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사망설 급속 확산 속 북한이 직접 전한 '김정은 근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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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 100세 생일 할머니에게 생일상 보내”
방산주 급등… 스페코 상한가 기록 빅텍 이틀째 강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망설이 급속히 퍼지면서 국내 증시에서 방산주가 일제히 치솟았다. 스페코는 23일 장중 상한가로 직행했다. 빅텍도 이틀째 급등세를 이어갔다. 북한 관영매체는 김 위원장이 100세 생일을 맞은 할머니에게 생일상을 보냈다고 전했다. 다만 김 위원장의 공개활동 보도는 나흘째 끊긴 상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스페코는 이날 낮 12시13분 기준 전 거래일보다 474원(29.98%) 오른 2055원에 거래됐다. 가격제한폭까지 오른 것이다. 빅텍은 같은 시각 520원(13.87%) 오른 4270원을 기록했다. 장 초반에는 빅텍이 한때 19%대까지 치솟기도 했다. 휴니드도 장 초반 14%대 상승률을 보였다. 한일단조, 코츠테크놀로지, 포메탈 등 다른 방산 관련 종목도 오름세를 탔다.
빅텍은 전날에도 장중 20% 넘게 뛰며 3750원선을 넘어섰다. 김 위원장 사망설이 국내에 알려진 뒤 이틀 연속 큰 폭으로 오른 셈이다. 빅텍은 전자전 시스템과 군용 전원공급장치를 만드는 회사다. 스페코는 함정용 장비 등을 생산한다. 두 회사는 북한발 이슈가 터질 때마다 주가가 크게 움직여 대표적인 대북 테마주로 꼽힌다.
방산주는 북한의 군사 도발이나 한반도 긴장 고조처럼 안보 불안이 커질 때 매수세가 몰리는 업종이다. 안보 위협이 커지면 국방력 강화에 나서야 하고 무기체계 수요도 늘 것이라는 기대가 생기기 때문이다. 북한 최고지도자의 신변에 이상이 생기면 권력 공백이 생기거나 후계 구도를 둘러싸고 내부가 흔들릴 수 있다. 이런 혼란이 군사적 긴장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투자심리를 자극한다. 이번에는 김여정 노동당 총무부장이 전방 화력 배치와 대남 확성기 방송 재개를 잇달아 경고하면서 접경지 긴장까지 겹쳤다.

방산주가 북한 최고지도자의 신변 문제에 반응한 것은 처음이 아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망했다는 소식이 발표된 2011년 12월 19일에도 방산주가 줄줄이 상한가를 기록했다.
대형 방산주는 흐름이 달랐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 현대로템 등은 20일 오히려 하락했다. 사망설에 따른 매수세가 시가총액이 작은 종목으로 몰리고 있는 것이다.
김 위원장 사망설은 미국에 사는 중국 반체제 인사 셰완쥔이 18~19일 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시작됐다. 셰완쥔은 김 위원장이 뇌출혈로 쓰러져 베이징의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고 주장했다. 셰완쥔은 김 위원장의 시신이 비밀리에 북한으로 옮겨졌다고도 주장했다. 이 주장은 영국과 미국 매체 등을 통해 빠르게 퍼졌다. 김 부장이 권력을 장악했다는 주장, 중국 공산당이 김 위원장의 딸 주애의 승계를 돕기 위해 병력 9000명을 평양에 보냈다는 주장까지 덧붙여졌다.
북한은 20일 김 위원장이 19일 평양에서 열린 '전국 피복, 신발전시회-2026'을 둘러봤다며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에는 김 위원장이 부인 리설주, 주애와 함께 전시장을 돌아보는 모습이 담겼다. 주애가 들어 보인 분홍색 아동용 운동화를 김 위원장이 살펴보는 장면도 있었다. 김 위원장의 공개활동 보도는 11일 국방혁명박물관 개관식 이후 8일 만이었다. 북한은 그동안 최고지도자 사망설이 돌아도 별다른 언급 없이 넘어가곤 했다. 이번처럼 사진을 내놓으며 대응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셰완쥔은 사진이 공개되자 과거에 찍혔거나 연출된 사진이라며 대역을 내세운 것이라는 주장을 새로 내놨다.
이런 가운데 조선중앙통신은 전날 김 위원장이 강원도 원산시에 사는 고춘섬 할머니에게 생일상을 보냈다고 보도했다. 고 할머니는 100번째 생일을 맞았다. 북한은 100세를 맞은 주민에게 최고지도자 명의로 생일상을 보내 왔다. 북한 매체는 이를 지도자의 인민 사랑을 보여주는 사례로 선전해 왔다.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은 전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김 위원장에게 보낸 답전도 공개했다. 시 주석은 중국 국경절 77주년을 맞아 김 위원장이 보낸 축전에 대해 20일 답전을 보냈다. 시 주석은 답전에서 "중조 두 나라는 산과 강이 잇닿아 있으며 세대를 이어 친선적이고 운명을 함께하면서 서로 지켜주고 도와주는 것은 시종 중조관계의 뚜렷한 특징"이라고 밝혔다.
생일상과 답전 모두 김 위원장의 이름으로 오간 소식이다. 다만 김 위원장이 직접 모습을 드러낸 공개활동 보도는 19일 전시회 방문 이후 이날 오전까지 나오지 않았다.
북한에서는 이상징후로 볼 만한 일들도 잇따르고 있다. 김 부장은 박정천 국방성 고문, 리일환 노동당 비서 등 당·군 수뇌부와 함께 군사분계선(MDL) 인근 남부국경 요새화 공사 현장을 시찰했다. 당 내부 살림을 맡는 총무부장인 김 부장이 전방까지 내려온 것 자체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김 부장은 19일부터 전날까지 세 차례 담화를 내며 대남 확성기 방송 재개와 새로운 대응수단 배치를 경고했다. 김 부장은 그때마다 김 위원장에게서 위임을 받았다거나 국가수반의 지시라는 점을 내세웠다. 김 부장은 전날 새벽 담화에서도 "위임에 따라 언명한다"며 "전 국경선에서 우리의 새로운 대응수단들은 임무대기태세에 들어갈 것이며 대한국 확성기들도 수일 안으로 대기상태에 들어가게 된다"고 밝혔다.
북한 외교관 출신 탈북민인 고영환 전 통일교육원장은 전날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들은 첩보라며 베이징 주재 북한 공무원들에게 정위치하라는 지시가 내려갔다고 밝혔다. 고 전 원장은 "당 창건 기념일이라든가 김 위원장 생일이라든가 이럴 때만 내려오는 지시"라며 "왜 갑자기 저런 지시가 내려왔을까. 평양에서 뭔가 일이 일어나지 않았을까"라고 말했다. 고 전 원장은 "사망설까지는 믿지 않는다"면서도 김 위원장 신변에 이상이 생겼을 수는 있다고 했다. 20일 오전 11시쯤부터는 조선중앙통신, 외무성 홈페이지 등 ‘.kp’ 도메인을 쓰는 사이트 42곳이 약 32시간 동안 접속 장애를 겪었다.
우리 외교·안보 당국은 사망설을 뒷받침할 만한 정보를 파악하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국가정보원은 지난달 30일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김 위원장의 체중을 약 140㎏으로 추정하며 심혈관계 질환 위험이 높다고 봤다. 다만 뚜렷한 건강 이상 징후는 보이지 않으며 전담 의료진의 관리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 사망설은 2020년 4월에도 돌았다. 김 위원장은 그해 할아버지인 김일성 주석의 생일 태양절 행사에 불참했다. 로이터통신은 당시 중국이 의료진을 포함한 대표단을 북한에 보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5월 1일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모습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