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1 생로병사의 비밀…지독한 가려움, 긁을수록 위험한 노인소양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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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소양증의 실체와 원인 추적, 21일 오후 10시 방송
나이가 들면 으레 생기는 증상으로 여겨 참고 넘기기 쉬운 가려움이 노년의 일상을 위협할 수 있다. 밤낮으로 이어지는 가려움에 잠을 설치고, 반복해서 긁은 피부에는 상처가 남는다. 가려움을 오래 방치해 긁는 습관이 굳어졌다면 노인소양증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21일 오후 10시 방송되는 KBS 1TV '생로병사의 비밀' 1012회는 '긁을수록 위험하다, 노인소양증'을 주제로 노년기 가려움증의 다양한 원인과 최신 치료법, 관련 연구 동향을 소개한다.
피부 노화가 부른 가려움
전순애 씨는 배와 등, 옆구리, 목 등 온몸에 시도 때도 없이 가려움을 느낀다. 가려움의 강도를 10점 만점에 10점으로 꼽을 만큼 고통이 심해 잠깐의 외출이나 교회 예배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젊은 시절에는 피부에 별다른 문제가 없었다고 한다.
검사 결과 전 씨의 가려움은 피부 노화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이가 들면 피부가 수분을 붙잡아 두는 능력과 외부 자극을 막는 장벽 기능이 약해져 사소한 자극에도 가려움을 느끼기 쉽다. 다만 노년기에는 겉으로 드러나는 피부 병변이 없어도 가려움이 생길 수 있어, 단순 노화로 단정하기보다 원인을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가장 극심한 형태, 결절성 소양증
김교갑 씨는 10년째 가려움과 싸우고 있다. 두피에서 다리까지 딱딱하게 솟은 결절이 퍼져 있다. 긁으면 잠시 시원하지만 긁기를 반복할수록 피부 장벽이 손상되고 염증이 악화된다. 염증은 감각 신경을 더욱 예민하게 만들어 결국 스스로 긁는 행동을 멈추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다.
김 씨의 진단명은 노인소양증 가운데서도 가려움이 가장 심한 것으로 알려진 결절성 소양증이다. 반복적인 긁기에 더해 면역 반응, 감각 신경의 변화, 피부 섬유화 등이 함께 작용하면서 결절이 생기고 가려움과 긁기의 악순환이 이어진다.
몸속 질환이 원인인 경우도…담즙정체성 소양증
가려움이 피부가 아닌 몸속 질환에서 비롯되는 경우도 있다. 이준호 씨는 10년 전 간 이식 수술을 받았고, 그로부터 3년쯤 지나 가려움이 시작됐다. 샤워 전 거친 돌로 각질을 긁어낼 정도이며, 가려움에 눈썹과 머리카락까지 뽑았다. 오랜 긁기로 피부는 검고 두꺼워졌고, 예민해진 성격 탓에 가족의 일상도 영향을 받았다.
이 씨의 가려움은 간담도 질환과 관련된 '담즙정체성 소양증'이다. 광선 치료와 담즙산 배출을 돕는 약물 등을 써 봤지만 증상이 조절되지 않아 의료진은 새로운 주사 치료를 검토하고 있다. 노년기 가려움의 원인을 정확히 가려내야 하는 이유다.

기존 치료로 안 될 때…생물학적 제제·표적치료제
노인소양증으로 인한 만성 가려움은 원인과 중증도에 맞춰 단계적으로 치료한다. 보습제, 바르는 약, 항히스타민제 등으로 충분히 조절되지 않으면 새로운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노성기 씨는 소름이 돋을 만큼 심한 가려움에 자다가 깨는 날이 많았다. 면역조절제 치료는 장기간 쓰기에 제약이 있었다. 이후 생물학적 제제 주사 치료를 받은 뒤 가려움이 거의 사라졌고, 삶의 질 평가 점수도 크게 개선됐다. 잦던 피부 발진 역시 눈에 띄게 줄었다. 방송은 가려움과 염증에 관여하는 특정 신호만 골라 차단하는 생물학적 제제와 표적치료제 등 신약을 소개한다.
잘못된 자가 처치가 남긴 가려움, 소양성 반흔
조명자 씨는 점을 빼려고 식초와 밀가루를 섞어 바른 뒤 피부에 상처를 입었다. 상처가 흉터로 남으면서 2년 반 넘게 가려움이 계속되고 있다. 나무젓가락으로 긁다 피가 나는 일도 있었고, 주변 시선이 신경 쓰여 긴소매 옷을 즐겨 입게 됐다. 상처나 흉터 부위에 가려움이 지속되는 '소양성 반흔'으로 의료진은 생물학적 제제로 가려움과 염증을 다스리고 있다. 같은 치료를 받은 김교갑 씨의 결절이 어떻게 변했는지도 방송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전염되는 가려움, 옴
유성용 씨는 밤낮없는 가려움에 병원을 찾았다가 옴 진단을 받았다. 옴은 눈으로 보기 힘들 만큼 작은 옴진드기가 피부에 기생하며 심한 가려움과 발진을 일으키는 전염성 질환이다. 손가락 사이, 엉덩이 등에 증상이 잘 나타나고 피부 접촉은 물론 침구나 옷을 통해서도 옮을 수 있다. 방송은 옴 감염과 전파 위험을 짚는다.
비대면 협진·웨어러블로 치료 문턱 낮춘다
고령화로 노인소양증 환자가 늘면서 요양기관과 대학병원을 잇는 비대면 협진도 시도되고 있다. 병원을 직접 찾기 어려운 고령 환자의 피부 상태를 전문의가 함께 살피고 필요한 치료로 연결하는 방식이다.
가려움을 체온이나 혈압처럼 수치로 나타내려는 연구도 진행 중이다. 손목 움직임을 감지하는 가속도·자이로센서 기반 웨어러블 기기로 긁는 행동을 측정·분석하는 기술이다. 가려움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으면 치료 효과를 판단하고 치료 방향을 정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
'생로병사의 비밀'은 2002년 10월 첫 방송을 시작한 KBS 1TV의 대표 의학 다큐멘터리다. 매회 하나의 질병이나 건강 주제를 정해 환자 사례와 전문의 진단, 최신 연구 결과를 함께 전하며 20년 넘게 방송을 이어오고 있다. 현재 매주 수요일 오후 10시 KBS 1TV에서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