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민주당에 계엄군 투입한다기에 내가 '미쳤냐'고 질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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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대 탄핵론 겨냥해선 "이게 민주주의냐"
"민주당이 북한이 연결돼 있다고 생각했다"
12·3 불법계엄으로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항소심 법정에서 여권의 조희대 대법원장 탄핵론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과 북한이 연결돼 있다고 생각했다는 주장도 다시 꺼내 들었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내란전담재판부인 형사12-1부(재판장 이승철)는 전날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항소심 공판을 열고 피고인 신문을 이어갔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 2월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앞서 특검은 사형을 구형했다. 1심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에게 국회의장과 여야 대표 등을 체포하고 국회를 마비시켜 상당 기간 기능하지 못하게 할 목적이 있었다고 판단했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은 징역 30년,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은 징역 18년을 각각 선고받았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서 "민주주의는 자유를 보장해 주기 위해 있는 것이고, 여기에 가장 중요한 것이 법의 지배와 독립된 사법부"라며 "태어나서 대법원장을 국회에서 증인으로 부르는 건 처음 본다"고 말했다. 이어 "이게 민주주의라고 생각한다면 나와 생각이 너무 다르다"고 말했다.
윤 전 대통령은 자신의 재임 기간 민주당이 고위공직자 탄핵소추를 잇따라 밀어붙인 것을 두고 "헌법 권한을 남용하는 대표적인 사례다. 이거야말로 헌정 파괴"라고 주장했다. 국회의 예산안 삭감에도 반발하며 거대 야당의 국정운영 방해 탓에 계엄 선포가 불가피했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계엄의 목적에 대해서는 야당의 전횡을 국민에게 알리려는 것이었을 뿐 국가기관을 장악할 의도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여소야대 국회가 계엄을 신속히 해제할 것으로 예상했다는 주장도 폈다. 선포 시각을 오후 10시쯤으로 잡은 것도 국회의 해제 의결에 차질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였다고 설명했다. 윤 전 대통령은 "새벽 2시나 3시에 하는 것은 국회에서 모이고 하는데 반칙"이라고 말했다. 포고령의 언론 통제 조항은 실효성이 없을 것으로 봤다고도 주장했다.
신문은 북한 지령과 민주당의 관계로 이어졌다. 윤 전 대통령 측 김계리 변호사는 과거 북한이 국내 간첩 조직에 내렸다는 지령과 관련한 언론 보도 등을 법정에 제시했다. 북한이 윤 전 대통령 탄핵 투쟁과 반정부 집회를 지시했다는 내용이다. 김 변호사는 민주노총 등 시민·노동단체가 실제로 비슷한 활동을 벌였다고 주장했다. 검찰개혁과 국가보안법 폐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반대 등 민주당의 주요 정책도 북한 지령과 겹친다는 게 김 변호사의 주장이다.
김 변호사는 "촛불 집회, 촛불 세력, 민주노총의 행위들은 북한으로부터 지령을 받고 활동하는 자들에게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의원들이 대놓고 이들과 함께 윤석열 퇴진을 외치는 집회에 참여를 해 왔다"고 말했다.
윤 전 대통령은 "민주당에 북한이 연결돼 있다고 생각했다"며 "북한의 간첩 지령과 민주당의 정치적 행보가 일치한다"고 답했다. 그는 "대통령으로서 어떤 공당을 무슨 간첩당이네, 종북당이네라고 생각할 수는 없다"면서도 "체제전복·반국가세력들이 ‘적의 적은 친구다’라는 차원인지 뭔지는 몰라도 이런 거대 공당에 상당히 연결돼 있고 영향을 미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2024년 12월 3일 비상계엄 선포 당시 대국민 담화문에 담긴 ‘반국가 세력’의 의미를 묻는 질문에 윤 전 대통령은 "매국 세력"이라고 답했다. 그는 "핵심적인 국익을 지속적으로 파괴하고 침해하는 세력이 매국 세력 또는 반국가 세력"이라고 말했다.
계엄 당시 병력 투입 경위에 대한 주장도 나왔다. 윤 전 대통령은 민주당 당사와 여론조사기관 여론조사꽃에 병력을 투입하려 한다는 보고를 받고 김 전 장관에게 "미쳤냐"고 질책했다고 주장했다. 병력 투입을 중지시켰으며 실제로 투입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도 말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병력 투입에 대해서는 국가정보원 보안점검에서 드러난 취약점을 "간단히 점검해 보라는 취지"였을 뿐 선관위 직원을 조사하거나 체포할 계획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국회에 투입한 병력도 질서 유지와 안전을 위한 것이었으며 해제 요구안이 의결되면 즉시 철수시킬 계획이었다고 말했다. ‘제2수사단’ 구성에 관여했는지 묻는 질문에는 "법정에서 처음 들었다"고 답했다.
이날 피고인 신문은 4시간 넘게 이어졌다. 윤 전 대통령의 답변이 길어지자 재판부가 제지에 나섰다. 재판부는 준비된 신문 사항 48쪽 가운데 9쪽만 진행됐다며 "피고인 신문을 반드시 이번 기일이나 다음 기일에는 끝내야 한다"고 밝혔다. 신문이 지체되면 향후 일정을 조정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피고인 신문은 오는 27일 공판에서도 이어진다. 재판부는 29일부터 결심 절차에 들어가 다음 달 5일 항소심 변론을 종결할 방침이다. 2심 선고는 이르면 올해 안에 나올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