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주 700㎖ 원샷하면 500만원 줄게”... 노래방 여종업원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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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만원 내기로 부추긴 '양주 700㎖ 원샷'... 26세 여성 사망
여성 접객원에게 돈을 주겠다며 양주를 한꺼번에 마시도록 부추긴 뒤 쓰러진 여성을 방치해 숨지게 한 20대 업주 2명이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두 사람은 항소하지 않아 형이 확정됐다.

창원지법이 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된 20대 유흥주점 대표 A씨와 동업자 B씨에게 각각 금고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사회봉사 120시간을 명령했다고 뉴시스가 20일 보도했다. 두 사람은 지난 6월 재판에 넘겨졌다.
A씨와 B씨는 지난해 2월 5일 오전 4시쯤 경남 창원시 진해구에서 자신들이 운영하는 노래방에서 직원의 생일 파티를 하던 중 내기를 제안했다. 양주 1병 반(약 700㎖)을 한꺼번에 원샷으로 마시면 현금 500만원을 주겠다는 내용이었다.
유흥접객원 C(26)씨는 이 양주를 1분 만에 모두 마셨다. C씨는 곧바로 만취 상태에 빠졌다. 하지만 A씨와 B씨는 쓰러진 C씨를 제대로 돌보지 않고 방치했다. C씨는 결국 급성알코올중독으로 숨졌다. 당시 C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485%였다. 운전면허 취소 기준인 0.08%의 6배를 넘는 수치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돈내기로 피해자가 술을 마시는 것을 부추겼으며, 술을 마시고 쓰러져 있는 피해자를 위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방치해 결국 20대의 젊은 피해자가 생명을 잃는 돌이킬 수 없는 결과가 발생했다"고 판시했다.
다만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범행을 모두 인정하고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는 점과 1억3000만원을 지급하고 유족과 합의해 유족이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은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고 밝혔다. 이어 "금고형에 대한 집행을 유예하되 참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사회봉사를 명한다"고 했다.
금고는 교도소에 가두되 징역형과 달리 노역을 시키지 않는 형벌이다. 형법상 과실치사죄는 2년 이하의 금고 또는 7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돼 있다. 고의가 아닌 부주의로 사람을 숨지게 한 범죄여서 법정형에 징역형이 없다.
C씨가 1분 만에 마신 양주 700㎖는 결코 적은 양이 아니다. 시중에서 흔히 마시는 양주의 도수는 40도 안팎이다. 40도 양주 700㎖에는 순수 알코올이 약 280㎖ 들어 있다. 무게로는 약 220g이다. 도수 16도 소주 360㎖ 1병에 든 알코올이 약 45g인 점을 고려하면 소주 5병 가까이를 1분 만에 들이켠 셈이다.
의학계에서는 혈중알코올농도가 0.4%를 넘으면 목숨이 위험한 수준으로 본다. 혈중알코올농도가 0.2%를 넘으면 구토와 함께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상태가 된다. 0.3%를 넘으면 의식을 완전히 잃을 수 있다. 0.4% 이상에서는 혼수상태에 빠지거나 호흡이 멈출 수 있다. C씨의 혈중알코올농도 0.485%는 이 치명적 수준을 넘어선 수치다.
일반적으로 성인의 알코올 치사량은 체중 1㎏당 순수 알코올 5∼8g을 짧은 시간에 마셨을 때로 알려져 있다. 체중 60㎏ 성인을 기준으로 하면 양주 약 2병, 소주 약 4병에 해당한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일반적인 기준이다. 체중이 가볍거나 여성이면 같은 양을 마셔도 혈중알코올농도가 더 빨리 오른다. 여성은 남성보다 몸속 수분 비율이 낮아 알코올이 덜 희석되기 때문이다.
특히 술을 한꺼번에 들이켜는 원샷은 위험성이 더 크다. 간이 알코올을 분해하는 속도에는 한계가 있다. 짧은 시간에 많은 술을 마시면 간이 처리하지 못한 알코올이 그대로 혈액으로 흘러들어 혈중알코올농도가 급격히 오른다. 술을 다 마신 뒤에도 위와 장에 남은 알코올이 계속 흡수되기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상태가 나빠질 수 있다. 평소 주량이 세다고 해도 단시간에 마신 알코올의 절대량을 감당하기는 어렵다.
급성알코올중독은 주변 사람의 대처에 따라 생사가 갈리기도 한다. 술을 마신 사람이 의식을 잃거나 불러도 반응이 없으면 곧바로 119에 신고해야 한다. 호흡이 느리거나 불규칙한 경우, 몸이 차갑고 피부가 창백하거나 푸르스름하게 변한 경우도 위험 신호다. 구토물이 기도를 막아 질식하지 않도록 고개를 옆으로 돌려 눕혀야 한다. 흔히 "자고 나면 깬다"며 그대로 재우는 경우가 많지만 이는 매우 위험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