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소방관들 '직접' 만나..."사과 늦게 한 이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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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 예산 '재정 빨대' 발언 논란, 추미애·부승찬 연이어 사과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소방 예산을 ‘재정 빨대’에 비유한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뒤 소방공무원들을 직접 만나 사과했다.
또한 추 지사의 발언을 옹호하는 과정에서 “재정을 쭉쭉 빨아먹는다”고 표현한 더불어민주당 부승찬 의원도 사과문을 발표했다.
민주당은 소속 공직자와 주요 당직자들에게 언행에 주의하라는 공문을 보내며 추가 논란을 막기 위한 조치에 나섰다. 국민의힘은 두 사람의 발언을 비판하는 동시에 소방 재정 구조 개선 문제를 제기했다.
추미애, 국감 발언 나흘 뒤 첫 사과…표현 놓고 다시 논란
논란은 지난 13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시작됐다. 추 지사는 경기도의 재정 부담과 소방공무원 관련 예산을 언급하면서 “소방이 가장 큰 골치 아픈 재정 빨대 같다”고 말했다.
추 지사 주장에 따르면 그의 발언 취지는 소방공무원 인건비 부담이었다. 그는 소방 인건비가 약 1조1000억원인 데 비해 정부 지원은 약 800억원에 그친다고 밝혔다. 소방 인력 증원 계획에 따라 경기도에 추가 인력이 배정될 예정인 점도 언급하며 중앙정부의 재정 지원 필요성을 제기했다.
그러나 ‘재정 빨대’라는 표현은 소방공무원을 지방재정을 소모하는 대상으로 보는 듯한 인상을 준다는 비판을 받았다. 소방 관련 단체와 노동조합 관계자들은 발언에 대한 사과를 요구했고, 정치권에서도 표현의 적절성을 둘러싼 공방이 이어졌다.
추 지사는 지난 17일 경기도 부천 공장 화재로 순직한 김진석 소방위의 빈소를 찾아 조문한 뒤 발언에 대해 사과했다. 그는 “제 의도와 다르게 전달됐다면 깊은 유감의 말씀을 드리고, 사과를 바라시니까 정말 마음을 다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구조적인 재정 문제를 이야기하다 나온 실수라며 소방관을 폄훼할 의도는 없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사과를 바라시니까”라는 표현이 다시 문제가 됐다. 사과의 뜻을 밝히면서도 상대방이 사과를 요구했기 때문에 사과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발언에 대한 사과뿐 아니라 사과 방식도 유족과 소방관들에게 상처를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소방관들과 직접 면담…추 지사 “마음 다해 사과”
추 지사는 지난 19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경기도 국정감사에서도 소방관들에게 다시 사과했다. 그는 자신의 발언으로 마음에 상처를 입은 소방관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소방관의 헌신을 무겁게 생각하고 안전과 처우를 세심하게 살피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소방공무원 노동조합 관계자들은 언론을 통한 사과에 그치지 말고 직접 만나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추 지사는 20일 경기도청 집무실에서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소방본부 권영각 본부장과 박진규 경기소방지부장 등 노조 관계자들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추 지사는 “저의 불찰로 표현상 잘못된 단어로 인해 마음에 상처를 입으신 소방관 여러분께 진심으로 마음을 다해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갑자기 터지는 큰 사고 앞에 저의 설화가 불거지는 것 자체가 장소와 상황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돼 충분히 사과드릴 수 없었다”며 다시 사과했다.
추 지사는 사과가 늦어진 이유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마음의 상처가 크다면 진심으로 마음을 다해서 사과드립니다. (사과를) 선뜻 제가 해버리면, 문제가 그걸로 봉합돼 버리면 본질적인 문제에 관심을 주지 못하기 때문에 그것도 저는 답답했습니다"라고 말했다.
경기도는 관련 법률 개정안이 발의된 상태라며, 이를 통해 4년간 1조5000억원의 소방 재원이 확충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추 지사는 고 김진석 소방위의 희생을 언급하며 소방 재정 확충을 위한 노력에 진심이 있다는 점을 믿어달라고 말했다.
면담에 참석한 소방노조 관계자들은 사과의 의미가 현장 소방관들의 어려움을 해결하는 방향으로 이어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들은 김 소방위의 순직 사고에 대한 철저한 진상 규명과 함께 추가 사고를 막기 위한 인력 충원, 처우 개선 등을 요구했다.

부승찬도 사과문…민주당 지도부는 직권 조사 지시
추 지사의 발언을 둘러싼 논란은 지난 19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부 의원이 비슷한 표현을 사용하면서 다시 확산했다. 부 의원은 소방공무원이 국가직임에도 지방자치단체가 관련 예산을 부담하는 구조를 거론하며 “이게 재정을 진짜 쭉쭉 빨아먹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부 의원의 발언은 추 지사의 재정 부담 관련 발언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하지만 소방 예산을 두고 ‘빨대’와 ‘빨아먹는다’는 표현이 잇따라 등장하면서 논란이 커졌다. 국감에서는 이에 대한 문제 제기와 여야 의원 간 공방이 이어졌고, 회의가 한때 중단되기도 했다.
부 의원은 이후 소셜미디어에 사과문을 올렸다. 그는 “제 발언으로 마음의 상처를 입으신 소방공무원과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말 한마디에도 무거운 책임이 따르는 정치인으로서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신중한 언행을 보여드리지 못했다”며 “한때 제복을 입었던 사람으로서 지금 이 순간에도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헌신하는 분들께 마땅한 존중을 다하지 못한 점을 깊이 반성한다”고 적었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는 부 의원에게 엄중 경고하고, 발언 경위에 대해 당 윤리심판원이 직권 조사하도록 지시했다. 당 지도부는 소방공무원과 국민에게 사과하는 한편, 공직자의 언행과 관련한 책임을 강조했다.
민주당은 소속 공직자와 주요 당직자들에게 공문을 보내 고 김진석 소방위 애도 기간에 국민 정서에 반하는 언행을 할 경우 엄정 조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추 지사와 부 의원의 발언이 연이어 논란이 되자 당 차원에서 언행 관리에 나선 것이다.

국민의힘 공세…소방 재정 구조 개선도 쟁점
국민의힘은 추 지사와 부 의원의 발언을 비판하며 두 사람에 대한 징계를 요구했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김민석 대표가 지난달 말 민생 행보를 이유로 새벽 5시에 일선 소방서를 방문한 일도 거론했다. 그는 당시 소방관들을 깨워 한곳에 모았다며 이를 두고 “휴식 빨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발언 논란을 지적하는 데 그치지 않고 소방관 예우와 재정 지원 문제를 함께 제기했다. 소방관 안전 지원과 순직 소방관 유족 지원, 중앙정부의 소방 재정 책임 강화 등을 논의할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이번 논란에는 두 가지 쟁점이 겹쳐 있다. 하나는 소방 예산의 상당 부분을 지방자치단체가 부담하는 재정 구조 문제다. 다른 하나는 그 문제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소방공무원을 재정 부담의 원인처럼 표현한 발언의 적절성이다. 추 지사와 부 의원은 모두 사과했고, 추 지사는 소방관들을 직접 만나 사과했다. 민주당은 부 의원에 대한 직권 조사와 공직자 언행 주의 조치를 진행했고, 국민의힘은 징계와 제도 개선을 요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