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야모토 시게루, 게임인 최초로 문화훈장 받는다…노벨 화학상 소아이 겐소와 나란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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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모토 시게루, 게임 분야 인물 최초로 일본 문화훈장 수훈자 선정
기자회견서 3대가 즐기는 게임 문화와 생성형 AI에 대한 생각 밝혀

‘슈퍼 마리오’와 ‘젤다의 전설’을 만든 닌텐도의 미야모토 시게루 대표이사 펠로(Fellow)가 일본 정부의 문화훈장 수훈자로 선정됐다. 게임 분야 인물이 문화훈장을 받는 것은 처음이다. 일본 정부는 23일 올해 수훈자 8명을 발표했고, 미야모토 펠로는 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미야모토 펠로는 발표 전날인 22일 교토 닌텐도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소감과 게임 제작 철학, 생성형 AI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올해 수훈자 8명에 포함…게임 분야 첫 문화훈장
중앙일보와 코리아데일리는 교도통신 등을 인용해 일본 정부가 23일 올해 문화훈장 수훈자 8명을 발표했다고 전했다. 명단에는 최근 노벨 화학상을 받은 소아이 겐소 도쿄이과대 명예교수도 있다. 두 매체에 따르면 미야모토 펠로는 게임을 통해 미디어 예술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오마이뉴스는 일본 문부과학성이 23일 올해 문화훈장 수상자 명단을 발표했다고 전했다. 오마이뉴스에 따르면 문화훈장은 문화·예술을 비롯해 과학기술, 경제, 문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문화 발달에 현저한 공적을 올린 인물에게 주는 상이다. 역대 수상자로는 일본 화단의 거장 요코야마 다이칸,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 유카와 히데키, 소설가 가와바타 야스나리, 야구계의 오 사다하루와 고(故) 나가시마 시게오가 있다고 이 매체는 소개했다.
KBC광주방송은 미야모토 펠로가 2019년 게임 개발자 최초로 일본 정부가 수여하는 문화공로자로 선정된 데 이어 이번에 문화훈장까지 받았다고 전했다. 문화공로자는 학술·예술 등 문화 발전에 현저한 공적을 남긴 인물에게 주어지는 칭호다. KBC광주방송은 게임 산업이 발달한 일본에서도 게임 분야 인물이 정부 문화훈장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중앙일보는 이번 수훈을 두고 게임이 단순한 오락을 넘어 예술과 대중문화의 한 분야로 인정받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고 전했다.
동키콩에서 피크민까지…‘마리오의 아버지’의 이력
게임메카에 따르면 미야모토 펠로는 닌텐도에서 오랜 기간 게임을 개발해 왔다. 닌텐도는 1981년 '동키콩'을 내놓은 것을 시작으로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 '젤다의 전설' 같은 대표 시리즈를 차례로 선보였다. Wii 피트와 Wii 스포츠, 피크민 시리즈 개발도 총괄했고, 영화 ‘슈퍼 마리오’ 시리즈에도 깊이 관여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중앙일보와 KBC광주방송은 그가 1981년 아케이드 게임 ‘동키콩’을 개발하며 주인공 ‘점프맨’을 처음 선보였다고 전했다. 이후 캐릭터 이름을 ‘마리오’로 바꿔 1985년 출시된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의 기획·디자인·제작을 이끌었다. KBC광주방송은 점프맨이 이탈리아인을 모델로 한 마리오로 바뀌었다고 적었다.
KBC광주방송에 따르면 1985년 발매된 이 게임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게임으로 기네스북에 오른 기록도 있다.
오마이뉴스는 미야모토 펠로가 올해 73세이며 1977년 닌텐도에 입사한 이래 약 50년간 게임 외길을 걸어왔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젤다의 전설’(1986년)부터 ‘젤다의 전설 브레스 오브 더 와일드’로 이어지는 젤다 시리즈, ‘피크민’(2001년)부터 ‘피크민 4’(2023년)까지 이어지는 피크민 시리즈를 대표작으로 꼽았다.
게임메카는 문화훈장 이전의 수상 이력으로 2006년 프랑스 예술문화훈장과 2010년 영국 아카데미상을 소개했다.
기자회견 발언: “게임이 우리 삶에 당연해졌다”
오마이뉴스에 따르면 미야모토 펠로는 회견 첫마디로 “굉장히 쑥스러운 마음이지만 이만큼 명예로운 상에 선정해 주신 것은 정말 영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게임이라는 것은 혼자서 만드는 것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과 함께 만들어 온 결과이기에 그 대표로 받겠다는 생각”이라고 했다. 유니버설 스튜디오의 ‘슈퍼 닌텐도 월드’나 영화 사업 등 게임 밖 분야 관계자들과도 기쁨을 나누고 싶다고 덧붙였다.
KBC광주방송이 전한 소감은 이렇다. 미야모토 펠로는 “조부모부터 부모 세대까지 3대가 모두 게임을 즐기며 게임이 일상에 녹아들어 하나의 문화로 인식되는 것은 정말 감사한 일”이라고 말했다.
오마이뉴스에 따르면 그는 게임을 만들기 시작한 26살 무렵에는 주변 또래들이 게임을 그다지 하지 않았다고 돌아봤다. 지금은 아버지와 할아버지도 게임을 했던 3대가 게임을 아는 시대가 됐다는 것이다. 그는 어린 시절 설날에 장롱 위에서 꺼내 온 가족이 함께 놀던 닌텐도의 보드게임처럼 거실 중심에 있어도 이상하지 않은 것을 계속 만들자고 생각했다고 회고했다.
미야모토 펠로는 “‘게임이 문화가 되었다’는 것은 결국 게임이 우리 삶에 당연해졌다는 뜻일 것”이라고 정의했다. 게임메카는 게임을 하지 않는 사람도 흥미를 가질 만한 것을 계속 만들어 가자는 방식으로 진행해 왔다고 그의 말을 전했다.
생성형 AI와 후배 개발자에게 전한 말
게임메카에 따르면 미야모토 펠로는 게임을 하는 유저가 항상 머리를 쓰고 있다는 점을 가장 중요하게 여겨 왔다. ‘다음에 이렇게 하면 어떻게 될까’라는 질문에 나름의 답을 제시하며 소통하는 것이 핵심이라는 설명이다.
생성형 AI에 대해서는 카피만으로 이뤄진 것은 오래 살아남지 못한다고 말했다. 결국 무엇을 만들겠다는 인간의 의도가 중요하며, AI가 모든 것을 해내더라도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은 아직 많이 남아 있다고 생각한다는 취지였다. 게임메카가 전한 내용이다.
오마이뉴스는 같은 질문에 대한 답을 ‘만드는 것’과 ‘작업하는 것’의 차이로 비유했다고 전했다. 미야모토 펠로는 과거 컴퓨터와 워드프로세서가 등장하면서 단순 기술 대신 개인의 진짜 디자인 감각이 드러났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AI가 빈 곳을 메우고 다듬는 ‘작업’을 대신해 줄수록 인간이 큰 구성을 기획하고 ‘만든다’는 것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고민할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시점에서는 아직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후배 개발자에게는 특정 게임의 팬으로서 기존 게임을 개량하려 하기보다 “이런 것을 해보면 재미있지 않을까” 하는 원점의 아이디어를 직접 만들어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게임메카도 그가 무언가를 기반으로 개선하는 것보다 이런 발상을 온 힘을 다해 구체화하는 편이 훨씬 즐겁다고 제언했다고 전했다.
회견의 마지막 발언도 오마이뉴스가 전했다. 미야모토 펠로는 처음 미디어를 선도한 세대가 적극적으로 변화를 시도하지 않으면 뒤따르는 후배들이 바꾸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만드는 사람으로서 놀듯이 즐겁게 새로운 시도를 이어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