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숙 국감 제척' 결국 헌재서 제동…오늘 국감 참석 가능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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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이진숙 국감 제척 효력 일부 정지…재판관 9명 전원일치 결정
오늘 과방위 종합국감 참석 가능…본인 관련 사안은 질의 제한

헌법재판소가 이진숙 국민의힘 의원을 국정감사에서 배제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의 의결에 제동을 걸었다. 이에 따라 이 의원은 일부 사안을 제외하고 국정감사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이진숙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한국방송공사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사진행 발언을 하고 있다. / 뉴스1
이진숙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한국방송공사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사진행 발언을 하고 있다. / 뉴스1

22일 연합뉴스 등 복수의 언론 보도에 따르면 헌재는 전날 이 의원이 과방위의 국정감사 제척 의결에 반발해 낸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재판관 9명 전원일치 의견으로 일부 인용했다. 헌재는 국회의원에게 이해충돌 사유가 있더라도 직접 관련된 사안이 아닌 국정감사까지 포괄적으로 제한할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이번 결정으로 이 의원은 이날 열리는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방미통위) 등 관련 기관에 대한 종합국정감사에 참석할 수 있다. 다만 과거 방송통신위원장으로 재직하면서 관여한 업무나 법적 책임이 걸린 사안에 대해서는 제척이 유지돼 질의할 수 없다. 일부 효력정지 결정은 본안인 권한쟁의심판의 결정이 선고될 때까지 유지된다.

헌재 "이해충돌 사유 있어도 국감 전체 배제는 안 돼"

헌재가 이번 결정에서 제시한 기준은 국회의원의 감사 권한을 어디까지 제한할 수 있느냐다. 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의원이 감사 대상 사안에 직접 이해관계가 있거나 공정을 기할 수 없는 현저한 사유가 있을 경우 해당 사안에서 제척할 수 있다. 그러나 헌재는 특정 사안에 제척 사유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관련 기관 전체에 대한 감사 참여를 제한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본회의 또는 위원회 의결로 해당 의원의 감사를 중지시킬 때 의원이 직접 이해관계가 있거나 공정을 기할 수 없는 현저한 사유가 있는 그 사안에 제척 의결을 할 수 있을 뿐"이라며 "제척 사유가 있다고 해서 포괄적으로 감사를 제한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 의원이 방송통신위원장으로 재직했다는 사실만으로 방송 관련 기관의 모든 업무에 이해관계가 있다고 볼 수는 없다는 취지다.

헌재는 제척 사유가 불분명한 사안에 대해서는 국정감사 참여를 허용하더라도 이해충돌을 막을 방법이 있다고 봤다. 이 의원이 직접 관련된 사안의 질의를 피하거나 과방위원장이 질서유지권을 적극적으로 행사하면 국정감사의 공정성을 지킬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가처분을 기각한 상태에서 국정감사가 끝나고 나중에 권한쟁의심판에서 이 의원의 주장이 받아들여지면 이미 행사하지 못한 감사 권한을 회복할 방법이 없다고 판단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지난 21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재판소원 첫 공개변론에 참석한 김상환 헌법재판소장과 헌법재판관들. / 뉴스1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지난 21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재판소원 첫 공개변론에 참석한 김상환 헌법재판소장과 헌법재판관들. / 뉴스1

방통위원장 시절 업무와 형사사건은 제척 유지

다만 헌재는 이 의원이 직접 의사결정에 참여했거나 법적 책임이 문제 되는 사안에 대해서는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이 부분은 과방위의 기존 제척 의결이 그대로 유지된다. 헌재는 해당 사안들이 이 의원의 법적 책임과 직접 관련되거나 논란이 된 행위의 당사자로서 제척 사유가 인정될 여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구체적으로 이 의원이 방송통신위원장으로 재직하면서 관여한 결산과 기금 집행, 감사원 감사 및 지적사항, 국정감사 지적사항에 대한 조치 결과, 인사관리 등 기관 운영 관련 업무가 포함됐다. 이른바 방통위 '2인 체제'에서 의결한 KBS 이사 추천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 선임, EBS 사장 임명 동의 등도 제척 대상이다.

이 의원과 관련된 형사사건 역시 감사 참여가 제한된다. 국회 과방위가 올해 1월 이 의원을 지난해 국정감사 위증 혐의로 고발한 사건과 대전MBC 사장 재직 당시 법인카드 사용 문제로 업무상 배임 혐의로 고발된 사건이 해당한다. 헌재는 이러한 사안에 이 의원의 감사 참여를 허용했다가 나중에 제척 의결이 적법하다는 결론이 나오면 훼손된 국정감사의 공정성을 회복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헌재는 의원의 감사 참여권을 보호할 필요성과 이해충돌에 따른 공정성 훼손 우려를 함께 고려해 가처분 신청을 일부만 받아들였다. 직접 이해관계가 있는 사안에서는 제척을 유지하되, 그 밖의 감사 영역까지 일괄적으로 참여를 막는 것은 허용하지 않은 것이다.

국회의원 국감 제척 효력정지 첫 사례…본안 판단은 남아

헌재가 국회의원의 국정감사 참여를 중지시킨 의결의 효력에 대해 판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헌재 설립 이후 가처분이 인용된 사례로는 13번째다. 다만 이번 결정은 과방위의 제척 의결이 최종적으로 위법하거나 무효라고 확정한 것은 아니다.

이 사건의 본안은 권한쟁의심판이다. 권한쟁의심판은 국가기관 사이에서 헌법이나 법률이 정한 권한의 범위를 놓고 다툼이 발생했을 때 헌재가 판단하는 절차다. 가처분은 그 결론이 나오기 전까지 문제가 된 처분의 효력을 임시로 정지하는 조치다. 따라서 이 의원의 국정감사 참여권이 실제로 침해됐는지, 과방위의 제척 의결이 적법했는지에 대한 최종 판단은 별도로 이뤄진다.

헌재는 이미 종료된 지난 12일과 16일 국정감사에 관한 가처분 신청은 효력을 정지할 실익이 없다며 각하했다. 국민의힘이 정당 명의로 낸 신청 역시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할 당사자 능력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 의원 개인의 신청은 일부 인용했지만, 국민의힘이 제기한 신청까지 인정한 것은 아니다.

이진숙 "국감 참여"…민주당 "전면 해제 아니다"

이진숙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한국방송공사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자신에 대한 국감 제척안과 관련해 송기헌 위원장에게 항의하고 있다. / 뉴스1
이진숙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한국방송공사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자신에 대한 국감 제척안과 관련해 송기헌 위원장에게 항의하고 있다. / 뉴스1

앞서 과방위는 지난 12일 범여권 주도로 이 의원에 대한 국정감사 제척안을 의결했다. 이 의원이 방통위원장 재직 당시 관여했던 업무가 감사 대상에 포함돼 이해충돌 우려가 있다는 이유였다. 이에 이 의원은 지난 15일 헌재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하고 제척 의결의 효력을 정지해 달라는 가처분도 신청했다.

이 의원은 헌재 결정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헌재의 당연한 판결. 내일(22일) 국감 참여한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소속 과방위원들도 국회 다수 의석이 국회의원의 권한을 자의적으로 제한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확인한 결정이라며 민주당에 이를 엄중하게 받아들일 것을 촉구했다.

반면 민주당 소속 과방위원들은 헌재 결정을 존중한다면서도 일부 효력정지를 제척의 전면 해제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의 법적 책임이나 직접 이해관계가 있는 사안에 대한 제척은 유지된 만큼 국정감사의 공정성을 지켜야 한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