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 캠퍼스 붉게 물들인 네팔의 열정… 이국땅서 피어난 '티카'의 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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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신대, 네팔 유학생 300여 명 초청 다샤인·티하르 대축제 성료… 고국 수해 아픔도 함께 보듬어

[위키트리 광주전남취재본부 노해섭 기자]가을이 깊어가는 동신대학교 캠퍼스에 때아닌 붉은 물결과 이국적인 선율이 울려 퍼졌다.
동신대학교(총장 이주희)는 지난 20일 교내 나래관 소강당에서 네팔 유학생 300여 명과 교직원 1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네팔 최대 명절인 ‘다샤인(Dashain)·티하르(Tihar)’ 기념행사를 개최했다. / 동신대
동신대학교(총장 이주희)는 지난 20일 교내 나래관 소강당에서 네팔 유학생 300여 명과 교직원 1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네팔 최대 명절인 ‘다샤인(Dashain)·티하르(Tihar)’ 기념행사를 개최했다. / 동신대

5천 킬로미터가 넘게 떨어진 머나먼 타국에서 학업에 매진하고 있는 네팔 출신 유학생들을 위해 대학 측이 마련한 특별한 명절 축제가 열린 것이다. 고된 유학 생활의 피로와 지독한 향수병을 잠시나마 내려놓고, 서로의 이마에 붉은 축복을 새기며 끈끈한 유대감을 다지는 가슴 뭉클한 화합의 장이 펼쳐졌다.

◆ 캠퍼스 한복판에 재현된 네팔의 찬란한 전통

최근 동신대학교 나래관 소강당은 네팔 현지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뜨거운 열기로 가득 찼다. 네팔력으로 가장 크고 화려한 명절로 꼽히는 ‘다샤인(Dashain)’과 빛의 축제라 불리는 ‘티하르(Tihar)’를 기념하기 위해 교내 네팔 유학생 300여 명과 대학 교직원들이 한자리에 모였기 때문이다.

다샤인은 악에 맞서 승리한 선을 기리며 흩어졌던 가족과 친지들이 모여 서로의 이마에 붉은 '티카(Tika)'를 찍어주고 덕담을 나누는 네팔 최대의 명절이다. 연이어 열리는 티하르는 까마귀, 개, 소 등 동물을 숭배하고 화려한 조명으로 집안을 밝히며 풍요의 여신을 맞이하는 아름다운 축제다. 동신대 국제교육원과 네팔 유학생회가 의기투합하여 공동 기획한 이번 행사는, 한국 땅에서 홀로 명절을 맞이해야 하는 유학생들의 쓸쓸함을 달래고 그들의 찬란한 고유문화를 캠퍼스 안에서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마련됐다.

◆ 붉은 '티카'로 맺어진 사제지간의 따뜻한 정

이날 행사의 백미는 단연 서로의 앞날을 축복하는 '티카' 의식이었다. 티카는 요구르트와 쌀, 그리고 붉은 가루를 섞어 만든 것으로, 연장자가 아랫사람의 이마에 이를 발라주며 액운을 막고 행운이 깃들기를 기원하는 신성한 의미를 담고 있다.

행사장에 참석한 박재민 동신대 국제교육원장은 직접 유학생 대표들의 이마에 붉은 티카를 정성스레 찍어주며 이국땅에서 고군분투하는 제자들의 건강과 학업 성취를 진심으로 기원했다. 이에 감동한 유학생 대표들 역시 스승인 교직원들에게 다가가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듬뿍 담아 티카를 발라주며 훈훈한 사제지간의 정을 나누었다. 피부색과 언어는 다르지만, 서로를 위하는 진심 어린 마음이 소강당 전체를 따뜻하게 물들인 순간이었다.

◆ 참혹한 수해 입은 고국 향한 눈물의 추모와 연대

마냥 즐겁고 흥겨운 명절 축제였지만, 그 이면에는 최근 고국을 덮친 끔찍한 자연재해를 향한 깊은 슬픔과 간절한 위로의 마음도 함께 스며 있었다. 지난달 네팔 전역을 강타한 최악의 대규모 홍수와 산사태로 수많은 인명 피해와 재산 손실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날 모인 유학생들은 고향에 있는 가족들의 안위를 걱정하며, 끔찍한 수해로 목숨을 잃은 희생자들을 애도하는 숙연한 시간을 가졌다. 사실 동신대학교와 네팔 유학생회는 이번 축제에 앞서 홍수 피해로 망연자실한 고국의 이재민들을 돕기 위해 자발적인 긴급 구호 모금 운동을 대대적으로 전개하며 끈끈한 연대 의식을 보여주기도 했다. 슬픔을 나누면 반이 된다는 말처럼, 이들은 축제를 통해 서로의 상처를 보듬고 고국의 빠른 일상 회복을 두 손 모아 간절히 기도했다.

◆ "동신대는 제2의 고향"… 맞춤형 밀착 지원 약속

엄숙한 추모의 시간이 끝난 뒤, 무대 위에서는 네팔 고유의 리듬이 돋보이는 전통 춤과 화려한 악기 연주 등 다채로운 문화 공연이 펼쳐져 축제 분위기를 다시 뜨겁게 달구었다. 참석자들은 정성껏 준비된 네팔식 전통 만두인 '모모'와 각종 향신료가 어우러진 다과를 함께 나누어 먹으며 오랜만에 고향의 맛과 향취에 흠뻑 취했다.

현재 동신대학교에는 543명에 달하는 막대한 규모의 네팔 유학생들이 미래의 글로벌 리더를 꿈꾸며 수학하고 있다. 대학 측은 지난 2022년부터 올해까지 3년 연속으로 이 축제를 성대하게 개최하며 유학생들의 절대적인 지지와 호응을 얻고 있다.

박재민 국제교육원장은 “말도 통하지 않는 낯선 이국땅에서 외로움과 싸우며 묵묵히 자신의 꿈을 향해 나아가는 네팔 유학생들에게 동신대학교가 언제든 기댈 수 있는 든든하고 따뜻한 제2의 고향이 되어주기를 진심으로 희망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우리 학생들이 자신들의 아름다운 문화적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도 한국 사회와 대학 생활에 완벽하게 적응하여 잠재력을 폭발시킬 수 있도록, 앞으로도 실질적이고 다양한 맞춤형 지원 프로그램을 아끼지 않겠다”고 굳은 의지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