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안보부, 딥시크 쓴 제3자 서비스까지 연방 민간기관서 금지…국방부는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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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토안보부, 연방 민간기관에서 딥시크 제거·조달 금지 명령 공개
7월 24일 발령된 명령은 제3자 서비스까지 포함하고 국방부는 제외

미 의회 의사당이 보이는 사무실에 서버 랙과 붉은 X 표시 모니터 — 이해를 돕는 AI 자료 이미지
미 의회 의사당이 보이는 사무실에 서버 랙과 붉은 X 표시 모니터 — 이해를 돕는 AI 자료 이미지

미국 국토안보부(DHS)가 연방 민간기관에서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DeepSeek) 기술을 쓰지 못하도록 막는 명령을 공개했다. 월요일(현지시각) 공개된 명령은 기관 IT 시스템에서 딥시크 관련 기술을 제거하고 딥시크 제품과 서비스의 조달도 금지하라는 내용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보안 우려를 이유로 내세운 조치로, 미중 간 AI 패권 경쟁이 정부 조달 영역까지 번진 모양새다.

7월에 내려진 명령이 뒤늦게 공개됐다

CNBC에 따르면 이 명령은 원래 7월 24일에 발령됐다. 국토안보부가 이를 월요일에 공개한 것이다. 연방 관보(Federal Register)에 게재된 고시를 인용한 엔가젯(Engadget)은 환경보호청이나 연방통신위원회 같은 민간기관이 딥시크 제품을 쓰지 못하게 되고 이미 쓰는 관련 제품도 걷어내야 한다고 전했다. 고시에는 딥시크가 연방정부 계약에 참여하는 것을 막는 내용도 담겼다.

적용 대상에는 재무부·국무부·법무부가 포함된다. 반면 국방부는 대상에서 빠졌다. 도미노 시어리(Domino Theory)는 7월 문서가 이미 연방 기관들에 정부 서버의 데이터 흐름을 점검해 딥시크로 인한 위험을 살피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예외 규정도 있다. 각 행정기관은 명령 발령일로부터 60일 안에 국토안보부에 서면 사유를 내면 준수 유예를 포함한 예외를 요청할 수 있다. 다만 더 디코더(The Decoder)는 월스트리트저널 보도를 인용해 국토안보부가 제거 기한을 정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 명령은 연방 조달의 공급망 보안을 다루는 2018년 미국 법에 근거한다고 한다.

사무실 책상에서 노트북을 조작하는 손과 쌓인 서류, 휴대전화 — 내용 이해를 돕는 AI 이미지
사무실 책상에서 노트북을 조작하는 손과 쌓인 서류, 휴대전화 — 내용 이해를 돕는 AI 이미지

어디까지 막나…‘제3자 서비스’가 핵심

이번 금지의 특징은 딥시크 자체 앱이나 서비스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딥시크 기술로 개발된 제3자 제품과 서비스도 연방 민간기관 IT 시스템에서는 쓸 수 없다. 제휴 기업의 제품과 딥시크를 이용해 만든 서비스도 포함된다.

문제는 ‘딥시크로 만들었다’는 말의 경계가 불분명하다는 점이다. ‘built with’가 정확히 무엇을 뜻하는지, 오픈라우터 같은 AI 게이트웨이(여러 AI 모델을 한곳에서 연결해 주는 중개 서비스)가 금지 대상에 들어가는지 아직 불분명하다. BBC에 따르면 스노플레이크와 버셀, 오픈라우터는 모두 자사 서비스에 딥시크를 접목해 고객에게 제공하고 있다.

딥시크의 무료 챗봇 앱은 애플 앱스토어 다운로드 순위 상위권에 오른 앱 가운데 하나다. 도미노 시어리는 딥시크 오픈소스 제품이 운영 비용이 낮아 미국의 대기업과 개인 소비자 모두에게 인기를 끌었다고 설명했다.

국토안보부가 든 위협 근거

국토안보부 명령은 딥시크 AI 모델이 ‘여러 위협 경로’를 갖는다고 적었다. 중국 당국이 민감한 데이터에 접근할 가능성과 사이버보안 취약점이 우려 사항이다. 미국 정부 직원이나 납품업체가 쓰면 민감 정보가 중국으로 넘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국토안보부는 이런 사용이 미국인과 정부 기관에 관한 ‘실행 가능한 정보’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경고했다. 모델 자체에 악성코드나 다른 보안 취약점이 있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근거로는 딥시크 iOS 앱에서 여러 치명적 취약점을 찾아낸 오픈소스 연구가 제시됐다.

다만 보도마다 설명이 엇갈린다. CNBC와 엔가젯은 명령에 위협 근거가 담겼다고 전했지만 더 디코더는 고시가 구체적인 보안 우려를 밝히지 않았다고 썼다. 같은 문서를 두고 매체별로 읽은 범위가 다를 수 있어 원문 확인이 필요한 대목이다.

이어져 온 제재와 미중 긴장

딥시크를 겨냥한 제한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딥시크가 2025년 초 등장한 이후 여러 미 정부 기관이 다양한 제한을 도입했다. 국방정보시스템국은 2025년 1월 딥시크 모델 접근 차단에 나섰다고 블룸버그를 인용해 보도했다. 같은 해 3월에는 상무부 산하 부서들이 직원들에게 정부 기기에서 딥시크를 쓸 수 없다고 알렸다. 의회는 그해 12월 정보기관 시스템에서 딥시크 사용을 제한했다.

도미노 시어리는 딥시크가 2025년 1월 R1 모델로 등장해 미국 AI 관련 주가를 잠시 끌어내렸다고 설명했다. 이 매체는 이번 조치가 지난 11월부터 이어진 무역 휴전에도 미중 기술 긴장이 여전히 높다는 신호라고 짚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우호를 앞세웠지만 연방 기관과 의회 위원회는 중국 기술에 더 강경한 노선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6월에는 국방부가 중국군 지원 기업 명단에 알리바바와 바이두를 추가했다.

의회에서는 존 물레나르 하원 중국공산당 특별위원회 위원장이 러시아·이란·북한을 포함한 모든 적대국 AI 모델의 연방 사용을 금지하는 법안을 제안했다. 그는 월요일 성명에서 딥시크를 ‘중국공산당이 감시하고 훔치고 수출통제를 우회하는 도구’라고 불렀다. 또 ‘딥시크는 연방정부에 있을 자리가 없는 위험한 AI 모델’이라며 이번 조치가 옳다고 했다.

중국 반발과 업계의 온도차

중국 외교부는 로이터 문의에 자국 기업의 권익을 지키겠다고 답했다. 마오닝 대변인은 중국이 ‘국가안보의 과도한 일반화와 과학기술·무역 문제의 정치화에 일관되게 반대한다’고 말했다. 딥시크와 주영 중국대사관은 논평 요청에 즉시 응하지 않았다.

미국 AI 업계 안에서도 중국 모델을 둘러싼 입장은 갈린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미 정부가 여름 동안 중국 오픈웨이트 모델(학습된 가중치를 공개한 모델)에 대한 제재, 무역 블랙리스트, 연방기관의 사용 모델 규정 등을 검토했다. 문샷AI의 키미 K3 같은 강력한 중국 모델이 잇따라 나온 뒤의 일이다.

정부는 엔비디아·마이크로소프트·구글·메타가 반대하자 일단 물러섰다. 같은 시기 오픈AI와 앤트로픽은 제한을 요구하며 로비를 벌였다고 한다. 딥시크는 이번 명령에 앞서 최신 모델 V4.1-Flash-1017을 내놓고 ‘더 똑똑하고 빠르고 효율적’이라고 소개했다. 값싼 딥시크 모델이 챗GPT나 제미나이에 견줄 만큼 따라붙는 시점에 이번 조치가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