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실습 여경에게 “나랑 잘래요?” 성희롱 의혹받는 남경이 밝힌 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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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초 짧은 통화에 녹음 없어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Tsuguliev-shutterstock.com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Tsuguliev-shutterstock.com

경북 포항의 한 파출소에서 선임 남성 경찰관이 실습 중인 여성 경찰관에게 성희롱성 발언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문제의 발언은 치매 노인 관련 신고 현장에서 파출소로 전화하는 과정에 나왔다. 통화는 약 11초간 이뤄졌으며 녹음 파일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사자들의 주장이 엇갈리는 가운데 경찰은 두 사람이 같은 근무조에서 일하지 않도록 조정했다.

23일 경상북도경찰청 등에 따르면 지난 2일 포항북부경찰서 관할의 한 일선 파출소에서 근무하는 20대 남성 순경 A 씨가 같은 파출소에서 실습 과정을 밟고 있던 20대 여성 순경 B 씨에게 업무 중 성적 굴욕감을 유발하는 언사를 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사건 당일 A 씨는 치매 노인 보호 관련 112 신고를 접수하고 동료 경찰관과 함께 현장으로 출동한 상태였다. 현장에 도착한 A 씨는 파출소 내부에서 대기 중이던 후배 B 씨에게 전화를 걸어 "나랑 같이 잘래요?"라며 노골적인 성희롱성 발언을 했다는 것이 피해자 B 씨의 일관된 주장이다.

반면 가해자로 지목된 선임 경찰관 A 씨는 이 같은 성희롱 의혹을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A 씨는 당시 파출소로 전화를 건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발언의 맥락과 내용은 전혀 달랐다고 반박했다.

A 씨는 현장 출동 업무와 근무 교대 절차 등을 언급하며 후배인 B 씨에게 "잘해야 한다"라고 업무적인 당부를 건넸을 뿐 성적인 의도가 담긴 발언은 일절 한 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경찰서 청문감사관실의 자체 진상 조사 결과 당시 두 사람의 통화 시간은 단 11초에 불과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짧은 통화 시간 탓에 양측 모두 자신의 주장을 입증할 만한 결정적인 자동 통화 녹음 파일이나 음성 데이터를 확보하지 못했다.

아울러 치매 노인 신고 현장에 A 씨와 함께 출동했던 동료 경찰관 역시 당시 현장이 혼잡해 A 씨의 정확한 통화 내용을 곁에서 직접 청취하지 못했다고 진술해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밝힐 객관적 증거가 전무한 상황이다.

이번 성희롱 진실 공방과 더불어 A 씨가 평소 실습생인 B 씨를 상대로 위계에 의한 갑질을 일삼았다는 추가적인 의혹도 함께 제기됐다. 그러나 관할 경찰서는 갑질 의혹에 대해서도 명확한 선을 그었다.

경찰 관계자는 해당 논란에 대해 "선임 경찰관이 후배에게 파출소 현장 업무를 빨리 익히도록 엄격하게 지도하는 과정에서 의사소통의 부재로 오해가 생긴 것으로 보인다"라며 단순한 업무상 마찰로 축소 해석하는 입장을 내놨다.

현재 관할 경찰서는 사건의 명확한 진위를 가리지 못한 채 두 사람을 물리적으로 떼어놓는 임시방편 조치만 취한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두 사람의 주장이 엇갈리고 통화 녹음도 없어 성희롱으로 단정하기 어렵다"라며 "당사자 모두 파출소 내부의 문제가 외부로 공론화되는 것을 원하지 않아 파출소장 권한으로 두 사람의 근무조를 조정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현재 두 사람이 같은 조에서 순찰이나 대기 근무를 하지 않도록 조치한 상태다"라고 덧붙이며 징계 위원회 회부나 상급 기관의 추가 감찰 계획은 없음을 시사했다.

한편 사내 성희롱에 대한 경찰 조직의 솜방망이 처벌과 미온적 대처 논란은 지속해서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경찰 내부 직장 성비위 전담 기구인 '성희롱·성폭력·스토킹 신고센터'의 통계(2026년 국정감사 기준)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21~2025년) 접수된 성비위 감찰 건수는 총 658건에 달하며 매년 100건 이상씩 꾸준히 접수되고 있다. 또한 동기간 성범죄 혐의로 실제 기소된 경찰관만 138명에 이른다.

그럼에도 내부 징계 수위가 기소 및 감찰 접수 규모에 미치지 못하면서 '제 식구 감싸기'라는 비판이 끊이지 않는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과거 한 일선 경찰서에서 부서장급 간부가 야간 순찰 중 20대 부하 직원에게 부적절한 신체 접촉과 성적 발언을 해 직위해제되는 사건이 발생했으나, 가해자는 "친근함의 표시"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전문가들은 명확한 물증 부족을 이유로 단순 분리에 그치거나 징계를 지연시키는 미온적 대처는 사법 기관의 결여된 성 인지 감수성을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지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