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폭동'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 알 수 있는 실제 영상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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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 무너지고 상점 1500곳 털려… 프랑스 전역 덮친 방화·약탈
최루탄에 자동차 화염까지…평화 시위는 3시간 만에 전쟁터로
55만명 거리로... 경찰 997명 부상, 치안 실패에 내무장관 사의
불길에 휩싸인 종탑이 천천히 기울더니 그대로 주저앉았다. 그 아래 모여든 군중 사이에서 환호성이 터졌다. 프랑스 중부 도시 리모주의 143년 된 시청사가 무너지는 장면은 고스란히 영상에 담겨 온라인으로 퍼졌다. 도자기의 도시로 알려진 리모주의 상징은 깨진 유리창과 앙상한 지붕 골조만 남기고 사라졌다. 지난 17일(현지시각) 밤 프랑스 곳곳에서 이런 장면이 동시다발로 벌어졌다.

고물가와 열악한 학교 환경에 항의하는 전국 시위가 폭동으로 번진 지 20일(현지시각)로 사흘째다. 프랑스 내무부 집계로 17일 시위에는 약 55만명이 참가했다. 파리에서만 11만명가량이 거리로 나왔다. 노동조합 등 주최 측은 80만명이 넘게 모였다고 주장했다. 대체로 평화롭게 출발한 행진은 오후 들어 파리와 리옹, 마르세유, 보르도, 리모주 등 대도시에서 약탈과 방화, 경찰과의 충돌로 번졌다. 후드를 뒤집어쓰고 복면을 한 무리가 상점 유리창을 부수고 차량과 관공서에 불을 질렀다.
⚠️🔴 À REGARDER JUSQU'À LA FIN JE NE PEUX PAS DÉCRIRE CE QUE JE VIENS DE VIVRE À MARSEILLE. #17octobre https://t.co/F8bLimtd7y
— confrontation française (@confrontfr) October 17, 2026
진원지 가운데 하나인 파리 레퓌블리크 광장의 변화는 영상과 목격자 증언에 그대로 남았다. 파리 시위 현장에서는 정오 무렵부터 시민 악단 '신세계 오케스트라'를 향해 최루탄이 날아들었다. 그래도 오후 1시쯤까지 레퓌블리크 광장 분위기는 축제에 가까웠다. 상황을 뒤집은 것은 최루탄이었다. 경찰이 한쪽 거리에서 광장 안쪽으로 최루탄을 쏟아붓자 사람들은 눈을 비비며 인근 대로로 밀려났다. 현장에 있던 이들은 가스가 코에 달라붙고 눈을 태워 숨을 쉴 수 없었다고 전했다.
세 시간 뒤 광장은 전쟁터로 바뀌어 있었다. 섬광 수류탄이 사방에서 터졌다. 시위대는 경찰을 향해 병을 던졌다. 불타는 자동차에서 솟은 검은 연기가 거리를 뒤덮었다. 한 와인 체인점은 유리창이 깨진 채 털렸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검은 옷을 입은 이들이 가져간 것은 마실 와인이 아니라 경찰에게 던질 병이었다. 섬광 수류탄이 터질 때마다 비폭력 시위대는 흩어졌다가 다시 모여 자리를 지켰다. 그 사이 일부는 쉬지 않고 투척물을 던졌다.
⚡️🇫🇷 Chaos et flammes place de la République : les manifestations du 17 octobre dégénèrent à #Paris et dans toute la #France ⭕️ Samedi 17 octobre 2026, une journée nationale de mobilisation a viré au chaos dans plusieurs villes, en particulier à Paris. Place de la République, point de départ du principal cortège, des affrontements violents ont éclaté avant même le lancement de la manifestation. ⭕️ Des centaines d’individus masqués et vêtus de noir ont affronté les forces de l’ordre. Gaz lacrymogènes, canon à eau et grenades ont été déployés face à des jets de projectiles, de pavés et de mortiers d’artifice. Des voitures on été incendiées, tandis que des barricades brûlaient dans les rues adjacentes. La préfecture de police a évoqué « plusieurs centaines d’individus violents » liés à l’ultragauche, et annoncé 133 interpellations dans la capitale en début d’après-midi. ⭕️ Malgré ces tensions, le cortège autorisé (Gilets jaunes, syndicats, lycéens, étudiants et autres) a finalement démarré vers 14h30 en direction de la place de Clichy. Les autorités avaient interdit les parcours vers Bastille, Concorde ou les Champs-Élysées et déployé un dispositif sécuritaire massif. ⭕️ Ailleurs en France, les incidents se sont multipliés. À Marseille, des manifestants ont brièvement envahi la mairie en criant « C’est la Révolution, on prend la Bastille ». À Lyon, l’office de tourisme de la place Bellecour a été pillé et incendié. Des violences ont également été signalées à Rennes, Toulouse, Angers et d’autres villes : tentatives de pillage, attaques contre les forces de l’ordre et dégradations. ⭕️ À la mi-journée, le ministère de l’Intérieur recensait déjà 140 actions et plus de 32 800 personnes mobilisées hors de Paris, avec des centaines d’interpellations au total (272 en milieu d’après-midi selon certains bilans). Les autorités anticipaient jusqu’à 40 000 à 60 000 participants à Paris et 150 000 en régions, dans une « convergence des colères » réunissant anciens Gilets jaunes, lycéens, syndicats (dont la CGT), agriculteurs et militants du climat. ⚡️ Cette mobilisation, née de revendications sur l’éducation et le pouvoir d’achat, intervient dans un contexte social tendu.
— X⚡️INFOLIVE (@xinfolive) October 17, 2026
파리 시내 다른 곳도 비슷했다. 경찰은 물대포와 최루탄을 쐈다. 시위대는 돌과 폭죽으로 맞섰다. 신문 가판대가 불탔다. 최소 한 곳의 식당은 화염에 완전히 타버렸다. 파리 부시장은 "거리 전체가 쑥대밭이 됐다"고 말했다. 파리 상공회의소는 파리에서만 최소 300곳의 상점이 파손됐다고 밝혔다.
파리에 사는 22세 예술가 이사 오브라도비치는 한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주말 귀갓길을 떠올렸다. 그는 "집에 가려고 최루탄 구름과 화재 연기 속을 뚫고 걸어야 했다"며 "식료품점 한 곳은 벽을 판자로 막았고, 다른 한 곳은 진열창이 박살 나 안의 물건이 다 망가졌다. 상점 주인과 직원들이 그 참상을 바라보며 서 있었다"고 말했다.

파리 밖 상황은 더 심각했다. 시위대의 표적은 상점만이 아니었다. 이들은 공권력과 국가를 상징하는 건물을 노렸다. 마르세유에서는 시위대 수십명이 구항(비외포르)에 면한 시청의 나무 이중문을 공사용 철제 펜스와 발길질로 부수고 안으로 들이닥쳤다. 이들은 "혁명이다. 바스티유를 점령하자"고 외쳤다. 시청 로비의 가구가 뒤집혔다. 프랑스 공화국의 상징인 마리안 흉상은 바닥에 나뒹굴었다. 벽에는 무정부주의를 뜻하는 동그라미 친 ‘A’자가 그려졌다. 외벽에는 경찰을 조롱하는 낙서가 남았다. 복면을 쓴 무리는 마르세유역 인근 시 경찰서도 습격했다. 이들은 건물 외벽 보호용 아크릴판을 뜯어내고 안으로 연막탄을 던졌다. 주변 쓰레기통에는 불을 질렀다.
마르세유 중심가 상점가에서는 몇 분 동안 유리창이 부서지고 사람들이 매장을 털어가는 사이 경찰이 전혀 개입하지 않았다는 증언이 나왔다. 마르세유 경찰 당국은 주말 약탈에 3만명이 가담했으며 이 가운데 8000명을 폭도로 분류했다고 밝혔다. 브누아 파양 마르세유 시장은 17일 아침 마르세유에 배치된 기동대(CRS)가 1개 중대뿐이었다고 비판했다. 파양 시장은 "책임을 묻겠다. 이 상태로 내버려두지 않겠다"고 말했다.
리옹에서는 2만명이 행진했다. 오후가 되자 구시가 중심부인 프레스킬 일대가 약탈 무대가 됐다. 벨쿠르 광장의 관광안내소는 털린 뒤 불탔다. 프랑스 국기를 몸에 두른 한 시위자가 불타는 관광안내소 앞에 서 있는 장면이 사진에 찍혔다. 레퓌블리크 거리와 자코뱅 광장 일대에서는 세포라, H&M, 루이비통, 랑셀, 휴고 보스 등 매장 수십 곳이 습격당했다. 고급 호텔 소피텔도 피해를 봤다. 약탈범들은 오후 10시 이후 다시 몰려와 새벽까지 상점을 털었다. 리옹 당국은 주민들에게 집 밖으로 나오지 말라고 당부했다.
France: Violent unrest has gripped numerous French cities, resulting in fires, looting, clashes with the police, and severe damage to public buildings during mass protests against the rising cost of living and the deterioration of public services...17-10-2026. https://t.co/IrQjQj7sAq
— Rowan Van Dijk (@Lastkombo) October 18, 2026
보르도에서는 지방 도지사 관저가 공격받았다. 시청 인근 상점들도 부서졌다. 릴과 앙제에서는 시청에 시위대가 침입했다. 동부 낭시에서는 4000명이 모인 집회가 약탈과 충돌로 번져 23명이 다쳤다. 이 가운데 2명은 중상이다.
진압 과정의 부상도 끔찍했다. 남동부 루아르주 생테티엔에서는 첫날 시위에 나선 한 젊은 남성이 시위 진압용 수류탄 폭발로 손을 잃었다. 이 남성은 바닥에 떨어진 수류탄을 손으로 집어 들었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경찰의 일부 수류탄 사용을 다시 허용한 뉘네즈 장관을 고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을 잃은 시위자는 그가 처음이 아니다. 이달 5일 북부 랑스에서는 15세 고교생이 경찰이 쏜 것으로 보이는 고무 파편 수류탄을 주웠다가 손안에서 터지는 바람에 손을 잃었다.
전국 피해는 집계가 어려울 정도다. 프랑스 내무부에 따르면 17일 하루에만 2397명이 체포됐다. 경찰과 헌병 997명이 다쳤다. 이 가운데 7명은 중상이다. 알렉상드르 봉파르 프랑스유통협회(FCD) 회장은 직접 피해를 본 점포가 약 1500곳에 이른다고 밝혔다. 피해액은 수억 유로로 추산된다. 마르세유 도심에서만 600곳 넘는 상점이 부서졌다. 2023년 17세 소년 나엘이 경찰 총격으로 숨진 뒤 프랑스 전역을 휩쓴 폭동 때의 두 배 규모다. 세바스티앵 르코르뉘 프랑스 총리는 "극심한 폭력과 광범위한 재산 피해에도 아무도 숨지지 않은 것은 기적"이라고 말했다.
폭동은 18일 밤에도 이어졌다. 파리와 리옹, 마르세유 등에서 무리를 지은 청년들이 쓰레기통과 자전거에 불을 지르고 상점을 털었다. 파리에서만 108명이 체포됐다. 레퓌블리크 광장 일대에서 상점 30곳가량이 약탈당했다. 이 일대에서 장난감 가게를 운영하는 한 상인은 현지 언론에 “30년 동안 일하고 투자한 가게가 30초 만에 사라질 수 있다”고 토로했다.
이 모든 장면은 거의 실시간으로 중계됐다. 17일과 18일 이틀 동안 틱톡 등에는 시위 현장과 약탈 장면을 담은 생중계 영상 수십 개가 쏟아졌다. 일부 계정은 10대나 20대 청년이 운영했다. 구독자를 늘리려는 목적이 노골적이었다. 프랑스 일간 르몽드에 따르면 18일 밤 레퓌블리크 광장 근처에서 약탈 시도를 촬영하던 한 청년은 "구독 안 하면 라이브 끌 거다. 그러면 파리 거리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더는 못 본다"고 농담처럼 으름장을 놨다. 프랑스 정부는 중고거래 플랫폼 빈티드와 이베이, 르봉쿠앵에 약탈 물품 재판매를 막으라고 요구했다.
France: Violent unrest has gripped numerous French cities, resulting in fires, looting, clashes with the police, and severe damage to public buildings during mass protests against the rising cost of living and the deterioration of public services...17-10-2026 https://t.co/3muLRtrK4e
— Rowan Van Dijk (@Lastkombo) October 18, 2026
이번 사태의 뿌리는 지난달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달 중순 파리 근교 고교생들이 무너져가는 교실과 부족한 교사 문제를 내걸고 학교를 봉쇄했다. 이 운동은 전국 고교의 4분의 1 이상과 대학 30여곳으로 번졌다. 이달 6일 시위가 전국으로 확산하면서 교사와 학부모, 노동조합이 가세했다. 여기에 치솟는 생활비와 기름값이 기름을 부었다. 지난달 말 휘발유 가격은 ℓ당 2.4유로로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2018년 '노란조끼' 운동의 도화선이 된 바로 그 문제다. 17일 레퓌블리크 광장의 마리안 동상에는 노란 조끼가 둘러졌다.
정부는 뒤늦게 실패를 인정했다. 정보 당국은 전국 시위 인원을 20만명으로 예측했다. 실제 인원은 그 두 배를 훌쩍 넘었다. 전국에 배치한 경찰·보안 병력 6만명으로는 빠르게 이동하며 치고 빠지는 폭력 집단을 막기에 역부족이었다. 르몽드는 이날 이번 사태를 '치안 참사'로 규정했다. 정보 판단 착오부터 병력 부족까지 실패가 겹쳤다는 것이다.
#17octobre La France ... pauvre France !! Sans contredit possible, un examen attentif et détaillé permet de désigner les auteurs des #emeutes et des #pillages : - « c'est les Russes » ! https://t.co/6MI2U61SQj
— Dolto (@Fils2Psy) October 18, 2026
로랑 뉘네즈 내무장관은 18일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했다. 뉘네즈 장관은 전날 프랑스앵테르 라디오에 출연해 "벌어지고 있는 모든 일에 내가 책임이 있기 때문에 사표를 냈다"고 말했다. 그는 "수백 곳의 상점이 약탈당한 마당에 상인들의 눈을 똑바로 볼 수는 없다"며 일부 대도시에서 통제력을 잃었다고 인정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전날 사의를 반려했다. 르코르뉘 총리는 같은 날 내무부 청사 앞에서 "어려운 작전이 다 그렇듯 잘된 것도 있고 엉망이 된 것도 있다"고 말했다. 야엘 브룅피베 하원의장은 이번 사태를 두고 '파산', '실패'라는 표현을 썼다.
마크롱 대통령은 18일 오후 8시 대국민 담화에서 "오늘 밤 우리 모두는 분노와 수치를 느낀다"며 "그 무엇도 이를 정당화하지 못하고, 설명하지 못하고, 용서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는 "부순 자는 대가를 치러야 하고, 약탈한 자는 배상해야 한다"고 했다. 다만 국가비상사태 선포까지는 가지 않았다. 마크롱 대통령은 폭동 전날인 16일 셀린 디옹 콘서트에 모습을 드러냈다. 전날에는 걸프 지역 순방길에 올랐다. 이를 두고 민심과 동떨어져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당국은 전날 밤부터 국지적 통행금지령을 내렸다. 파리는 레퓌블리크 광장과 쇼핑가 레알 일대에 오후 11시부터 다음 날 오전 6시까지 통행을 막았다. 리옹 도심 일부는 오후 9시, 북부 릴과 두에 등 일부 지역은 오후 8시부터 통행이 금지됐다. 마르세유는 전날 낮 시 전역에서 집회와 시위를 금지했다. 루브르 박물관은 전날 시위대가 입구를 막아서면서 문을 열지 못했다. 박물관 앞에는 "우리는 세계 최대 박물관을 봉쇄하게 된 것을 자랑스럽게 알린다"는 전단이 붙었다.
Le déchaînement de violence dans toutes les grandes villes de France, le nombre sans précédent de jeunes casseurs très déterminés, l’ampleur des dégâts, les pillages organisés, des forces de l’ordre courageuses mais débordées. LES ÉMEUTIERS TIENNENT LA RUE : RÉAGISSONS ! https://t.co/Cq7ygc0ZHO
— Debout La France (@DLF_Officiel) October 17, 2026
사법 당국은 강경 대응에 나섰다. 제랄드 다르마냉 법무장관은 전날까지 2513명이 구금됐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67명은 수감됐다. 파리와 툴루즈, 보비니 법원에서는 즉결 재판이 열려 실형 선고가 잇따랐다.
전날 밤은 큰 소요 없이 지나갔다. 르코르뉘 총리는 이날 X에 통행금지령이 지난밤의 평온에 기여했다고 적었다. 이날 밤에도 지역별로 통행금지령이 이어진다.
불씨는 꺼지지 않았다. 노란조끼 운동 조정위원회는 24일 ‘2차 행동'을 예고했다. 온라인 지도에는 이미 수십 건의 행동 계획이 올라와 있다. 노동조합은 다음달 5일 새 파업과 행진을 예고했다. 뉘네즈 장관은 이번 주말 경찰과 헌병 병력을 대거 증원하겠다고 밝혔다. 르코르뉘 총리는 22일 노동조합 대표들을 만난다. 23일에는 시청이 무너진 리모주를 찾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