 추모공연까지 이어진 행사
추념식은 4대 종교의례와 헌다·헌무 등 식전행사로 시작됐다. 이어 희생자 묵념, 헌화와 분향, 경과보고, 유족 대표 인사말, 대통령 추념사 순으로 진행됐다.
행사 후반에는 유족 사연 소개와 평화문학상 수상작 낭독, 추모공연, 추모곡 합창 등이 이어졌다. 참석자들은 각 순서를 통해 사건의 진실을 되새기고 평화와 인권의 가치를 공유했다.
유족 박경진 씨는 여순사건 당시 희생된 아버지 고 박찬길 검사의 사연을 소개했다. 박 씨는 78년이 흐른 뒤에도 가족에게 남아 있는 상처와 진상규명을 향한 염원을 전하며, 국가 차원의 책임 있는 조치를 촉구했다.
제3회 여수·순천 10·19평화문학상 시 부문 최우수상 수상작인 ‘열여섯 살이었다’도 낭독됐다. 작품 낭독은 사건 당시 희생자들이 겪었을 공포와 고통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으며, 참석자들은 문학을 통해 여순10·19의 역사적 의미를 다시 마주했다.
◆ 창작음악극과 합창으로 전한 화해의 메시지
추모공연으로는 창작음악극 ‘기억의 타살’이 무대에 올랐다. 공연은 오랜 시간 묻혀 있던 희생자들의 사연과 유족의 아픔을 예술적으로 풀어내며 진실을 기억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순천시립합창단은 추모곡을 합창하며 희생자들의 넋을 기렸다. 무대에는 과거의 비극을 기억하는 데 그치지 않고, 다시는 국가권력에 의한 억울한 희생이 발생하지 않아야 한다는 평화와 상생의 의미가 담겼다.
행사장을 직접 찾기 어려운 유족과 시민을 위해 온라인 추모관도 운영됐다. 온라인 추모관을 통해 더 많은 이들이 희생자를 추모하고 여순10·19의 역사적 의미를 함께 되새길 수 있도록 했다.
◆ 민형배 시장 “드러나지 않은 희생자 먼저 찾겠다”
민형배 시장은 추념사에서 희생자들에게 깊은 애도를 표하고, 오랜 세월 아픔을 간직해 온 유족들에게 위로를 전했다. 이어 진상조사보고서 완성을 앞둔 현재, 신고된 사건을 확인하는 데 그치지 않고 아직 밝혀지지 않은 희생자를 찾는 데 행정력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민 시장은 “내년에는 국가 차원의 첫 진상조사보고서가 공개돼 78년 동안 묻혀 있던 진실이 대한민국의 공식 기록으로 남게 된다”며 “신고를 기다리고만 있지 않고 아직 드러나지 않은 희생자를 먼저 찾아 나서겠다”고 말했다.
이어 “남아 있는 기록과 증언을 찾아 모으고, 발굴된 유해가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내년 4월 예정된 진상조사보고서 완성을 앞두고 미신고 희생자 발굴과 명예 회복에 행정력을 집중할 방침이다. 남아 있는 문서와 증언을 수집하고, 유족과 지역사회의 목소리를 반영해 진상규명 과정의 완성도를 높일 계획이다.
또 추모공간 조성, 유족 생활보조비 지원, 트라우마치유센터 운영 등을 통해 희생자 예우와 유족의 일상 회복도 지속적으로 지원한다. 78년의 기다림이 역사적 기록의 완성과 실질적인 명예 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후속 조치를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번 합동추념식은 여순10·19를 과거의 비극으로만 남기지 않고, 국가의 책임과 인권의 가치를 되새기는 자리로 마련됐다. 참석자들은 진실을 끝까지 밝히고 희생자와 유족의 명예를 회복하는 일이 현재를 살아가는 공동체의 책무라는 데 뜻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