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 파이어블록스 25억 달러 인수설…2022년 평가액 80억 달러보다 69%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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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시오스, 비자가 파이어블록스를 약 25억 달러에 인수 협상 중이라 보도
파이어블록스는 ‘현재로선 사실 아니다’ 부인, 2022년 80억 달러 평가보다 낮아

금융 사무실에서 두 사람이 비자·파이어블록스 표식과 금화, 비트코인을 바라보는 모습 — AI 자료 이미지
금융 사무실에서 두 사람이 비자·파이어블록스 표식과 금화, 비트코인을 바라보는 모습 — AI 자료 이미지

악시오스(Axios)가 10월 22일(현지시각) 결제 업계 1위권 기업 비자(Visa)가 가상자산 수탁·인프라 업체 파이어블록스(Fireblocks)를 약 25억 달러(약 3조 3,000억 원, 1달러 1,326원 기준)에 인수하는 막바지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한 내용이다. 성사되면 비자가 인수 방식으로 스테이블코인(달러 등 법정화폐 가치에 연동된 코인) 분야에 처음 발을 들이는 거래가 된다.

파이어블록스는 같은 날 곧바로 선을 그었다. 회사 대변인은 “인수설은 우리에게도 새로운 소식이며 현재로서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비자는 “루머나 추측에는 논평하지 않는다”는 입장만 내놨다.

악시오스 보도와 파이어블록스의 즉각 부인

비자는 파이어블록스를 통째로 사들이기 위한 고급 단계의 논의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크립토뉴스에 따르면 소식통 중 한 명은 협상이 막바지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다만 양사가 확정 계약을 발표한 것은 아니며 거래 조건은 아직 협상 대상이다.

파이어블록스의 부인 문구는 “현재로서는(at present time)”이라는 단서를 달고 있다. 인수 협상 자체가 없었다고 단정한 것이 아니라 현시점에서 사실이 아니라는 표현이다. 이 발언은 코인텔레그래프와 더블록에 같은 문장으로 전달됐다. 비트코인 매거진은 부인이 보도 몇 시간 뒤에 나왔다고 전했다.

비자 측은 공식 확인도 부인도 하지 않았다. 따라서 현재까지 확인된 것은 보도 내용과 파이어블록스의 부인뿐이다. 협상 여부나 최종 가격은 어느 쪽에서도 검증되지 않았다.

사무실 책상 위 서류 더미와 계산기, 펜이 놓인 모습 — 이해를 돕는 AI 자료 이미지
사무실 책상 위 서류 더미와 계산기, 펜이 놓인 모습 — 이해를 돕는 AI 자료 이미지

80억 달러에서 25억 달러로…가격 비교의 함정

눈에 띄는 대목은 보도된 가격이다. 파이어블록스는 2022년 1월 5억 5,000만 달러 규모의 시리즈E 투자 라운드를 마치며 기업가치 80억 달러(약 10조 6,000억 원)를 인정받았다.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데이터 업체는 2025년 12월 11일에도 이 80억 달러를 최신 평가액으로 표기했다.

크립토뉴스는 두 수치의 차이를 55억 달러로 계산했다. 이전 평가액 대비 약 69%(정확히는 68.75%) 낮은 수준이다. 당시 투자자에는 D1 캐피털 파트너스(D1 Capital Partners)·스파크 캐피털(Spark Capital)·제너럴 애틀랜틱·인덱스 벤처스·알파벳의 캐피털G 등이 포함됐다. 비트코인 매거진은 이 평가를 벤처 투자 사이클의 정점에서 받은 것이라고 표현했다.

다만 단순 비교에는 한계가 있다. 2022년 수치는 비공개 투자 유치에서 나온 값이고 이번 25억 달러는 인수 가격이라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이 비교만으로 개별 투자자 지분의 가치나 주주가 받을 대금을 알 수는 없다. 크립토브리핑에 따르면 파이어블록스는 2018년 창업 이후 누적 10억 달러 넘는 자금을 조달했다.

은행·거래소가 쓰는 ‘배관’…파이어블록스는 어떤 회사

비트코인 매거진에 따르면 파이어블록스는 2018년 미하엘 샤울로프·파벨 베렌골츠·이단 오프랏이 세웠다. 세 사람은 이스라엘 사이버보안 업계 출신이다. 은행과 거래소, 핀테크 기업이 디지털 자산을 보관하고 옮기는 데 쓰는 기반 기술을 판매한다.

고객사로는 BNY멜런·월드페이·레볼루트·갤럭시가 거론된다. 150개가 넘는 블록체인에서 수조 달러 규모의 이체를 보호했다고 회사는 밝히고 있다. 또 FIS의 기관용 비트코인 거래를 뒷받침하고 BNP파리바의 디지털 자산 수탁에도 쓰인다. 기관 고객은 2,500곳 이상이다.

최근에는 스테이블코인 쪽 비중이 커졌다. 파이어블록스는 자사 결제 네트워크가 매달 2,000억 달러 넘는 스테이블코인 거래를 처리한다고 밝혔다. 올해 2분기 플랫폼 내 디지털 자산 거래량 가운데 스테이블코인 비중은 69%였다. 2025년 9월에는 서클·브리지·제로해시·옐로카드 등 40곳 넘는 참여사와 스테이블코인 결제 네트워크를 출범시켰다. 올해는 네오뱅크용 결제 수단 수용 도구와 AI 에이전트를 겨냥한 정산 제품군도 내놨다.

비자와는 이미 접점…결제 공룡들의 인프라 확보전

두 회사는 이미 얽혀 있다. 크립토뉴스에 따르면 파이어블록스는 6월 스테이블코인 인프라를 개발하는 업계 이니셔티브 ‘오픈 스탠더드’에 비자가 참여한다고 밝혔고 자신은 인프라 파트너로 합류했다. 비자는 7월 스테이블코인 플랫폼을 선보였는데 첫 대상이 오픈 스탠더드와 연결된 스테이블코인 ‘오픈USD’였다. 비트코인 매거진은 비자와 마스터카드가 3,000억 달러 시장의 수익 구조를 테더·서클 밖으로 넓히려는 140여 개 기업 연합에 참여했다고 전했다.

비자의 스테이블코인 사업은 인수설과 별개로 계속 넓어지고 있다. 비자는 10월 15일 비자 다이렉트에서 상업용 USDC 자금 조달 서비스를 시작했고 첫 참여 결제 처리업체로 이뇨 글로벌을 지목했다. 메시와는 1억 7,500만 곳 이상 가맹점에서 가상자산·스테이블코인 결제를 지원하기로 했다. 비자의 스테이블코인 정산 규모는 9월 기준 연환산 200억 달러를 넘어 전년의 15배 이상이 됐다.

결제 업계에서는 직접 만들기보다 인프라 기업을 사거나 구애하는 흐름이 올해 두드러졌다. 마스터카드는 3월 제로해시와의 인수 협상이 무산된 뒤 BVNK를 최대 18억 달러에 사들이기로 했고 8월에 거래를 마쳤다. 제로해시는 미국 연방 신탁은행 인가를 추진 중이며 8월 비자와 손잡고 비자 다이렉트에 스테이블코인 입금·지급 기능을 붙였다.

규모가 큰 가상자산 업계 거래와 견주면 위치가 가늠된다. 코인베이스가 2025년 29억 달러에 인수한 디리빗과 네이버파이낸셜이 추진 중인 103억 달러 규모의 두나무(업비트 운영사) 인수가 이보다 앞선다. 파이어블록스는 10월 19일 유로넷이 은행·핀테크에 공급하는 스테이블코인 연동 카드의 잔액을 자사 내장형 지갑이 보관한다고 밝혔다. 당시 글에서 비자 네트워크에서 운영 중인 스테이블코인 연계 카드 프로그램이 160개 이상이라는 점도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