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인 택시’ 넷플릭스답지 않아 더 끌린다…차태현 택시에 오른 8가지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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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태현이 예약 손님만 태우는 택시기사로 나선 넷플릭스 ‘개인적인 택시’ 8부작.
임세미·이재인·예지원 등 에피소드별 승객과 타이틀곡 8곡을 정리했다.

드라마 '개인적인 택시'의 한 장면 (사진=TMDB)
드라마 '개인적인 택시'의 한 장면 (사진=TMDB)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개인적인 택시’가 예약한 손님만 태우는 택시 안에서 벌어지는 8개의 사연으로 시청자를 만난다. 차태현이 승객이 듣고 싶어 하는 음악을 틀어주는 택시기사 고기사로 분해 이야기를 이끈다. 지난 1일 넷플릭스와 일본 후지TV에서 동시 공개된 작품은 자극적인 전개 대신 일상의 온기를 내세운 미드폼 시즌제 드라마다.

예약 손님만 태우는 택시, 신청곡이 이야기의 문을 연다

‘개인적인 택시’는 각자의 사연을 품은 승객들이 신청곡과 함께 속마음을 나누는 휴먼 힐링 뮤직 드라마다. 고기사는 “목적지까지 가시는 동안 손님이 듣고 싶어 하는 음악을 틀어드립니다. 그럼 출발하겠습니다”라는 말과 함께 운전대를 잡는다. 택시를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니라 대화와 교감이 오가는 공간으로 바라본 작품이다.

지난 17일 오전 방송된 KBS2TV ‘영화가 좋다’의 ‘신작이 좋다’ 코너에서도 작품이 소개됐다. 방송에서는 이별할 때마다 택시를 예약하는 단골손님, 곰 인형 탈을 쓴 채 기다리는 손님 등 다양한 승객이 고기사와 시간을 보내는 장면이 전해졌다. 예약이 없을 때 손님을 기다리며 시간을 보내는 고기사의 모습도 그려진다.

고기사는 평생 다른 사람들을 위해 운전해 온 선배 택시기사를 딸의 결혼식장까지 태워다 주기로 하는 등 주변 인물들과도 인연을 이어간다. 평범한 택시 안에서 오가는 일상적인 대화와 인물들의 사연이 작품의 중심을 이룬다.

드라마 '개인적인 택시'의 한 장면 (사진=TMDB)
드라마 '개인적인 택시'의 한 장면 (사진=TMDB)

임세미, 불면증 직장인 계향으로 ‘달리기’ 에피소드 책임진다

배우 임세미는 두 번째 에피소드 ‘달리기’의 주인공 계향으로 등장한다. 계향은 특별한 고민이나 회사에 대한 불만이 없는데도 원인을 알 수 없는 불면증에 시달리는 직장인이다. 짙은 다크서클 탓에 동료들의 걱정을 받던 그는 우연한 계기로 달리기를 시작하면서 변화를 맞는다.

매일 걷던 길이 새롭게 보이기 시작하고, 잃었던 식욕도 되찾는다. 무기력한 일상에서 벗어난 계향은 고기사의 택시 안에서 벅찬 감정을 드러낸다. 임세미는 의욕 없이 굳어 있던 표정에서 점차 밝아지는 미소와 눈빛까지, 인물의 감정 변화를 세밀하게 담아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별다른 이유 없이 찾아온 무기력과 이를 극복하는 과정을 자연스럽게 그려내며 반복되는 일상에 지친 현대인의 모습을 표현했다. 에피소드의 제목이자 타이틀곡은 윤상의 ‘달리기’다.

곰 인형 탈부터 포항 헤어 디자이너까지, 8개의 소품 단편

매회 새로운 승객이 등장하는 구조여서 에피소드마다 결이 다르다. 놀이공원에서 곰 인형 탈을 쓰고 일하다 헤어진 남자친구가 다른 여자와 함께 온 모습을 마주하는 연우는 이재인이 연기한다. 가마가 4개라 다루기 어려운 머리를 잘 다듬어 주는 헤어 디자이너(이연희)를 찾아 포항까지 가는 마대일 역은 현봉식이 맡았다.

빈티지를 좋아하는 같은 감성의 손님과 음악으로 연결되는 DJ 창식은 주종혁, 한때 잘나갔지만 조연으로 밀려나 아들의 유학을 준비하는 배우 영란은 예지원이 연기한다. 고등학교 시절 ‘북남고 듀스’로 통하던 친구를 우연히 발견한 카세트테이프로 재회하는 석주 역은 이규형이다. 40년간 택시를 몰다 고기사의 택시를 타고 딸의 결혼식에 가는 임기사는 임하룡이 맡았다.

이 밖에 곽윤기, 미미, 안지호, 예수정 등이 에피소드별 출연진으로 이름을 올렸다. 예약 없이 탄 수상한 손님도 한 회를 채운다.

타이틀곡 8곡이 에피소드의 분위기를 완성한다

음악은 작품의 주요 요소다. 검정치마의 ‘Love Shine’, 윤상의 ‘달리기’, 이한철·소히의 ‘산책’, 이적의 ‘거짓말 거짓말 거짓말’, 나미의 ‘가까이 하고 싶은 그대’, 혁오의 ‘Tomboy’, 듀스의 ‘우리는’, 임인건의 ‘바람이 부네요’까지 총 8곡이 각 에피소드의 타이틀곡으로 쓰였다.

서로 다른 세대와 장르의 곡이 승객들의 사연과 맞물리며 작품의 정서를 만든다. 작품은 제22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에 드라마 작품으로는 처음 공식 초청되기도 했다.

한 회 30분 남짓, 칼럼에서 짚은 ‘슴슴한 맛’

정덕현 칼럼니스트는 엔터미디어 칼럼에서 ‘개인적인 택시’를 두고 넷플릭스스럽지 않은 작품이라고 짚었다. 한두 사람쯤 죽어야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듯한 기존 넷플릭스 드라마와 달리 끝까지 누구도 죽지 않고, 치정이나 복수 같은 코드도 없다는 설명이다. 시대의 명곡을 밑그림처럼 깔았다는 점도 특징으로 언급됐다.

칼럼은 각기 파편화돼 살아가는 듯한 소시민들의 삶이 고기사의 택시라는 하나의 매개로 보이지 않게 연결돼 있다는 점을 짚었다. 알바를 일상으로 하는 청춘 연우, 치열하면서도 외로운 직장인 계향, 일과 사랑에 꿈을 피우는 청춘 창식, 청춘의 한때를 추억하는 중년 석주, 저물어가는 인생을 배우자와 마무리해가는 노년 임기사가 한 편의 풍경화처럼 이어진다는 것이다.

한 회당 30분 남짓의 분량에 군더더기 없는 연출이 압축미를 만들고, 아름다운 프레임까지 담아냈다는 평도 덧붙였다. 8부작 전편은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