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 오늘 전혀 예상치 못한 곳에 '깜짝 등장'…현장 술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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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 오전 이재명 대통령이 찾은 곳은?
평일 오전, 전북 익산의 한 초등학교 운동장에 이재명 대통령이 나타났다. 대통령이 직접 찾아 나선 곳은 아이들의 가을 운동회였다.

이 대통령은 22일 오전 10시 45분쯤 전북 익산시 왕궁면 왕궁초등학교에서 열린 '2026 가을축제 행복한마당'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곳을 지역구로 둔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원내대표와 박진 왕궁초 교장이 이 대통령과 동행했다. 왕궁초는 지난해 11월 개교 100주년을 맞은 학교다.
전북 익산을이 지역구인 한 원내대표는 지난 1월 김병기 전 원내대표 사퇴에 따른 보궐선거로 원내대표에 올랐다. 이어 지난 5월 6일 의원총회에서 다시 선출됐다. 민주당에서 원내대표가 연임한 것은 한 원내대표가 처음이다.
이날 운동회에는 왕궁초 학생과 병설유치원 원아 70여 명을 비롯해 학부모와 교직원, 왕궁면 주민 등 100여 명이 모였다. 대통령이 등장하자 운동장 곳곳에서 환호가 터졌고, 학생과 학부모들은 저마다 휴대전화를 꺼내 이 대통령의 모습을 촬영했다.

"찾다 찾다 여기까지 왔다"…운동회 찾아 나선 대통령
노타이에 남색 정장 차림으로 마이크를 잡은 이 대통령은 방문 배경부터 밝혔다. 그는 "제가 초등학교 운동회에 한번 가보고 싶다고 하니까 운동회를 하는 데가 없다고 하더라"며 "찾다 찾다 여기까지 왔다"고 말했다. 인사말이 끝나자 참석자들 사이에서 환호성이 쏟아졌다.
이 대통령은 "초등학교 운동회는 참 오랜만에 참석한다"며 학생들에게 "즐겁나?"라고 물었다. 이어 "제가 여러분 조금 더 즐겁게 해 드리겠다. 행복한 날 되시길 바란다"고 했다.

학부모와 교사들을 향해서는 "학부모님들께서도, 교장 이하 선생님들께서도 힘들겠지만 학생들, 자녀들과 함께 행복한 가을날을 보내면 좋겠다"고 말했다. 학생들에게는 "공부도 열심히 하고 운동회 너무 열심히 하다가 혹시 넘어져서 다치는 일 없도록 조심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인사를 마친 이 대통령은 학생들이 모여 있는 천막으로 이동해 악수를 나누고 사진 촬영 요청에 응했다. 병설유치원 아이를 품에 안고 사진을 찍었고, 학생들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인사를 건넸다.

실제로 요즘 초등학교에서 전통적인 운동회를 찾기는 예전보다 어려워졌다. 경기일보는 지난 6월 사설에서 서울 지역 초등학교 가운데 36%가 운동회를 놀이 체험형으로 바꿨고, 18%는 아예 운동회를 열지 않는다고 전했다. 승패를 가리는 방식의 운동회를 여는 학교는 41%에 그쳤다. 인천에서도 초등학교 269곳 중 31곳이 승패를 없애거나 무승부로 처리하는 방식으로 운동회를 바꾼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가 경기에서 져 속상해했다는 학부모 민원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졌다. 대신 학생들이 커다란 천을 함께 들고 공을 튀기는 협동 놀이처럼 승부보다 참여에 무게를 둔 종목이 늘고 있다. 개인 달리기도 기록을 재지 않는 방식으로 바뀌는 추세다.
바람막이로 갈아입고 '왕이팀' 합류…공 맞고 웃음 터져
이 대통령은 직접 경기에도 나섰다. 정장 재킷을 벗고 흰색 바람막이 점퍼로 갈아입은 그는 학생들을 향해 "열심히 하자, 파이팅"이라고 외친 뒤 학생들 틈에 섞였다.
첫 종목은 여러 사람이 긴 분홍색 천을 함께 붙잡고 천을 튕겨 그 위에 놓인 짐볼을 반대편 끝까지 보내는 경기였다. 이 대통령은 '왕이팀', 한 원내대표는 '궁이팀'으로 나뉘어 맞붙었다. 한 원내대표는 이후 이어진 경기에서도 줄곧 이 대통령의 상대 팀에서 뛰었다.
천 한가운데 선 이 대통령은 주변 학생들에게 함께하자고 손짓했다. 공을 함께 굴리던 이 대통령은 "(사람) 숫자가 너무 많아서 (공) 안 떨어지겠네"라며 웃었다. 굴리던 공이 천 밖으로 빠지자 "아이고 이거 실패다"라며 웃음을 터트렸다.

경기 도중에는 천 위로 떠오른 공이 이 대통령의 머리 쪽으로 떨어지는 장면도 나왔다. 공을 맞은 이 대통령이 이마를 짚고 웃어 보이자 주변에 있던 학생과 학부모들도 함께 웃음을 터뜨렸다.
이어진 '볼풀공 채우기' 경기에는 '궁이팀' 소속으로 참여했다. 이 대통령은 학생들 사이에서 바닥에 떨어진 공을 직접 주워 바구니에 던져 넣었고, 공을 넣은 학생에게는 "잘했어"라며 말을 건네기도 했다. 직접 뛰지 않는 경기에서는 학생들과 함께 앉아 "이겨라, 이겨라"를 외치며 응원했다.
"인스타 맞팔해 주세요" 학생 요청에…휴대전화 통째로 건넨 이 대통령
현장에서 가장 눈길을 끈 장면은 '줄바트런' 경기를 관람하던 중에 나왔다. 일부 학생이 "인스타 맞팔해 주세요"라고 요청하자 이 대통령은 자신의 휴대전화를 꺼내 그대로 건넸다.
학생들은 대통령의 휴대전화를 받아 들고 자신들의 SNS 계정을 직접 팔로우했다. 한 학생은 "너무 감격스럽다"고 말했고, 주변 학생들은 "나도 나도"를 외치며 몰려들었다. 맞팔 요청이 계속되자 이 대통령은 "응원 열심히 하면 해줄게"라며 학생들의 응원을 독려했다.
대통령이 왔다는 소식에 마을 주민들도 학교를 찾았다. 세쌍둥이를 데리고 온 할머니, 생후 8개월 된 아기를 데리고 온 주민 등이 운동장에 모였다. 이 대통령은 아기를 품에 안고 웃으며 사진을 찍었다.

사인 요청도 있었다. 한 참석자는 이 대통령의 에세이 '함께 가는 길은 외롭지 않습니다'를 들고 와 사인을 부탁했다. 이 책은 이 대통령의 첫 자전적 에세이로, 대통령 당선 이후 리커버 에디션으로도 출간됐다. 이 대통령은 책 첫 페이지에 "응원합니다. 2026. 10. 22 대통령 이재명"이라고 적어 건넸다.
운동회의 마지막 순서는 이어달리기였다. 이 대통령은 직접 출전하지 않고 트랙 옆에서 학생들과 함께 응원에 나섰다. 그는 구령대 쪽으로 이동해 아이들과 어깨동무를 하고 "달려"라고 외치며 응원했다. 마지막 주자가 들어올 때는 결승선에서 교사와 함께 결승 테이프를 잡고 학생들을 맞았고, 우승 주자가 결승선을 통과하자 박수를 보냈다.
마무리 체조까지 함께한 이 대통령은 구령대 앞에서 전교생과 학부모, 교직원, 지역 주민들과 단체 사진을 찍었다. 이 대통령이 "왕궁!"을 선창하자 참석자들은 "왕궁! 파이팅!"을 외치며 박수를 쳤고, 그렇게 행사가 마무리됐다.
급식실서 학생들과 함께 점심…"1학년이 몇 명이나 되나" 질문도
이 대통령은 운동회가 끝난 낮 12시 7분께까지 1시간 20여 분 동안 학생들과 함께했다. 하지만 일정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이 대통령은 학교 급식실로 자리를 옮겨 학생들과 점심을 함께 먹었다. 이날 급식 메뉴는 친환경 통밀밥과 북엇국, 닭갈비 등이었다. 이 대통령은 식사를 하며 "음식이 맛있다"고 말했다. 학생들에게는 "마음껏 뛰고, 신나게 웃고, 맛있게 먹자"는 문구가 적힌 컵과일이 선물로 전달됐다.
식사 자리에서 이 대통령은 교직원들에게 학교와 지역 사정을 자세히 물었다. 김성완 청와대 대변인은 "1학년이 몇 명이나 되는지, 아이들이 계속 줄고 있는지, 지역 상황을 세세히 물은 이 대통령은 교장 선생님과 교사들에게 작은 학교의 중요성과 지역 정주 요건 개선을 위한 현장 목소리를 청취했다"고 전했다.

이번 운동회 방문은 이 대통령이 최근 잇따라 밝힌 '현장 소통' 확대 방침 이후 나온 행보다. 이 대통령은 전날인 21일 자신의 SNS에 한 언론사 사설을 공유하며 "국민과 현장은 물고기가 헤엄치는 물과 같다"며 "좋은 지적이고 전적으로 공감한다"고 밝혔다. 이어 "국정생중계도, 언론접촉도, 현장방문도, SNS(소셜미디어)도 모두 늘릴 것"이라고 했다.
이에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19일에도 예고 없이 청와대 춘추관을 찾았다. 아제이 방가 세계은행 총재를 접견한 뒤 춘추관 구내식당에서 출입기자들과 식사를 했고, 이후 90여 분간 정치·경제·외교안보 현안을 놓고 문답을 이어갔다. 이 자리에서 이 대통령은 "가급적 직접 얼굴을 보고 소통하는 방식을 연구 중"이라며 "국민들 삶의 현장에 많이 가까이 가려고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