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록, 비트코인 손실 10% 완충 ETF ‘PBIT’ 추진…하지만 고정 바닥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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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록, 초기 손실 약 10% 제한·수익 상한형 비트코인 ETF PBIT 신청
옵션만 담는 세 번째 비트코인 ETF, 수수료는 미정이고 승인도 아니다

사무실 탁자 위 유리 구조물 안에 놓인 비트코인 기호 동전 더미와 서류철 — AI 자료 이미지
사무실 탁자 위 유리 구조물 안에 놓인 비트코인 기호 동전 더미와 서류철 — AI 자료 이미지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BlackRock)이 손실 일부를 막아 주는 대신 수익에 상한을 두는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를 추진한다. 블랙록은 10월 19일(현지시각)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아이셰어즈 비트코인 매니지드 프로텍션 ETF’, 티커 PBIT의 예비 투자설명서를 제출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ETF 분석가 제임스 세이파트(James Seyffart)는 이 상품을 ‘버퍼(완충)’형 비트코인 펀드라고 불렀다. 블랙록이 내놓는 세 번째 미국 비트코인 연계 ETF다.

현물도 커버드콜도 아닌 세 번째 비트코인 ETF

세이파트는 PBIT가 하방 보호를 제공하되 투자자는 그 대가로 상승 여력 일부를 내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상품이 블랙록의 세 번째 비트코인 ETF 신청이라고 짚었다. 앞선 두 상품은 현물 상품인 아이셰어즈 비트코인 트러스트(IBIT)와, IBIT의 콜옵션을 팔아 수익을 만드는 아이셰어즈 비트코인 프리미엄 인컴 ETF(BITA)다. BITA는 6월에 출시됐다.

PBIT의 목표는 투자설명서에 이렇게 적혀 있다. IBIT 및 유사한 비트코인 익스포저(노출)에 대해 ‘대략적인 한도까지’ 상승 노출을 제공하면서, 일정 수준의 하방 보호를 추구한다는 것이다. BITA와 PBIT는 모두 비트코인 상승분을 제한하지만 이유가 다르다. BITA는 수익 창출을 위해, PBIT는 손실을 줄이기 위해 상단을 막는다.

블랙록의 암호화폐 ETF 라인업은 비트코인 2종, 이더리움 2종 구조다.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블랙록은 2024년 1월 IBIT로 미국 현물 비트코인 ETF 시장에 들어왔고, 같은 해 7월 현물 이더 펀드 ETHA를 냈다. 올해 3월에는 스테이킹 보상까지 노리는 아이셰어즈 스테이크드 이더리움 트러스트 ETF가 추가됐다. 세이파트는 블랙록이 여전히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상품만 다루고 “다른 암호화폐는 없다”고 말했다.

ETF스토어의 네이트 게라시 대표는 19일 엑스에 “블랙록이 솔라나·XRP·HYPE 등의 현물 ETF를 여전히 건너뛰고 있다는 점이 놀랍다”고 썼다. 이어 “블랙록은 BTC와 ETH만 고수하겠다는 확신이 분명하다. 지금은 그렇다”고 덧붙였다. 블랙록은 새 코인 대신 기존 자산에 새 전략을 얹는 방식으로 라인업을 넓히는 셈이다.

서류 상자 세 개와 계산기, 그래프가 놓인 책상 — 이해를 돕는 AI 자료 이미지
서류 상자 세 개와 계산기, 그래프가 놓인 책상 — 이해를 돕는 AI 자료 이미지

옵션 3겹으로 쌓는 ‘10% 완충’ 구조

PBIT는 비트코인이나 IBIT 주식을 직접 보유하지 않는다. 대신 IBIT와 유사 상품을 기초로 한 콜옵션을 담는다. 트레이딩뷰에 실린 스톡트윗츠 보도에 따르면 옵션은 대부분 플렉스 옵션이다. 여기에 현금, 머니마켓펀드, 단기 채권을 함께 들고 있으며 이자 수익이 옵션 비용을 메우는 데 쓰인다.

옵션은 시작일이 한 달씩 어긋난 3개 트랜치(구간)로 나뉜다. 매달 하나가 만기로 빠지고 새 트랜치가 들어오는 구조다. 각 트랜치는 기초자산 가치의 약 90% 부근 행사가로 콜옵션을 사고, 더 높은 행사가의 콜옵션을 팔아 수익 상한을 정한다. 이 때문에 새 트랜치의 초기 손실 노출은 수수료 차감 전 약 10% 수준으로 제한된다. 상한선 수준은 시장 상황에 따라 달라지며 투자설명서에는 구체적 수치가 없다.

주의할 대목은 이 10%가 고정된 바닥이 아니라는 점이다. 블랙록은 펀드가 고정된 트랜치 보호 시작 가치와 하한(플로어), 트랜치 상한을 제공하지 않는다고 경고했다. 트랜치가 시작된 뒤 비트코인이 오르면 더 높아진 가격 기준의 손실은 10%를 넘을 수 있다. 크립토슬레이트는 보호 행사가가 90인 상태에서 기초자산이 100에서 120으로 오르면 행사가가 현재 가격보다 25% 아래에 놓인다고 계산했다. 투자자가 원금 일부 또는 전부를 잃을 수 있다는 경고도 서류에 담겼다.

현물 수요로 이어질까…크립토슬레이트의 가정 계산

PBIT에 돈이 들어온다고 곧바로 비트코인 매수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크립토슬레이트는 옵션 거래 상대방인 딜러가 IBIT 주식이나 비트코인 선물로 위험을 헤지(상쇄)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보유 포지션끼리 위험을 상계할 수도 있다. 이미 발행된 IBIT 주식을 사는 것만으로는 IBIT의 비트코인 보유량이 변하지 않고, 새 코인은 지정참가자가 IBIT 주식을 새로 만들 때 유입된다.

이 매체의 가정은 이렇다. 옵션 명목금액이 자산과 같고 순 델타(기초자산 가격 변화에 대한 민감도)가 0.40인 10억 달러 규모 PBIT라면 딜러에게 4억 달러 상당의 헤지 환산 노출이 생긴다. 이 중 절반을 IBIT로 헤지하고 그 수요의 4분의 1이 신규 발행으로 이어진다면 5,000만 달러다. 비트코인 8만 2,000달러 기준 약 610BTC에 해당한다. 펀드 유입액과 방향성 노출, 실제 현물 매수가 서로 다른 숫자라는 지적이다.

월간 롤오버(만기 교체)도 변수로 꼽혔다. 3개 트랜치가 같은 규모인 10억 달러 펀드에서 새로 들어오는 스프레드의 델타가 만기 스프레드보다 0.40 높다면 이론상 약 1억 3,300만 달러의 헤지 환산 노출이 생긴다. 다만 딜러의 방향은 각자의 전체 장부에 따라 달라지고, 상쇄되는 거래도 있을 수 있다고 크립토슬레이트는 덧붙였다. 비트코인은 주말에도 거래되지만 IBIT는 장이 열린 시간에만 거래돼, 일부 헤지가 24시간 거래되는 암호화폐 상품으로 옮겨갈 이유가 있다는 설명도 나왔다.

먼저 나온 경쟁 상품과 아직 비어 있는 항목

완충형 비트코인 ETF가 블랙록의 발명품은 아니다. 세이파트는 이 상품이 “결코 최초가 아니다”라며 캘러모스의 CBOJ, 퍼스트 트러스트의 BFJA, 이노베이터의 QBF를 예로 들었다. 그러면서도 “블랙록이 이 분야에서 무언가를 하면 큰 파장을 일으키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크립토슬레이트에 따르면 10월 19일 기준 CBOJ의 운용자산은 1,590만 달러, 유사 상품 CBXJ는 1,640만 달러다. 내년 1월 시리즈의 결과 기간이 2월 2일 시작된 CBOJ는 완전 보호를 목표로 수수료 전 초기 상승 상한이 8.36%였다. 초기 손실을 10%로 제한하는 CBXJ의 상한은 22.24%였다. PBIT가 운용자산 10억 달러에 이르려면 CBXJ 현재 자산의 약 61배가 필요하다. 반면 블랙록은 3분기 말 운용자산이 15조 5,000억 달러에 가까웠다고 보고했다.

시장 분위기는 엇갈린다. 투자설명서가 나온 날 IBIT에는 SoSoValue 집계로 6억 6,500만 달러(약 8,850억 원, 1달러 1,331원 기준)가 순유입됐다. 미국 현물 비트코인 ETF 가운데 이날 자금이 들어온 것은 IBIT뿐이었다. 같은 집계에서 IBIT의 순자산은 663억 7,000만 달러로, 전체 미국 현물 비트코인 ETF 1,054억 6,000만 달러 가운데 가장 크다. 블랙록이 밝힌 월요일 기준 IBIT 순자산은 657억 달러로, 집계 주체에 따라 숫자가 약간 다르다. 화요일 오전 비트코인은 8만 2,900달러 안팎에서 1% 넘게 올랐고, 스톡트윗츠의 개인 투자자 심리는 ‘극단적 약세’였다.

PBIT가 실제로 상장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운용 수수료와 연간 총비용 항목은 비어 있다. 개정안은 제출 75일 뒤인 2027년 1월 초 발효되도록 표시됐지만 일정은 바뀔 수 있다. 등록 서류 제출은 승인이 아니며, 등록이 발효되기 전에는 주식을 팔 수 없다. 운용은 블랙록 펀드 어드바이저스가 맡고 에린 암스트롱, 카일 맥클레멘츠, 리처드 메이작이 포트폴리오 매니저로 이름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